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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의 ‘대한항공 갑질’ 보도, 참 이상합니다

기사승인 2018.04.24  08: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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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평] 지상파와 종편까지 집중보도 하는 ‘갑질 파문’ … TV조선은 소극적

“조양호 회장은 또 한번 사과문을 내놨습니다. 이번엔 조현민, 조현아 두 딸을 동반 퇴진시키겠다는 발표와 함께였습니다. 사과문의 내용은 4년 전과 판박이었고, 여론은 훨씬 냉담합니다. 한진가의 반복되는 ‘갑질’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는 확신이 들만큼의 증언과 제보가 쏟아지면서입니다. 그 중에는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씨도 갑질을 일삼았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고, 경찰도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어제(23일) JTBC ‘뉴스룸’이 헤드라인에서 보도한 대한항공 관련 리포트 가운데 일부입니다. 손석희 앵커가 전한 것처럼 이른바 한진가의 갑질과 관련한 ‘증언과 제보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조양호 회장이 4년 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여론은 점점 악화되고 있습니다. 사과문을 발표한 게 비난 여론을 피하고 보자는 면피용 아니냐며 진정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하루가 지나면 새로운 의혹이 터져 나오고, 많은 언론이 관련 의혹을 비중 있게 보도하는 이유입니다.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하루가 지나면 터져 나오는 ‘한진가의 갑질’ 의혹 

우선 어제(23일) JTBC ‘뉴스룸’이 보도한 대한항공 관련 리포트 제목(인터넷 다시보기 기준)만 잠깐 살펴볼까요? 

<관세청, 대한항공 본사 압수수색…온 가족이 범죄 의혹> 
<직원 잡아채고 밀치고…이명희 추정 ‘갑질 폭력’ 영상>
<‘이명희 폭력’ 놀랍지도 않다?…“뜨거운 뚝배기도 던져”> 
<‘땅콩 회항’ 이후 소통하겠다더니…사내 여론조작 의혹>
 

특히 23일은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부인 이명희 씨가 폭언을 퍼붓는 장면이라며 대한항공 내부 직원이 공개한 동영상 때문에 하루 종일 인터넷이 시끌시끌 했습니다. 지상파 3사를 비롯해 종편들도 해당 영상을 메인뉴스에서 보도하며 한진가의 갑질 파문을 주요하게 다뤘습니다. 이날 각 방송사가 메인뉴스에서 다룬 ‘대한항공 갑질’ 관련 리포트(인터넷 다시보기 기준) 한번 볼까요? 먼저 KBS MBC SBS입니다. 

<[영상] “여직원 밀치고 발길질”…‘이명희 추정’ 갑질 폭력 제보> (KBS ‘뉴스9’) 
<대한항공 2차 압수수색…“관세청도 공범?”(KBS ‘뉴스9’) 
<대한항공 추가 압수수색…‘양주 회식’도 조사> (MBC ‘뉴스데스크’) 
<이명희 ‘갑질 영상’ 나왔다…말리는 직원에게도 폭력> (MBC ‘뉴스데스크’) 
<[새로고침] 재벌 ‘갑질’의 역사…처벌은 제대로?> (MBC ‘뉴스데스크’) 
<해외 물품 반입에 의전팀까지 동원?…‘마스팀’ 역할 주목> (SBS ‘8뉴스’) 
<“라면 부서질까 봐” 컨테이너 급구…한진家 화물 특별관리> (SBS ‘8뉴스’) 
<직원 밀치고, 서류 내동댕이…이명희 추정 ‘갑질 영상’ 제보> (SBS ‘8뉴스’) 
<매일 불어나는 ‘한진 갑질’…사과문도 '눈 가리고 아웅'> (SBS ‘8뉴스’) 

‘한진가 갑질’ 의혹은 종편들도 비중있게 다뤘습니다. 그만큼 대한항공 내부에서 ‘한진가’와 관련한 제보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말 조양호 회장이 사과하고 이른바 딸들이 사퇴했음에도 비난 여론이 거세지는 이유입니다. 어제(23일) 종편들이 메인뉴스에서 보도한 관련 리포트(인터넷 다시보기 기준)를 제목만 보겠습니다. JTBC는 앞서 언급했으니 일단 여기서는 생략합니다. 

