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극단’으로 치닫는 홍준표, 보수언론에게도 부담인가

기사승인 2018.05.03  08:21:28

default_news_ad1

- [기자수첩] 보수언론도 홍준표 대표 ‘막말’ 논란 주목…‘보수연대’ 균열?

“홍 대표는 정상회담 하루 전에는 일본 아사히TV에 출연해 ‘정상회담을 지지하는 사람은 좌파뿐’이라는 말도 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남북 정상회담 전에는 ‘축복’을 언급하고, 회담 뒤엔 ‘환영’을 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좌파라는 이야기가 된다. 북한이 행동으로 핵 폐기에 나설 때까지 야당 대표가 지지층을 대변해 합리적 의심을 품고 매의 눈으로 정부를 견제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다. 그러나 홍 대표는 지금 건강한 보수층마저 그의 독설에 등을 돌리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중앙일보 5월2일자 사설 가운데 일부입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정상회담 지지하는 사람은 좌파 뿐’이라는 식으로 남북정상회담을 폄훼하고, 근거도 없이 ‘판문점 선언’을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행태를 문제 삼았습니다. ‘보수언론’인 중앙일보가 보기에도 홍 대표의 최근 발언은 “합리적 의심을 품고 매의 눈으로 정부를 견제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궤도’를 이탈한 행태로 판단한 것 같습니다. 

홍준표 대표 정면 비판한 중앙일보 … 종편도 비판 대열에 동참 

사실 중앙일보의 홍 대표에 대한 ‘위기의식’은 4월30일부터 본격화 됐습니다. 중앙은 이날 사설에서 “일부 보수파가 주장하듯 김(정은) 위원장의 요즘 움직임을 단순한 위장 평화 공세로 치부하는 건 잘못”이라면서 “북한에 대한 지나친 불신으로 모처럼 찾아온 평화적 북핵 해결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대상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맥락을 고려하면 홍준표 대표와 자유한국당 지도부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관련 기사] 중앙일보가 ‘위장평화 공세’를 비판하고 나선 이유

하지만 중앙일보의 이 같은 ‘충고’에도 홍 대표의 ‘거친 발언’은 계속됐고, 결국(!) 2일 중앙일보가 지적한 것처럼 “보수층마저 그의 독설에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은 더 심해졌습니다. 자유한국당 내부에서 반기를 드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유정복 자유한국당 인천시장 후보가 ‘당 지도부가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비판했고, 김태호 경남지사 후보도 홍 대표 비판 대열에 동참했습니다.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도 국민 생각과 동떨어진 홍 대표의 남북정상회담 인식을 지적했습니다. 

   
▲ 2일 오후 경남 창원시 대원동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있은 자유한국당 6·13 지방선거 경남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한 홍준표 대표가 김태호 경남도지사 예비후보와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 광역단체장 후보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홍준표 대표가 유세 지원을 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가 90%에 육박할 정도로 압도적인 상황에서 홍 대표의 ‘막가파 비난’은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자유한국당 후보들에게 그만큼 부담이 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홍준표 대표는 자신의 ‘일방적 마이웨이’를 수정할 의사가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홍 대표는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에게 제기되는 ‘전방위적 비판’을 특유의 ‘정치적 폄훼’로 치부했습니다. 그는 “그동안 8차례나 속였으니 이제 대화로는 북핵폐기를 풀 수 없다는 것이 내 입장인데 북의 노동신문, 남의 어용언론,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일부 잔박들까지 뭉쳐서 나를 헐뜯고 비난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TV조선을 제외하고 일부 종편들 ‘홍준표 비판’에 가세…홍 대표 마이웨이는 언제까지?

본인에게 비난이 집중되면 한 번 정도 ‘자성’의 시간을 가질 법도 한데 홍준표 대표에겐 그럴 의사가 없는 것 같습니다. 자신을 비판하면 ‘좌파’,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은 ‘어용언론’이라고 치부하는 정치인이 제1야당 대표로 있다는 게 어찌 보면 비극입니다. 그만큼 생산적인 토론이나 합리적인 정치문화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홍 대표가 마냥 ‘이런 식으로’ 대처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보수신문인 중앙일보에 이어 일부 종편까지 그의 발언과 태도를 문제 삼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중앙일보처럼 정면 비판은 아니지만 ‘보수적 성향’의 종편들마저 ‘홍준표 발언’을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건, 그만큼 그의 발언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심상치 않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 TV조선은 예외입니다. TV조선은 메인뉴스에서 홍준표 대표와 관련한 리포트를 내보내지 않고 있습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남북정상회담 평가에 지방선거를 앞둔 당내 후보들은 연일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 보수층 결집을 노린 듯 정상회담에 대해 연일 쓴소리를 내놓고 있지만, 정작 당내 후보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반발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MBN ‘8뉴스’ 5월2일) 

“자유한국당은 홍준표 대표의 강한 발언 때문에 몸살입니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를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 당내에선 지방선거 후보들이 홍 대표 제동걸기에 나섰습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홍 대표가 직접 정한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라는 선거 슬로건부터 문제 삼았습니다.” (채널A ‘뉴스A’ 5월2일) 

지상파·JTBC ‘홍준표 맹공’ … TV조선은 관련 보도 없어 

특히 대북 문제·북핵 문제와 관련해 자유한국당과 보수언론 사이에 ‘균열 조짐’이 보이는 것은 눈여겨 볼 대목입니다. ‘자유한국당 주장→보수신문·종편 대서특필→보수언론 보도를 자유한국당이 다시 확대 재생산’하는 구조에 균열이 가고 있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4·27 판문점 선언’은 더 이상 한국 보수가 ‘색깔론 공세’에 기대어 생존하는 시대는 지나갔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인 지도 모릅니다. 

2일 지상파들은 메인뉴스에 홍 대표 발언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습니다. 특히 MBC는 10년 전 여당 원내 대표일 때 홍 대표의 발언과 지금 발언을 비교하면서 ‘이중적인 태도’를 지적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보도 내용 간단히 소개하면서 글을 마무리 할까 합니다. MBC 뉴스에 대한 홍준표 대표의 입장이 정말 궁금하군요. 

“지난 2008년 10월 당시 집권당이었던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의 국회 연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2008년 10월] 
‘우리 국회도 초당적인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합시다. 국회 남북관계 특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을 합시다.’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 직후의 연설에서는 이럴 때일수록 대화를 해야 한다며 남북의 상생과 북한과의 대화를 촉구했습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 /2008년 7월] 
‘개성공단 활성화를 위해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개성공단은 남북경협과 평화의 상징 지대입니다’

1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홍준표 대표의 평가와 비교하면 상전벽해란 표현이 부족할 정도입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ad44
default_news_ad3
<저작권자 © 고발뉴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ad41
ad37
default_side_ad2
ad38
ad34
ad39

고발TV

0 1 2 3
set_tv
default_side_ad3
ad35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