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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제 “MBC 중심 잘 잡고 정도 걸으니 시청자들 알아주셔”

기사승인 2018.03.26  17: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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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210] 박성제 MBC 뉴스 취재 센터장

불과 1년 전 김장겸 전 MBC 사장이 재임할 때만 해도 MBC는 보수 진영의 최대 보루로 여겨졌다. 시민들은 MBC를 ‘일베방송’이라고 비아냥거렸고 MBC 기자들 또한 어떻게 할 수 없어 답답해했다.

하지만 언론노조 MBC 본부(본부장 김연국)의 72일 파업으로 김장겸 사장이 해임되고 최승호 사장이 선임 되자 뉴스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물론 초반 몇 가지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으나 곧바로 수습해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려고 했다. 그 때문일까 최근엔 MBC 뉴스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의 호평을 내부에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궁금해 지난 21일 서울 상암 MBC 사옥에서 박성제 MBC 뉴스 취재 센터장을 만나 시민들의 이어지는 호평과 함께 최근 시작한 <뉴스콘서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다음은 박성제 센터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박성제 MBC 뉴스 취재 센터장 <사진=이영광 기자>

- 최근 MBC 뉴스가 달라졌다는 평가를 넘어 잘한다는 호평을 얻고 있어요. 뉴스취재센터장으로서 뿌듯하실 것 같은데.

“너무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지난해 12월 말 뉴스 정상화를 시작할 때만 해도 몇 가지 사고가 있어서 시청자들에 사과하는 등 처음엔 좀 헤맸잖아요. 의욕적으로 시작했다가 그런 일을 만나서 저희가 걱정하면서도 열심히 하면 시청자들이 알아주실 거라는 생각에 노력을 많이 했는데 이제서야 MBC 뉴스가 달라졌다는 평가를 해주시는 것 같아요. 오늘(21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니까 방송 중에 MBC 신뢰도가 급상승한 거로 나왔더라고요. 아직 JTBC에 비하면 멀었지만 그래도 좋은 평가가 나와서 기자들이 용기를 얻고 있어요.” 

“단순 고발보다 좀더 깊이 들어가는 탐사기획 뉴스가 트렌드”

- 파업할 때 기자들 만나서 얘기하면 MBC가 1년 안에 정상화 될 거라고 하길래 반신반의했어요. 무너뜨리는 건 쉬워도 회복하기는 어렵잖아요. 그런데 불과 3달 만에 회복된 거잖아요.

“전 개인적으로 1년도 더 걸릴 거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사실 멀었어요. 정확히 3월 26일이 되면 뉴스 정상화 석 달입니다. 석 달 동안 얼마나 바뀌겠어요? 그런데 그사이 평창 올림픽과 MB 수사 그리고 남북 협상과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까지 이런 이슈들이 있어서 저희가 중심을 잘 잡고 정도를 걷는 방송을 했다고 생각해요. 그런 걸 시청자들이 빨리 알아봐 주셔서 칭찬해 주시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 하지만 <뉴스데스크> 시청률이 눈에 띄게 오르지는 않았는데.

“시청률은 제일 늦게 가는 거 같아요. 그런데 요즘은 TV보다 스마트폰이나 온라인으로 보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건 빨리 변해요. 유튜브나 포털을 통해 <뉴스데스크> 보시는 분이 굉장히 많이 늘었어요. 그런 게 차츰 전체 시청률로 유입될 거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스테이션 이미지와 신뢰도죠. MBC 뉴스가 신뢰할만하고 좋아졌다는 인식이 퍼진다는 사실이 희망적이라고 봅니다.”

   
▲ MBC 뉴스데스크 평일 진행을 하고 있는 박성호·손정은 앵커.<사진출처=MBC '뉴스데스크' 화면캡처>

- 5년 넘도록 현업에서 떨어져 있다가 취재센터장을 맡으셨잖아요. 어떠셨어요?

“해직 기자 시절에는 아침에 느긋하게 일어나서 하고 싶은 일만 하는 삶을 살았죠(웃음). 요즘엔 새벽 6시에 일어나 7시쯤 회사에 들어오거든요. 그리고 뉴스 끝날 때 퇴근하니까 회사에 묶여 있는 시간이 12시간이 넘어요. 게다가 주 6일 근무를 하고 있어요. 육체적으로 힘든 게 제일 문제더라고요. 그러나 익숙해지니까 요즘은 그럭저럭 버티고 있어요(웃음). 시청자들이 뉴스에 좋은 평가를 해주시니까 그거에 힘이 나는 거죠.” 

- 예전 <뉴스데스크>에는 ‘카메라출동’이란 코너가 있었지만, 지금은 없는데.

