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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60분’ 조준웅 특검 “삼성이 ‘이건희 차명계좌’ 골라줬다”

기사승인 2018.03.08  12: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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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채진에 ‘장충기 인사 청탁 문자’ 물으니 “자식 걱정, 인지상정 아닌가” 뻔뻔 해명

   

2008년 삼성그룹 비자금 사건을 수사했던 조준웅 전 특검은 당시 밝혀진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 1199개는 “삼성이 골라온 것이다, 자수하는 목록으로 만들어 왔다”고 했다. 

KBS 시사프로그램 ‘추적60분’은 7일 ‘삼성공화국 2부작’ 중 1편 ‘D-64 이건희 차명계좌, 이대로 묻히나’를 방송했다.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 수사 당시 ‘면죄부 수사’, ‘봐주기 수사’ 비판을 받았던 조준웅 변호사의 인터뷰가 보도됐다. 

조준웅 특검은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폭로’로 촉발된 수사에서 차명계좌 1199개(약 4조 5천억원)를 확인했지만 비자금 의혹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현재 로펌 대표 변호사로 있는 조 변호사는 “삼성측이 ‘고 이병철 회장때부터 차명으로 만들어진 것을 상속받았다’고 주장했다”며 “그에 관해 우리가 옳다, 그르다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자금의 원천이 상속재산이라는 삼성측의 주장을 그대로 인정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조 변호사는 당시 밝혀낸 1199개의 차명계좌도 삼성측이 실토한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삼성측이 ‘우리가 스스로 확실히 차명인 것을 골라 오겠다’고 했다”며 “(1199개보다) 많았지, 많은 걸 자기네들이 ‘이거는 차명이다’하고 자수하는 목록을 만들어왔다”고 밝혔다. 

이에 ‘삼성측에서 밝히지 않은 차명계좌가 더 있을 수도 있지 않은가’라고 묻자 조 전 특검은 “그건 모르지”라고 답했다. 

   
   
   
   

그러나 당시 삼성증권 관계자는 “비서실 계좌라고 불렀는데 차명계좌라고 알 수 있는 게 다 삼성 임원들 이름”이라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운영 실태에 대해 그는 “비서실에서 핫라인으로 ‘누구 계좌에서 삼성전자 몇 주 팔아달라’고 전화가 온다”며 “그러면 매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쉽게 얘기하면 고급 정보를 가지고 주식 매매를 해서 그걸 비자금화를 한번 더 시킬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삼성특검에 대해 박성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삼성 비자금 차명 계좌를 파헤쳐서 사회적 정의, 경제적 정의를 실천하는 특검”이 아니라 “삼성의 숙원 사업을 해결해주는 해결사 노릇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조준웅 전 특검의 아들은 비자금 사건 선고 이듬해인 2010년 1월 삼성전자에 특채 입사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당시 삼성특검팀이 ‘떡값검사로’ 지목했던 임채진 검찰총장은 지난해 ‘장충기 문자’로 다시 언론에 등장했다. 시사인이 지난해 8월 삼성과 언론계 인사들의 낯뜨거운 유착 관계를 보여주는 장충기 전 삼성그룹 사장(미래전략실 차장)의 문자를 공개했는데 임채진 전 총장의 문자메시지도 포함됐다.

“임채진이네. 그동안 건강하게 잘 계셨는가. 이번 토요일 미팅 계획은 예정대로 시행되겠지? 내공을 좀 더 깊이 갈고 닦아 그날 보세. 

그리고. 내 사위 ““OOO””이 수원공장 OO실에 근무 중인데, 이번에 ““인도”” 근무를 지원했네. 본인의 능력과 적성에 대해 오랜 고민 끝에 해외근무를 신청한 것이라 하네. 조그만 방송사 기자를 하고 있는 내 딸 OO이도 무언가 새로운 길을 열기 위해 인도에서 몇 년간 공부하고 오면 좋겠다면서 날더라 꼭 좀 갈 수 있도록 자네에게 부탁해달라 하네그려. 

부적격자라면 안 되겠지만, 혹시 같은 조건이면 가급적 OOO이 인도로 나갈 수 있도록 좀 도와주시면 안 되겠는가. 쓸데없이 폐를 끼치는 것 같아 미안하네. 이번 토요일날 보세~~~!!”

이에 대해 ‘추적60분’은 임 전 총장을 만나 해명을 요구했다. 

임 전 총장은 제작진에 “당신 지금 애가 있나”라고 되물으며 “애를 낳아보면 부모 심정을 알 것이다”라고 말했다. 

임 전 총장은 “저거끼리 걱정을 하는 걸 들으니 아버지가 뭐가 도와줄 게 없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인지상정 아닌가?”라며 “어때요, 인지상정이에요, 인지상정 아니에요?”라고 제작진을 다그쳤다. 

   
   
   


 

 

민일성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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