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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언론’ 오보가 아니라 TV조선 오보라고 해야 한다

기사승인 2018.05.23  08: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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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오보’ 내고도 정정이나 사과 없는 TV조선·조선일보의 뻔뻔함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국내 일부 언론에서도 북한이 취재비 명목으로 1만 달러를 요구했다, 이런 내용을 보도한 것이 있는데 이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이 됐죠?” (JTBC 5월22일 ‘뉴스룸’에서 손석희 앵커의 질문) 

“일부 언론에서는 북쪽이 ‘비자 명목으로 1인당 1만달러(약 1080만원)를 요구했다’고 전한 바 있다.” (한겨레 5월22일 <[팩트체크] 북한이 풍계리 취재단에 1만달러 요구했다고?>) 

“외신 취재진은 북한에서 사증과 취재비 명목으로 1만달러(약 1085만원)를 요구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5월22일 <외신 기자단, 풍계리 취재차 북 원산행…“북, 취재비 1만달러 요구 안해”>)  

“북한 측이 사증과 취재비 명목으로 ‘1만 달러를 요구했다’는 보도에 대해 외신 기자들은 ”수수료(fee)는 없었다“며 ”160달러를 사전에 냈으며 평소 출장비 정도의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인다“고 잘못된 보도라고 했다.” (세계일보 5월22일 <北 거부로 우리 취재진 귀국길에, 北 1만달러 요구설은 ‘오보’로 판명>)

TV조선의 ‘대형’ 오보…하지만 TV조선은 여전히 ‘단독’ 타이틀을 달고 있다  

“북한이 사증 명목으로 1인당 1만 달러, 약 천백만 원의 돈을 요구했다”는 TV조선의 단독보도는 오보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취재를 위해 방문하는 외신 취재진이 이를 전면 부인했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한 언론 보도 역시 TV조선이 오보라는 점을 분명히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TV조선 오보를 지적하는 상당수 언론이 오보의 주체를 ‘TV조선’이라고 정확히 명시하지 않고 ‘일부 언론’으로 표기합니다. TV조선이 지난 19일 주말 메인뉴스인 ‘뉴스7’에서 단독이란 타이틀을 달고 헤드라인으로 보도한 이후 많은 국내외 매체가 유사한 보도를 했기 때문에 그런 걸까요? 오보를 한 TV조선은 뻔뻔하고, 그런 오보를 지적하는 다른 언론도 비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들이 보도한 ‘단독’ 리포트가 오보로 판명됐으면 당연히(!) TV조선은 22일 메인뉴스인 <뉴스9>에서 정정 및 사과보도를 해야 합니다. 북한이 국내 취재진에 대해 ‘방북 불허’ 조치를 내린 상황에서 TV조선의 ‘1만 달러’ 보도는 또 다른 논란을 불러올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선 북한이 표방하는 비핵화 조치가 결국 ‘돈벌이’를 위한 차원이 아니냐는 식으로 폄훼했고, 실제 이런 쪽에 방점을 찍은 분석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오보였습니다. 해당 외신들이 관련 내용을 전면 부인했기 때문입니다. 명백한 오보로 판명됐지만, TV조선은 여전히 해당 리포트에 ‘단독’ 타이틀을 달고 있습니다. 기사 수정이나 정정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 <이미지출처=TV조선 보도 영상 캡쳐>

TV조선과 조선일보의 ‘북한 소설’ … 대체 언제까지 봐줘야 하나 

오히려 TV조선은 22일 <뉴스9>에서 자신들의 오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가 진정성 없는, 쇼로 끝나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우리 언론을 초대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 국민들에게 보여주지 않겠다는 의미다. 북한이 만약 진정성이 있다면, 어떤 일이 있든, 당당하게 우리 언론에 공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TV조선도 문제지만 어제(22일) 조선일보에 실린 ‘만물상’은 문제의 종합판이었습니다. 안용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쓴 만물상을 간략히 추립니다. 

“북이 풍계리 폭파 쇼에 초청한 외신 기자들에게 1인당 1만달러(약 1080만원)의 비자 발급비를 요구했다고 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비싼 입국 비자일 것이다. 과거 비자 발급비는 수백~수천달러 수준이었다. 외신이 ‘해도 너무한다’고 항의하자 북측은 ‘돈 벌려고 풍계리 폭파하는 것 아니다. 발급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조선일보는 ‘해도 너무한다’고 항의한 외신이 어디인지를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그리고 ‘과거 비자 발급비가 수백~수천달러 수준’이었다는 근거 또한 제시해야 합니다. 안용현 논설위원은 여기에 더해 “북 관광비자의 공식 발급비는 10유로(약 1만3000원)”라면서 “풍계리에 가는 외신들에까지 ‘바가지’를 씌우는 것은 북 경제가 극심하게 어렵다는 증거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TV조선 보도가 오보로 밝혀진 이상, 안용현 논설위원은 “풍계리에 가는 외신들에까지 ‘바가지’를 씌우는 것은 북 경제가 극심하게 어렵다는 증거일 수 있다”는 자신의 주장 역시 근거가 없다는 점을 독자들에게 ‘고백’하고 정정해야 합니다. 현송월 총살 단독(?)보도에 대해 지금까지 정정이나 사과가 없는 조선일보이기 때문에 정정이나 사과 가능성은 희박하게 보지만 일단 정정하는지 지켜보겠습니다. 

현송월 총살 보도도 정정·사과하지 않은 조선일보…TV조선은 정정 및 사과해야 

사실 지난 19일 TV조선의 ‘1만 달러’ 단독(?) 보도는 리포트에 근거가 제대로 제시되지 않아 보도 당시부터 논란이 일었습니다. TV조선 엄성섭 기자가 해당 리포트에서 전한 내용은 “북한은 사증 명목으로 1인당 1만 달러, 약 천백만원의 돈도 요구했습니다 … 외신 기자들은 사증 비용과 항공요금을 합해 풍계리 취재에 1인당 3천만원 정도 들어간다고 전했습니다”가 전부입니다. 

TV조선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진정성’이 의심받을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폭발력이 큰 사안이었습니다. 하지만 근거는 ‘외신 기자들이 전했습니다’가 전부였습니다. 엄청난 사안에 비해 근거가 취약했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외신기자들의 ‘전언’을 통해 리포트를 보도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취재를 위해 북한을 방문한 외신 기자들이 TV조선 보도를 전면 부인하고, 다른 언론들이 ‘오보’라고 비판하는 상황이라면 자신들의 보도가 어떻게 나왔는지를 시청자들에게 소상히 밝혀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TV조선은 물론이고 리포트를 보도한 엄성섭 기자 역시 ‘어떻게 이런 보도가 나왔는지’를 밝혀야 합니다. 

하지만 TV조선은 해당 보도에 대해 수정이나 정정도 없고, 오보에 대한 입장도 없습니다. ‘현송월 총살’ 오보에 대해 사과나 정정이 없는 것처럼 말이죠. 이래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TV조선 보도에 대한 검증없이 ‘따라가기’ 보도를 했던 언론 역시 사과나 정정에서 예외는 아닙니다. ‘북한 관련 사안은 아무렇게나 써도 된다’는 한국 언론의 ‘나쁜 버릇’은 대체 언제쯤 고쳐질까요.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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