<대한항공 추가 압수수색…관세청 커넥션도 의혹> (MBN ‘8뉴스’) 
<이르면 이번 주 조현민 소환…“조양호가 갑질 몸통”> (MBN ‘8뉴스’) 
<관세 탈루의혹 명품 발견…조양호 일가 소환할 듯> (채널A ‘뉴스A’) 
<조현민 피의자 소환…母 이명희 갑질 의혹도 내사> (채널A ‘뉴스A’)
<‘칼피아 없애기’ 시늉뿐…땅콩회항 때보다 늘었다> (채널A ‘뉴스A’)
<[뉴스분석]‘을’의 반격…조양호 일가 ‘사면초가’> (채널A ‘뉴스A’)

지상파와 종편까지 집중보도한 ‘한진가 갑질’ 의혹 … 그런데 TV조선이 이상하다 

의미와 비중 면에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략적으로 지상파와 종편이 이 문제를 주요기사로 다루고 있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조양호 회장의 사과문 발표를 기점으로 파문이 수그러들기는커녕 여론이 더 악화되면서 새로운 의혹이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재벌가 갑질’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감안하면 언론의 이 같은 태도는 지극히 ‘시민적’이고 ‘상식적’입니다. 

그런데 이런 흐름에서 이탈한 ‘한 방송사’가 있습니다. 메인뉴스에서 보도를 하고는 있지만 ‘추가적인 보도’는 최대한 자제하려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부인 이명희 씨로 추정되는 사람이 폭언을 퍼붓는 장면 때문에 SNS와 인터넷이 들썩였지만 해당 방송사 메인뉴스에선 관련 리포트가 없습니다. 이 곳은 어디일까요? TV조선입니다. 어제(23일) TV조선 메인뉴스에서 다룬 관련 리포트(인터넷 다시보기 기준) 한번 보시겠습니까? 

<관세청, 추가 압수수색…‘한진 일가’ 밀반입 정황 확인한 듯> (TV조선 ‘뉴스9’) 

이게 전부입니다.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관세 포탈 의혹을 조사하는 관세청이, 오늘 추가로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해외에서 산 물품들이 신고 없이 반입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는 내용입니다. 

   
▲ <사진출처=TV조선 화면캡처>

TV조선의 ‘한진가 갑질’과 관련한 소극보도는 어제만의 일은 아닙니다. 이른바 ‘조현민 물컵 파문’ 등이 불거진 초기에는 다른 언론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TV조선 메인뉴스에서 ‘한진가 갑질’ 보도는 양적인 면은 물론 질적인 면에서도 소극적으로 변해갑니다. 최근 TV조선이 메인뉴스에서 보도한 관련 리포트만 봐도 다른 언론사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공식 사과 “조현아·조현민 자매 사퇴”> (4월22일 TV조선 ‘뉴스7’) 
<관세청, 한진 자택과 대한항공 압수수색…“필요하면 소환”> (4월21일 TV조선 ‘뉴스7’) 
<관세청, 땅콩회항 때 제기된 한진 일가 물품 밀반입 의혹 조사> (4월20일 TV조선 ‘뉴스9’) 
<경찰, 조현민 갑질 의혹 관련 대한항공 압수수색> (4월19일 TV조선 ‘뉴스9’) 

‘한진가 갑질’ 최소한의 보도만 하는 TV조선 … 주요 주주에 대한 배려? 

경찰이 조현민 갑질 의혹과 관련해 대한항공을 압수수색한 이후부터 TV조선은 메인뉴스(주말엔 ‘뉴스7’)에서 관련 리포트를 1꼭지로만 처리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철저하게 ‘경찰 압수수색’ ‘관세청 조사’와 같은 리포트가 대부분입니다. 지난 주말에는 조양호 회장의 ‘사과’에 방점을 둔 리포트를 내보냈습니다. 압수수색과 사과문을 거치며 타 방송사들이 리포트 비중을 조금씩 늘리는 것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JTBC ‘뉴스룸’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습니다. 

