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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리> 전 작가들 “비정규직 해고 아이템, 당사자 될 줄이야”

기사승인 2018.03.15  17: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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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206] SBS <뉴스토리> 해고 작가들

   
▲ SBS의 시사 고발 프로그램 <뉴스토리>

SBS의 시사 고발 프로그램 <뉴스토리>의 작가들이 부당 해고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에 대해 SBS 보도본부 측은 프로그램 개편으로 인한 불가피한 계약 종료라는 입장이라고 맞서고 있다.

SBS <뉴스토리>는 보도본부 소속 기자들이 뉴스의 뒷이야기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전하는 시사 보도 프로그램이다. SBS에 따르면 기존에 기자 1명에 작가 1명이 팀을 구성해 방송을 만들었지만 봄 개편으로 기존 15분 단위 매거진 형식이 아닌, 50분 동안 한 가지 주제를 심층적으로 다루는 포맷으로 변경했고 팀도 기자 2명에 작가 1명으로 구성했다는 것이다. 또한, 작가와 개별 면담을 통해 이런 내용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는 게 SBS의 입장이다. 

SBS 입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가 궁금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해고당한 작가들을 만나 심경과 문제의 본질을 짚어 보았다. 작가들의 요청으로 익명으로 처리했다. 

“‘문체부 표준 계약서’를 입맛대로 바꾼 것…‘합의’를 ‘즉시’로 변경”

- 지난달 SBS <뉴스토리>에서 쫓겨나셨는데 심경이 어떠세요?

A: “많은 작가가 성명서도 내고 있고 도움을 많이 주세요. 힘들고 속상하지만, 힘을 많이 얻고 있습니다.”

B: “갑자기 정리를 당했을 때는 충격도 컸거든요. 저희가 바로 잡아야 할 일을 하고 있어서 불공정 계약서 문제에 집중하고 있어요.”

C: “처음에는 저도 많이 힘들었는데 어느 정도 추스르고 있어요. 해고 말고도 계약서를 바로 잡고, 많이 알리는 등의 눈앞에서 해야 할 일이 있거든요.”

- 해고소식은 어떻게 들으셨어요?

B: “2월 초 SBS 보도본부에서 문체부 표준계약서를 바탕으로 처음 나온 계약서에 싸인 하라고 했어요. 그래서 거기에 싸인 했죠. 2개월짜리라 짧기는 했는데 형식적인 거라고 했어요.  전산처리로 해야 하니까 빨리 사인해서 넘겨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사인 한 후 20일여 정도 있다가 갑자기 ‘프로그램을 개편해야 한다. 하지만 작가님은 잘 안 맞아서 그만뒀으면 좋겠다’고 해서 작가 6명 중 5명이 정리된 거죠.” 

- 2개월 계약하고 20일 만에 계약 해지를 한 거잖아요. 잘 이해가 안 됩니다. 2개월은 굉장히 짧은 기간인데 아무 계획도 없이 계약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D: “계약서를 처음 썼는데요. 의례적으로 문체부에서 내려왔다는 얘기를 하면서 표준계약서대로 진행했고 형식적인 절차라고 했어요. 이것과 상관없이 개편이 있을 거란 얘기는 전혀 듣지 못했어요. 형식적으로 쓰고, 개편 이후에도 계속 일할 줄 알았는데 20일여 만에 해고된 거죠.” 

- 예전에는 계약서가 없었나요?

A: “네 없었어요. 2016년도에 계약서라는 걸 줬었는데 그 계약서가 불공정 계약서라서 철회해 달라고 한 다음부터는 거의 2년 만에 이 계약서가 다시 등장한 거예요.”

B: “그전 계약서는 SBS 보도본부에서 일방적으로 만든 것이고 이번 계약서는 문체부가 전 방송사를 대상으로 갑을 관계와 불공장한 방송 환경을 바로 잡자고 해서 만든 거예요. 그 계약서에 저희가 처음으로 사인한 건데, 표준계약서 원안도 지키지 않고 자기들 입맛에 맞게 변형했죠.” 

- SBS 측은 계약 종료지 부당 해고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작가님들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시잖아요. 이유가 있을까요?

B: “계약서 4조 2항에 의하면 날짜가 적혀있고 ‘즉시’ 종료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어요. 그 조항만 보면 자기들 입장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는 거죠. 그러나 그 계약서는 문체부 표준 계약서가 아니에요. 자기들이 상황에 맞게 바꾼 거라서 그게 문제가 된 것입니다.

참고로 설명 드리자면 문체부 표준 계약서는 정부 부처와 한국 작가 협회가 3년에 걸쳐서 만들었어요. 열악한 방송환경에서 저희 같은 비정규직 프리랜서들이 겪는 잘못된 관행을 잡자는 좋은 취지로 만들었겠죠.

