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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후속보도 8꼭지…“국민연금 에버랜드 땅값 평가, 이건 사기”

기사승인 2018.03.21  09:4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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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주민 “승계작업을 돕기 위해 주먹구구식, 아예 부정확한 평가를 했다”

SBS가 전날 삼성 용인 땅값에 대한 7꼭지 보도에 이어 20일도 국민연금의 수상한 제일모직 부동산 가치 평가에 대해 8꼭지로 보도했다. 

600조원이 넘는 국민의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국민연금은 합병 찬성 과정에서 이중잣대, 증권사 보고서‧네이버 부동산을 근거로 외국 전문 기관과 비교해 23배나 높은 평가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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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전 제일모직이 보유한 부동산 장부가는 에버랜드 땅을 포함해 9100억원 규모였다. 이 중 영업과 직접 관련이 없어 회계에서 따로 분류된 토지는 82억원이었다. 

그런데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이 의뢰한 회계법인은 실제 영업에 쓰이는 에버랜드 땅 등을 비영업용 토지 항목에 넣었고 장부가의 2배가 넘는 1조8570억원으로 평가했다. 

국민연금 리서치팀도 처음에 에버랜드 땅을 1조8500억원으로 평가한 것으로 특검 수사에서 확인됐다. 

   
   
   

국민연금 내부에서는 ‘왜 이렇게 땅 가치를 부풀렸냐’, ‘너무 높게 산정한 것 아니냐’는 반대 의견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영본부 담당자는 “증권사를 포함한 시장이 그렇게 본다”고 답했다.

당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제일모직의 부동산 가치를 1410억원으로 평가했던 상황이었다. 

합병 찬성 압박이 더해지자 국민연금 리서치팀은 더 끌어올려 중립 3조2060억원, 낙관 4조3420억원으로 평가했다. 삼성이 의뢰한 회계법인들 추산 금액보다도 2~3배, ISS보다는 23배나 높게 평가한 것이다. 

이같은 보고서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찬성 결정의 근거가 됐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승계 작업을 돕기 위해서 주먹구구식, 아예 부정확한 평가를 했다”고 비판했다. 

   
   
   

삼성의 용인 땅은 68% 이상이 임야로 정부 허가 없이 개발이 불가능한 땅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용도 변경이 돼 에버랜드 시설을 헐고 아파트나 건물을 올리는 것을 가정하고 에버랜드 땅의 가치를 매겼다. 

또 에버랜드 놀이공원은 땅을 빼고는 영업이 불가능하기에 당연히 영업가치에 포함시켜야 하는데 별도 자산으로 분류해 중복 계산이 되도록 했다. 

이같이 평가한 근거에 대해 국민연금은 “증권사 보고서와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의 부동산 시세 그리고 용인시에 제출된 사업 계획안을 참고했다”고 밝혔다. 

2014년 11월 한 증권사가 거의 불가능한 용도 변경을 가정해 최대 3조2000억원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던 그 보고서가 참고자료가 됐던 것이다. 

또 국민연금 리서치팀은 현지 정밀 실사 없이 포털 사이트를 통해 부동산 시세를 알아봤다며 용인 에버랜드 땅을 개발 가용지 40%, 기타토지 60%로 나눈 것도 임의로 설정했다고 답했다. 

특히 기타토지는 평당 70만원 선에서 적용했다고 설명했는데, 이 금액이 바로 2015년 급등한 에버랜드 유원지 표준지 공시지가 수준이다. 

이에 대해 김경률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은 “(국민연금이) 자신들이 불리한, 자신들이 지분을 덜 갖고 있는 회사에게 유리하게 평가하고 있다”며 “애초부터 제3자를 위해 복무한 흔적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국민연금 리서치팀은 삼성의 합병 비율 1대 0.35 발표 뒤 자체적으로 합병 비율을 산정했는데 서로 다른 잣대를 사용했다. 

삼성물산은 주가로만 평가한 주가수익비율(PER)로 가치를 따졌고 제일모직은 총자산을 평가해 가치를 따진 것이다. 삼성물산은 부동산 같은 자산 가치가 반영되지 않았지만 제일모직은 부동산 3조2000억원이 주요하게 반영됐다.

삼성물산은 짜게, 제일모직은 후하게 평가한 것이다. 만약 이중 잣대가 아니라 순자산 기준 등으로 똑같이 평가했다면 합병 비율이 뒤집히는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김경률 소장은 “있을 수 없다, 진짜 사기다. 사기라고 봐야 한다”며 “삼성이니까 논쟁이 되는 거지 다른 데서 이렇게 하면 사기라고 본다. 누구도 인정 안한다”고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2015년 5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비율이 발표되자 삼성물산 3대 주주 엘리엇펀드가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하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표 대결 구도에서 삼성물산 지분 11%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선택이 중요해졌다. 

이후 삼성과 국민연금 사이에 일어난 일들을 되짚어보면 2015년 5월26일, 합병을 결의한 날, 삼성물산 김신 사장이 국민연금공단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을 만났다. 

7월3일 ISS가 합병 반대를 권고했고 사흘 뒤인 7월6일 복지부 국장이 국민연금 기금 운용본부 관계자들을 불러 “당신들 반대하겠다는 거야?”라고 직접적으로 압박했다. 

다음날인 7월7일에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홍완선 본부장 등 국민연금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1시간 30분간 면담을 했다. 

이어 7월8일 문형표 복지부 장관이 투자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압력을 넣었고 7월10일 찬성 결정이 나왔다. 

   
   
   

당시 세계 1, 2위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라스루이스’가 합병을 반대하자 삼성물산이 보도자료를 냈다. 삼성물산은 “ISS가 제일모직이 보유한 부동산 가치를 반영하지 않아 합병 비율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 것”라고는 했다. 

에버랜드 땅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했다면 합병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삼성물산이 합병 상대인 제일모직의 가치를 왜 그렇게 낮춰 평가하느냐고 반박한 것이다. 

홍순탁 회계사(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조세재정팀장)는 “삼성물산 경영진이 가장 큰 배임을 한 부분”이라며 “우리 회사 가치가 이만큼 높으니, 합병할 때 내 가치를 더 인정해달라는 노력을 했어야 하는데 어디에도 흔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삼성측이 1대 0.35라는 합병 비율을 제시한 상태에서 국민연금이 자체 산정 결과 1대 0.46이라는 수치가 나왔다. 그러자 국민연금이 입게 될 손실을 메울 방안을 찾아내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국민연금 리서치팀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되면 2조1000억 원이나 되는 합병 시너지가 생긴다고 근거를 냈지만 아무런 근거 없이 짜 맞춘 계산으로 드러났다고 SBS는 보도했다. 

600조원이 넘는 국민의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국민연금의 행태에 대해 재판부는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의 대주주들이 이익을 얻는 동안 국민연금은 손실을 봤다며 준엄하게 꾸짖었다. 

SBS는 “삼성이 공시지가 상승과 합병은 전혀 무관하다, 또, 합병이 성사되자 호텔 건립을 보류했다는 건 억측이라며 정정 보도를 요청했다”며 이에 대해 후속보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민일성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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