<“조현민·조현아 모든 직책서 사퇴”…조양호 회장 사과문> (4월22일 JTBC ‘뉴스룸’) 
<자택 압수수색 등 전방위 압박에…열흘 만에 사과문> (4월22일 JTBC ‘뉴스룸’)
<딸 ‘갑질’ 사과했지만…위법 의혹엔 언급 없어 ‘반쪽 사과문’> (4월22일 JTBC ‘뉴스룸’)
<“조현민, 보안검색 받았다고 해외지점 직원에 폭언·난동”> (4월22일 JTBC ‘뉴스룸’)
<한진 3남매 자택 압수수색…검찰 출신 관세청장이 지휘> (4월21일 JTBC ‘뉴스룸’) 
<세금면제 받으려 “외국인 여권번호 도용”…쏟아진 증언> (4월21일 JTBC ‘뉴스룸’)
<“조양호 회장이 탈 땐 새 비행기로”…맞춤형 서비스?> (4월21일 JTBC ‘뉴스룸’)
<“총수일가 물품, 회삿돈으로”…갑질·밀수 이어 횡령 의혹> (4월20일 JTBC ‘뉴스룸’)
<관세청 “10년치 수입실적 전수조사”…일가 소환도 검토> (4월20일 JTBC ‘뉴스룸’)
<“욕설은 기본공식”…호텔 직원 무릎 꿇게 한 회장 부인> (4월20일 JTBC ‘뉴스룸’)
<경찰, ‘조양호 부인’ 이명희씨 폭언·폭행 의혹도 내사> (4월20일 JTBC ‘뉴스룸’)
<총수일가 화물, ‘항공기 부품’으로…“사실이라면 밀수”> (4월19일 JTBC ‘뉴스룸’)
<‘무관세 통관’ 관세청 본격 조사…대한항공 불시검색> (4월19일 JTBC ‘뉴스룸’)
<“회장은 와인, 막내는 개 사료”…대한항공 ‘KIP 코드’ 속엔?> (4월19일 JTBC ‘뉴스룸’)
<‘물컵 갑질’ 회유·협박 있었나…조현민 휴대전화 등 압수> (4월19일 JTBC ‘뉴스룸’)
<“이유없이” 던지고 욕하고…승무원들이 말하는 ‘총수일가’> (4월19일 JTBC ‘뉴스룸’)
<승객 안전도 뒷전…운항 중 조종사 불러 ‘심부름 교신’> (4월19일 JTBC ‘뉴스룸’)
<‘총수 부인’ 제보도…“할머니라 부른 직원 그날로 퇴사”> (4월18일 JTBC ‘뉴스룸’)
<의류부터 초밥까지…대한항공기 ‘개인 택배’처럼 쓴 정황> (4월18일 JTBC ‘뉴스룸’)
<조현민 소환일정 조율…‘유리컵 투척 여부’ 집중 수사> (4월18일 JTBC ‘뉴스룸’)
<조현민 ‘불법 등기임원’ 관련…국토부 묵인 의혹 감사> (4월18일 JTBC ‘뉴스룸’)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TV조선은 관련 리포트를 4꼭지로 보도한 반면 JTBC는 무려 21꼭지로 보도했습니다. 이른바 두루킹과 관련해선 ‘정정보도’까지 해가며 무리하게 불확실한 보도를 이어가는 TV조선이 ‘대한항공’ 보도와 ‘한진가 갑질’ 관련 보도에선 얼마나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지가 단적으로 드러납니다. 

TV조선은 왜 이렇게 ‘한진가 갑질’ 보도에 소극적인 걸까요?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지난 2013년 언론 등에 공개된 종편 주주명단에서 ‘힌트’를 얻을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입니다. 

“TV조선은 조선일보사, 디지털조선일보, 조선뉴스프레스, 스포츠조선, 조선매거진 등 5개 관계사가 총 22.13%의 지분(774억5000만원)을 갖고 있다. 조선일보사와 사돈관계에 있는 학교법인 고운학원(수원대)의 경우 지분 1.61%를 가졌다. 한진그룹(대한항공)과 부영그룹(부영주택) 등 대기업 2곳도 주요 주주로 참여해 각각 9.68%, 5.50%의 지분을 보유했다.” 

판단은 여러분들의 몫입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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