표준계약서 원안에 따르면 ‘계약 종료’는 합의에 의한 건데 SBS 보도본부는 ‘합의’를 ‘즉시’로 변경했어요. 완전히 다른 내용이잖아요. 이런 식으로 바꾼 건 저작권 조항도 해당됩니다. SBS 보도본부는 문체부 표준계약서는 권고 사항일 뿐 자기들 상황에 따라 바꿀 수 있다고 하는데, 갑의 입맛에 맞게 바꿀 수 있다면 표준 계약서의 의미를 대체 어디에서 어떻게 찾을 수 있는 걸까요? 이는 분명 문제가 있어요.”

- 계약할 땐 이 독소조항을 못 봤나요?

D: “SBS 보도본부에서 계속 계약서에 사인해달라고 독촉했고 이미 사인해서 넘긴 작가들도 있었어요. 자문을 구한 한국방송작가협회에서 서둘러 수정권고안을 보내줘서 몇몇 조항을 수정해 달라고 SBS 보도본부 측에 얘기했더니 고치겠다고 했어요. 하지만 그 후 저희는 수정된 계약서를 받지 못했어요. 수정된 계약서 대신 저희가 받은 건 해고통보였죠.”

- 계약서에 사인은 안 했나요?

A: “앞서 말씀드린 대로 계약서에 사인한 다음에 작가협회에서 ‘이런 부분은 문제가 있으니 수정된 계약서를 요구해라‘라고 해서 수정 계약서를 요구했더니 그 자리에서는 알겠다고 대답하고 수정된 계약서를 못 받은 거죠.”

- 사인하기 전 수정을 먼저 요구했어야 하지 않나요?

A: “네 그런데 그렇게 하기에는 회사 쪽에서 사인한 계약서를 빨리 달라고 요구했어요. 금요일에 계약서를 나눠주고 월요일까지 달라고 재촉했죠. 일단 작가들은 표준계약서대로 했다고 하니 큰 문제가 있을까 싶어서 싸인한 거예요. 그런데 작가협회에서 그 계약서는 문제가 상당히 많다고 해서 저희가 부랴부랴 수정권고안을 들고 요구했어요. ‘저희가 사인했지만, 수정이 필요합니다. 계약서를 수정하죠’라고 저희가 제안을 했기 때문에 수정된 계약서를 저희에게 줬었어야 하는데 결국 못 받았어요.” 

- 어느 정도 의도가 있다고 보세요?

A: “저희가 기자 간담회 때도 이야기를 했었는데 SBS 보도본부에서 만든 계약서는 작기가 일할 수 있는 표준 계약서라기보다는 해고와 개편을 위한 계약서란 생각이 들어요.”

C: “이런 사태를 합리화하기 위한 장치로서 문구까지 바꿔가면서 계약서를 약용한 거죠. 표준 계약서 문구는 그렇게 안 되어 있거든요. 임의로 왜곡하고 변형된 계약서를 저희에게 사인하게 해서 이런 사태에 대한 어찌 보면 면피용 문서로 이용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들어요.”

 “이 사안의 핵심은 표준계약서 변형과 왜곡 그리고 악용에 있다”

- 법적으로 어떻게 할 방법이 없나요?

C: “일단 표준 계약서라는 게 3년의 작업을 거쳐서 12월 28일 완성 됐어요. 그리고 문체부에서 각 방송사에 권고하면서 이 계약서로 작가하고 이 계약서를 토대로 계약해 달라고 권고를 했는데 사측 마음대로 왜곡하고 변형한 거예요. 어떻게 보면 저희가 표준계약서가 악용된 첫 사례예요. 이 사안의 핵심은 표준계약서 변형과 왜곡 그리고 악용에 있습니다.”

- SBS 측은 기존 기자 1명의 작가 1명 포맷에서 기자 2명의 작가 1명 포맷으로 바뀌어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던데.

A: “해고된 저희 작가 경력이 한 명당 평균 15년 넘어요. ‘포맷이 바뀐다, 재편성이 필요하다’는 등의 이야기는 그동안 수없이 들었고 제작진 개편 역시 방송사의 고유 권한이자 프로그램의 발전을 위한 방안이기에 존중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루아침에 나가라는 이야기는 처음 들었어요. 그것도 작가 6명 중 5명을 집단으로 해고하는 사례도 처음이기에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어떤 이별이든 예의와 절차, 이에 따른 해명은 필요합니다. SBS 보도본부에서는 저희 작가들을 동료가 아닌 도구로 봤기에 이런 비상식적인 일을 저지른 거겠죠.” 

- 협의는 아예 없었나요?

C: “해고 통지하기 전에는 일절 없었고요. 개편에 대한 얘기도 한 명 한 명 불러서 해고 통보를 하는 그 자리에서 처음 들었습니다. 더 이상 같이 못하겠다는 소리를 듣기 30초 전에 들었을까요?” 

- 포맷이 바뀌거나 개편된다고 해도 다른 프로그램에서 작가를 생활할 수 있지 않나요? 굳이 작가 해고할 필요가 없을 거 같은데.

A: “그건 저희도 묻고 싶어요. 꼭 그래야만 했었냐고. 이건 생존권의 문제이기도 하잖아요.”

