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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美 ‘볼턴’ 원인 제공해놓고 한국 압박..문대통령 고생길”

기사승인 2018.05.23  09:2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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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우리 국민 여론 역류하게 하면 안돼…남측 기자들 허용해야”

   
▲ 22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단독정상회담을 하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23일 “혹 떼러 갔는데 부담이 좀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부담이 우리한테 지금 많이 넘어왔다”며 이같이 우려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통역만 배석한 채 한미 단독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확대정상회담을 겸한 업무 오찬을 진행했다. 

주요 발언들에 대해 정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고 하고 시진핑 주석을 만난 이후에 북한 태도가 변했다고 자꾸 말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태도가 변했다고 보기 때문에 북미정상회담을 하기 전에 다시 한 번 만나든지 해서 북한 태도를 다시 변화시키라는 그런 얘기인 것 같다”며 “좀 복잡해진 것 같다”고 해석했다. 

또 정 전 장관은 “북한 태도가 바뀌었다고 미국이 불만을 털어놓는데 볼턴 보좌관의 발언 때문”이라며 “리비아식으로 문제를 풀겠다고는 얘기를 듣고 김정은 위원장이 놀라서 시진핑 주석에게 쫓아간 것”이라고 원인을 짚었다. 

그는 “미국이 회담에 불러내놓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려는 모양인데, 회담에는 못 들어오지만 밖에서 응원이라도 해달라는 요청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 놓은 건 미국”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전 장관은 “원인 제공은 자기네(미국측)가 했다는 생각은 못하고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었다고만 불평하면서 결과적으로 한국으로 압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확실하게 동의하도록 만들어놔라 그러면서 조건이 맞아야만 된다는 얘기까지 하지 않았는가”라며 “조건을 만들라는 얘기다, 혹 떼러 갔는데 부담이 좀 많아진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 전 장관은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설득을 할 수 있는 카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줬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리비아식이 아니고 트럼프식이라면서 안심을 시켰지만, 그 트럼프식이 도대체 어떤 것인지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군사적으로 치지 않겠다는 약속이 분명히 들어 있는지, 경제적으로 한국만큼 살게 해 주겠다고 했지만 경제적인 지원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어떤 정도의 역할을 할 것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돈은 중국, 일본, 한국이 내라. 경제적으로는 너희들이 책임져라. 안보 차원에서는 내가 책임진다’는 얘기를 해야만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설득하고 달래서, 북미정상회담에서 좋은 결과 나올 수 있도록 사전에 조율을 해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그런데 트럼프식이 무엇인지에 대한 확실한 내용 언급 없이 ‘당신이 만나서 김정은 좀 잘 조정해 놔라’ 그런 미션을 줬다면 문 대통령이 앞으로 고생을 많이 하겠다”고 우려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한국 취재진만 배제한 것에 대해 정 전 장관은 “우리 국민 여론이 역류하도록 북한이 이런 식으로 계속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몇가지 불만이 있다고 이렇게 드러내놓고 한국 정부를 어렵게 만들고, 망신주면 되는가”라며 “지금 여론조사하면 북한에 대한 정서가 상당히 나빠져 있을 것이다. 북한은 그것을 알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정 전 장관은 “기자들은 오늘 내일 사이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며 “그래야 문 대통령이 국민들한테도 할 얘기가 있고, 또 미국한테도 체면이 선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통일부는 오전 “판문점 개시통화시 북측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을 방문해 취재할 우리측 2개 언론사 기자 8명의 명단을 북측에 통보했다”며 “북측은 이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취재를 위해 북한 원산에 체류 중인 CNN의 윌 리플리 기자가 23일 오전 트위터에 올린 사진. 왼쪽은 숙소인 원산 호텔의 식당 내부이고, 오른쪽은 자신이 리포팅하는 모습이다. <사진출처: 윌 리플리 트위터, 뉴시스>

민일성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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