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국 “MB캠프에 스님 380명 들어가…지광스님 뿐이겠나”

▲ 2010년 7월19일 오전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안상수 한나라당대표가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을 신임 인사차 방문, 두 손을 꼭 잡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이 능인선원 주지인 지광스님으로부터 현금 3억원을 받은 혐의도 영장에 추가했다.

19일 JTBC에 따르면 2007년 12월 대선을 1주일 앞두고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은 능인선원을 직접 찾아가 돈을 요구했다. 김 전 기획관은 “자금이 바닥나 사정이 어렵다. 기독교계에서도 다 돈을 줬는데, 능인선원이 불교계를 대표해 돈을 마련해 달라”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지광스님측은 JTBC에 “수표는 안 되니 현금으로만 달라고 해서 그 자리에서 3억원대 현금을 건네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명박 전 대통령은 14일 검찰 소환조사에서 전면 부인했다. 

관련 김영국 연경불교정책연구소장은 20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명박 대선후보 시절 선거캠프에 들어가 이름을 올린 스님이 자승 총무원장 등 380여명”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직책을 맡고 선거운동을 했다”며 “자승 스님은 선거캠프의 상임고문을 맡았는데 당시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이었다”고 했다. 

이어 “이 때부터 자승 의장은 MB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 김윤옥 여사를 데리고 절마다 다니면서 ‘MB를 지지해달라’고 직접 (선거운동을) 했다”고 말했다. 

또 김 소장은 “당시 봉은사 주지가 명진 스님이었는데 자승 의장이 이상득 의원과 함께 와서 지지 요청 뿐 아니라 법회 때 이명박 후보가 한 말씀 하게 해달라고 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명진 스님이 일언지하에 거절했다”며 “그때부터 명진스님이 찍힌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MB가 대통령이 된 후 자승 종회 의장은 총무원장 후보로 나가서 2009년 총무원장에 당선 된다”며 “8년 동안 총무원장을 지냈다”고 되짚었다. 

그러면서 김 소장은 “정치권에서 ‘스님 돈은 먹어도 탈이 없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거꾸로 얘기하면 그만큼 돈을 많이 줬다는 얘기”라고 했다. 그는 “지광 스님은 김백준씨를 통해 줘서 이렇게 드러났지만 더 많다고 본다”며 “불교계 내에서 ‘얼마 했다더라’는 소문이 참 무성했다”고 말했다. 

▲ 2010년 3월23일 장충동 참여불교 재가연대 만해NGO교육센터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만남 내용을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에게 전하며 '봉은사 외압설'을 주장한 김영국씨가 기자회견 자리에 참석해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아울러 명진 스님 퇴출과 관련 김 소장은 당시 템플스테이 예산 삭감 문제 때문에 자승 원장과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 만남을 주선했다며 “시청 앞 플라자호텔 일식집에서 만났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예산 얘기만 해야 하는데 안상수 원내대표가 갑자기 뜬금없이 강남 좌파 주지를 그냥 둘 거냐고 했다”며 “자승 원장이 임기가 보장돼 있어 ‘지금 어렵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후 “자승 원장이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바꿔 총무원장이 직접 운영하는 사찰이 됐다”며 “직영사찰로 만든 다음 명진 스님을 쫓아낸 것”이라고 했다. 

김 소장은 “당시 기자회견을 열고 폭로했고 나는 조계종문화사업단에서 쫓겨났다”며 “부인도 지방의 사찰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퇴출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