- 지난달 23일 오후, 작가들에게 개별적으로 면담을 신청해 이런 내용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는 게 SBS의 입장이던데.

C: “개별 면담이라는 게 한 명씩 불러서 ‘작가님 미안해요. 저희가 개편되어 포맷을 바꾸기 때문에 작가님과 함께 못 가겠어요’라는 게 이해를 구한 건가요? 이걸 면담이라고 해야 할까요? 전 모르겠네요. 이걸 개별 면담을 신청해서 내용을 설명했다고 하면 해고 통보도 면담이겠네요.” 

- 부당해고한 이유 뭐라고 추측하세요?

A: “저희도 궁금해요. 포맷 변경에 따르다 보니 작가들 성향이 안 맞는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근거를 얘기해달라고 했을 때 그것에 대한 이야기는 안 하고 있거든요. 저희는 몰라요. 수차례 물었지만 이에 대한 답은 못 들었어요.”

- 지난달 28일 낸 입장문에서 “방송계에는 ‘하루아침에 해고’라는 비상식적인 일이 반복되어 왔으며, 특히 SBS 보도국은 개편, 포맷 변경, 경쟁력 강화 등을 명목으로 작가 해고 또는 해고 압박이 빈번하게 벌어졌다”라고 하셨던데 이런 일이 SBS에서 처음 일어난 일은 아니라는 건가요?

C: “방송사는 3~5월까지가 개편 시즌이에요. 개편을 이유로 작가를 자르는 건 비일비재하죠. 근데 그걸 막아보려고 방통위와 방송 3사와 작가 협회가 나서서 표준 계약서를 오랜 작업을 통해 만들고 이것을 정착시키려는 거예요. 그런데 첫 단추부터 저희 사태가 벌어진 거예요. tbs도 PD가 개편을 이유로 작가를 잘랐다고 하더라고요. 정당한 이유를 대지도 않고 자르는 일 많아요. 그런 일이 마치 관행인 것처럼 반복됩니다. 그거 바로 잡아야 하지 않을까요?” 

- 앞으로 어떻게 대응하실 생각이신가요?

A: “저희 작가 네 명의 뜻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계속 이야기를 해나가고 있어요. 저희 작가들은 복귀가 목표는 아니에요. 밥그릇 하나 되찾겠다고 이렇게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아닙니다.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가 목표기 때문에 그 부분과 관련해서 계속 논의할 예정이고 한국방송작가협회 쪽과 4사 방송작가협의회, 그리고 방송 갑질 119쪽과 계속해서 협의를 해 나가며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쪽에 시정을 요구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SBS 보도본부의 공식적인 답변을 이끌어내고 싶어요.”

C: “이 사안의 핵심이 표준 계약서잖아요. 표준 계약서 작업에 함께 머리를 맞대고 동참하셨던 방통위나 문체부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반드시 관심을 가져주셔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기 위해 어떤 방법이 있을지 논의해 봐야겠죠.” 

-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A: “제가 SBS 보도본부 <뉴스토리>에서 오랫동안 몸담았던 이유는 기자들과 함께 정의롭고 나아진 세상을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이에요. 제가 방송아이템으로 다룬 수많은 비정규직 해고 사건들이 있는데, 제가 그 사건의 당사자가 될 줄은 몰랐어요. 기자와 함께 일하는 저도 이런 일을 당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오죽할까요. 어찌 보면 이런 일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 사건에 대해 관심을 가져 주시면 좋겠어요.”

B: “저 같은 경우는요. 진심으로 바라는 게 어쨌든 SBS가 여태까지 구두로 사람을 쓰고 구두로 그만두라는 말이 비일비재했는데 정부가 만들고 인정한 공식 문서를 가지고 또 다른 방법으로 작가를 해고한 게 충격적이에요. 그래서 이 일의 부당함을 SBS는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바로잡아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저희는 계속해서 노력하겠습니다.”

D: “제가 지금 다른 프로그램의 작가였어도 제 일이라고 생각할 것 같아요. 이 사태를 보는 동료 선후배 작가들도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고 무엇보다 SBS 보도본부에서 공식적인 사과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C: “이일은 저희만 겪는 문제가 아니거든요. 저희가 시작인 거 같아요. 다른 방송사에서도 표준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거치게 될 과정이에요. 지금이 곧 개편철이거든요. 방송사에서 일하는 수많은 작가 뿐만 아니라 스텝들이 저희 같은 일을 당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그곳에서 일하는 기자나 PD들과 똑같은 사람이거든요. 같은 동료라고 생각하고 일해 주시면 좋겠어요. 정규직들은 이렇게 불합리하게 대우받고 해고 통보받으면 노조에서 가만있지 않잖아요. 그러나 우리는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넌 내일부터 안 나와도 돼, 지금 짐 싸서 가’라는 걸 하잖아요. 그 부분이 분명히 잘못됐다고 얘기하고 싶은 거예요. 잘못된 걸 알면서도 지금까지 잘못됐다고 얘기조차 못 했거든요. 지금이라도 바로잡고 싶어요.”

이영광 기자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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