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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에 10조 뺏길 판…‘모피아’ 되레 호통 “내가 피의자냐”

기사승인 2018.03.26  16: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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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레이트’ “김석동·변양호·최종구·권혁세·정찬우·추경호, 왜 이들에게 책임 못 묻나”

   

한국에서 외환은행을 매각해 4조7000억원을 챙겨간 사모펀드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5조원을 더 내놓으라고 소송을 하고 있다. 

MBC 탐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는 25일 론스타 사태에 관여했던 한국 정부 정책 결정자들, 이른바 모피아에 대해 집중 취재했다. 금융 관료들은 론스타에 10조원을 빼앗길 상황에 대해 묻자 답변을 피하고 되레 “내가 피의자냐”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론스타는 금산분리 정책에 따라 은행을 소유할 수 없었던 산업자본이었지만 헐값에 외환은행을 산 뒤 엄청난 차액을 남기고 되팔았다. 

또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2004년 4월 미국 LA 등 외환은행 지점 5개를 폐쇄했다. 금산분리법이 엄격한 미국 상황을 고려한 조치다. 그 자리에 3개의 대부업체를 세웠다. 

론스타에게 외환은행이 넘어갈 때 핵심 실무 책임자는 김석동 금융감독위 감독정책국장, 변양호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추경호 재경부 은행제도 과장이었다. 

감사원은 2007년 3월 ‘요건도 갖추지 못한 론스타를 금융위가 승인해줬다’면서 김석동 국장의 책임을 명시했다. 그러나 그는 금감위 부위원장, 재경부 1차관, 금융위원장으로 승승장구했다. 

당시 정책 결정에 대해 묻자 김석동 전 위원장은 “금융감독원에서 평가한 것이기 때문에 금융감독원에 물어보라”고 답을 피했다. 

‘론스타가 여전히 산업자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김 전 위원장은 “회의에서 결론 낸 그대로이다”고 답했다. 

   
   

변양호 당시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은 론스타의 로비를 받고 외환은행을 헐값에 넘긴 핵심 인물로 지목돼 검찰 수사를 받고 기소됐다. 

2006년 12월 7일 박영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은 “변양호와 외환은행장 이강원 등이 론스타 펀드 측과 유착되어 정부의 금융 기조 정책에 반하여 절차와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의도적으로 외환은행 자산을 저평가하고 부실규모는 부풀렸다”고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변 전 국장은 정책적 판단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이유로 1,2,3심에서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지난 대선에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경제자문역을 하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캠프의 경제특보로 영입됐다.

외환은행 매각 실무를 맡았던 추경호 재경부 은행제도 과장은 금융정책과장으로 영전한 뒤 이명박 정부에서 금융위부위원장이 됐다.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기재부 1차관에 임명됐고 이어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했다. 이어 2016년 총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에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추 의원에게 론스타에 대해 묻자 “아니 잠깐만. 아니 저기 하지 마세요”라며 방송 카메라를 막고 종이로 얼굴을 가렸다. 그는 “(인터뷰를) 거부하겠습니다”라며 본회의장 안으로 급히 들어갔다. 

   
   
   

론스타가 헐값에 산 외환은행을 다시 되팔아 엄청난 차익을 남긴 뒤 국내에서 철수할 때 역할을 했던 정책 결정자들도 무책임한 답변을 내놓고 거친 반응을 보였다. 

최종구 금융위 상임위원은 2011년 3월16일 “론스타 펀드4가 은행법상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브리핑 했다. 

이후 최 상임위원은 박근혜 정부 말기 한국수출입은행장을 거쳐 문재인 정부에서 금융위원장에 임명됐다. 

‘론스타 소송’에 대해 물으니 최 위원장은 “이런 식으로 갖다 대면.. 내가 무슨 피의자인가”라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 위원장은 “내가 그래도 정부 부처의 장인데”라며 “내가 어디 검찰 출두하는 사람인가, 나한테 이런 식으로 하고”라고 언론에 호통을 쳤다. 

   
   
   

론스타가 산업자본이 아니라는 금융위의 발표 직후 일본에 골프장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론스타는 2011년 12월 해당 골프장을 전격 처분했고 다음 달 금융감독원은 “골프장을 팔았으니 산업자본이 아니다”고 발표했다. 

당시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2012년 2월 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에서 “(론스타 소유 골프장) 매각을 완료함에 따라 현시점에서는 론스타 펀드4를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로 볼 수 있는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이후 권 전 금감원장은 서울대 초빙 교수를 거쳐 새누리당에 입당했으며 현재 농협중앙회 이사와 대형 로펌 고문을 맡고 있다.  

론스타 소송에 대해 물으니 권 전 원장은 “당시 나름대로 저희가 다 검토해서 결정을 내렸다”며 “실무적으로도 검토했기 때문에 지금 와서 특별히 달라질 것이 있겠나”라고 입장을 고수했다. 또 그는 “론스타는 어차피 투기 자본 아니겠는가”라며 “사모펀드니까 또 사모펀드답게 행동하겠죠”라고 무책임한 답변을 내놨다. 

   
   
   

양윤경 기자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먹튀’를 도왔던 사람들이 론스타 소송에도 참여하고 있었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주형환 대응팀장은 론스타에게 외환은행을 넘기기로 한 2003년 비밀회의에 청와대 대표로 참석했다. 

또 정찬우 대응팀장은 2011년 론스타가 피소된 국제중재재판에서 론스타에 유리한 증언을 한 증인이었다. 그는 박근혜 정부에서 금융위 부위원장을 지내면서 최순실씨의 독일 금고지기에 대한 인사청탁을 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 

현 자유한국당 의원인 추경호 대응팀장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사고 파는데 실무를 맡았다. 

   
   
   
   

양윤경 기자는 “한국이 소송에서 이기려면 론스타가 은행을 갖고 있을 자격이 없었다는 사실을 따지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며 “그런데 이렇게 되면 론스타가 자격이 있다고 결정했던 담당자들의 책임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양 기자는 “실제로 ICSID 국제중재 재판정은 론스타의 자격을 따지지 않기로 우리 정부와 론스타가 합의한 것으로 안다는 답변서를 보내왔다”며 “소송 전망이 어둡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라고 우려했다. 

주진우 기자는 “시대가 바뀌고 정권이 바뀌어도 모피아는 살아남는다, 금융 관료는 영원히 그 자리를 지키고 세습하기도 한다”며 “이상하게도 사법 체계가 모피아한테는 미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민일성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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