“저도 90년대 후반에 ‘카메라출동’ 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어요. 뇌물 받는 공무원이나 경찰관을 고발한다든가 쓰레기 투기 현장을 찾아간다든지 하는 고발뉴스를 많이 했죠. 지금은 그런 단순 고발뉴스보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는 탐사기획 뉴스를 하는 게 트렌드예요. 그래서 ‘카메라출동’팀이 ‘탐사 보도팀’으로 바뀌었는데 사회 구조적인 문제라든지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것들을 호흡을 길게 취재하는 업무를 담당합니다. 거기서 좀 더 호흡이 긴 이슈는 보도제작국에서 만드는 <스트레이트>라는 프로그램에서 담당하죠. 예를 들어 지난달에 큰 반향을 얻었던 레인보우 합창단의 문제점은 저희 탐사 보도팀에서 한 겁니다.” 

- <뉴스데스크>가 저녁 8시 시작하는데 시간대 이동에 관한 요구도 시청자 사이에는 있던데.

“9시로 가자는 목소리가 있는 건 사실입니다. 기자들 의견도 ‘9시로 돌아가는 게 좋다’, ‘그냥 8시에서 승부하자’ 등 다양한 목소리가 있는데요. 일단 회사 편성 방침이 당분간 8시에 하며 상황을 보자는 겁니다. 지금은 몇 시에 방송하든 사람들이 뉴스를 기다려서 보기보다는 어떤 시각에서 어떻게 보도하는 지가 중요할 거 같아요. 옛날처럼 인터넷이 없을 때는 9시 종합뉴스가 유리한 면이 있죠. 그러나 지금은 뉴스를 언제 하느냐보다는 이 뉴스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중요하게 보시는 거 같아요. 그래서 시간대가 본질적인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신뢰 회복이 정상화…70% 회복, 30% 더 채우고 혁신해야”

- <뉴스데스크> 시간이 너무 짧아서 늘려달라는 요청이 많은 거 같아요. 이에 대해 인력이 없어서 시간을 늘리면 퀄리티가 떨어진다고 하셨잖아요. 종편도 아니고 50년이 넘은 지상파 방송에 인력이 부족하다는 게 잘 이해 안 되는 데.

“뉴스 시간이 짧다고 느끼는 건 전적으로 JTBC 뉴스룸 때문인 거 같아요(웃음). 예전에는 그런 얘기 안 했거든요. 거긴 90분 정도 하잖아요. 거기에 많이 익숙해 계신 분들이 ‘MBC 뉴스데스크 너무 짧은 거 아니냐’ ‘좀 볼만하면 끝난다’고 하세요.

사실 저희 기자들이 많다면 JTBC만큼 할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러나 지금은 너무 부족해요. 취재 인력이 SBS나 JTBC보다 적은데 사람들이 잘 모르실 겁니다. 5년 동안 신입사원 뽑지 않았던 데다 그동안 문제 있는 보도를 했던 기자들이나 공영방송 언론인으로서 더 훈련을 받아야 할 기자들이 뉴스 제작에서 빠진 상태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한 시간 반 뉴스를 하기 쉽지 않은 형편이에요. 조금 기다려 주시면 당장은 힘들더라도 조만간 뉴스 시간 확대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시기가 올 겁니다.” 

   
▲ MBC 뉴스데스크 주말 진행을 하고 있는 김수진 앵커.<사진출처=MBC '뉴스데스크' 화면캡처>

- 지상파 메인뉴스는 종편 뉴스와 달리 전국 뉴스 30분 정도 하고 지역뉴스로 넘어가잖아요. 지역뉴스 할 동안 서울 뉴스에 중요한 기사도 많아서 여기에 대한 고민도 있을 것 같아요.

“그건 고민할 문제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지역 뉴스가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전국 16개 시도에 지역 MBC가 있는데 각 지역에 사시는 국민들에게는 반드시 지역 뉴스를 보여드려야 합니다. 그게 공영방송의 역할입니다.

국가적인 큰 이슈가 벌어졌는데 중간에 끊어지고 지역뉴스로 넘어갈 때가 있죠. 그때 답답해하실 지역민이 일부 계시겠지만 만약 공영방송 뉴스에서 지역뉴스가 없다면 더 큰 문제가 벌어질 거예요. 지역에도 행정이 있고 많은 이슈가 있는 데 그 부분을 보도 안 하면 지역 문제가 해결 안 되잖아요. 혹시 전국 뉴스의 후반부가 궁금하시면 인터넷 다시 보기가 있으니까 보시면 돼요. 우리나라뿐 아니라 어느 나라의 공영방송이든 지역뉴스는 반드시 해야 합니다.” 

- <뉴스데스크>에는 상대적으로 인터뷰나 대담이 적은 거 같아요. 요즘은 이슈의 인물이 직접 스튜디오에 출연해서 앵커와 이야기 나누는 게 트렌드인 거 같은데.

“그런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담이 없는 건 아니고 전문적인 식견을 가진 기자가 자주 출연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남북문제의 경우 김현경 북한 전문 기자가 자주 나오죠. 하지만 외부에서 화제의 인물이 출연하는 코너는 거의 없었어요. JTBC <뉴스룸>에서 임팩트 있는 인터뷰를 많이 하는데 왜 MBC는 그런 걸 못하냐는 의견이신 것 같아요. 당연히 저희도 앞으로 할 겁니다. 다만 타이트하게 돌아가는 50분 뉴스에서 어떤 식의 인터뷰를 효과적으로 넣을 것인지 고민하고 있어요. 매일 고정으로 하는 건 의미 없는 거 같아요. 필요할 때 뉴스에 모시고 싶은 중요한 인물이 있을 때 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 지난 12일부터 오후 5시대에 <뉴스콘서트>라는 프로그램을 신설하셨잖아요. 기존 뉴스와는 다른 포맷이던데 어떻게 기획하셨어요?

“오후 5시대에 뉴스를 종합적으로 하는 데가 별로 없어요. JTBC가 <정치부회의>를 하는데 그건 시사 토크 같은 포맷이죠. 오후 5시 정도면 오늘 무슨 일들이 벌어졌는지 중요한 정보를 종합해서 정리하고 보여드려야 할 시간이라고 봅니다. 원래 MBC에 1시간짜리 5시 뉴스가 있었는데 파업 때문에 없어졌다가 이번에 부활시킨 거예요. 그런데 그냥 예전과 똑같이 하지 말고 제대로 신선한 포맷으로 전달해 드리자고 기획해서 <뉴스콘서트>팀이 만들어졌고 그 팀이 두 달 이상 고민한 끝에 나온 겁니다, 진행자 세 명이 동시에 비슷한 비중으로 스튜디오를 오가며 교대하는 식으로 진행하는 데 조금만 더 지나면 정보가 풍성한 뉴스로 자리 잡을 거라고 봅니다.” 

   
▲ MBC '뉴스콘서트' 진행자들. 왼쪽부터 이세옥 기자, 전종환 아나운서, 정철진 경제평론가. <사진출처=MBC '뉴스콘서트' 화면캡처>

- 어떤 반응이 있나요?

“다행히 신선하다거나 새롭다는 반응이 더 많습니다. 코너가 바뀌는 느낌이 스피디해서 좋다는 평가도 있고요. 또 큰 이슈는 집중적으로 길게 풀어주는 코너도 있거든요. 여러 가지 다양한 정보들이 지루하지 않게 담겨 있어서 그런 좋은 평가들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 주안점은 어디에 두셨어요?

“‘콘서트’라는 제목에서 보듯 다양한 정보를 앵커들이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그래픽도 넣어서 이해하기 쉬운 뉴스를 지향하는 것이거든요. 여기에 앵커 세 명이 교대로 변화를 주면서 스피디하게 진행하는 거죠. 그런 것들이 앵커 한 명이 진행하거나 아니면 여러 패널이 대담하는 식의 다른 뉴스와는 좀 다르게 느껴지실 겁니다.” 

- 지금 MBC 뉴스에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정상화는 아직 멀었다고 봐요. 완벽한 정상화는 예전에 저희 뉴스가 신뢰도나 공정성 1위를 다툴 때의 경쟁력을 회복하는 겁니다. 꼭 1등을 안 하더라도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정상화라는 거죠. 내용적으로는 70% 정도 예전 느낌을 회복했고 앞으로 30% 정도 더 채우고 혁신해야 한다고 봅니다. 뉴스의 기본적인 경쟁력을 다시 키우는 거죠. 특종도 많이 해야 하고 좋은 기획과 탐사 보도도 많이 보여드려야 합니다. 그러려면 인력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는데 좋은 인재를 충원해서 아무리 늦어도 내년쯤에는 이제 정상화 됐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올해는 그걸 준비해가는 기간이고 조금씩 MBC 뉴스의 이미지를 되살리는 기간으로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GO발뉴스> 독자들 중에는 MBC 뉴스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많을 거로 생각합니다. 조금씩 MBC 뉴스가 좋아지고 있다고 저희는 자부하고 더 노력하겠다고 약속드립니다. 앞으로도 믿음을 가지고 열심히 응원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MBC 뉴스에 대해 좋든 나쁘든 댓글도 많이 달아 주시고 관심을 주시면 기자들이 더 힘 날 것 같습니다.”

이영광 기자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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