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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좌파에만 있는 이유? 홍준표네는 ‘들어줄 이 없다’ 절망 때문”

기사승인 2018.03.07  17: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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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 활동가 “웃고 미투 조롱하는 ‘위드유’ 행사…누군가는 고통 속에 있었을 것”

   
▲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진행된 제1차 자유한국당 전국여성대회에서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당신과 함께'라는 손피켓을 들고 미투운동을 지지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미투는 좌파에서만 벌어진다’는 발언에 대해 7일 “그들 속에는 내 이야기를 들어줄 누구도 없다는 절망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활동가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홍준표네 여자만세라는 전국여성대회 행사 동영상을 보니, 입이 다물어 지지 않는다”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홍준표 대표는 전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제1회 ‘여자만세’ 전국여성대회에서 “민망한 사건들이 좌파진영에서만 벌어지고 있다”, “미투운동을 가열차게 해서 좌파들이 많이 걸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홍준표, 미투운동도 색깔론…피해자들 피눈물 고발하는데..”

이날 행사에 대해 박진 활동가는 “미투가 시작되고 말하기 시작한 여성들의 고통, 국민들에게 저를 지켜달라고 한 그녀의 절규. 그걸 바라보는 고통, 잊었던 기억이 떠올라 잠을 이루지 못한 이들의 고통은 어디 한군데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활동가는 “거기서 박수를 치는 자유한국당 여성당원들과 당직자들 중 누군가는 얼마나 가슴 아프게 앉아 있었을까”라며 “그중 분명 있었으리라. 내 모든 걸 걸고 장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활동가는 “끝없이 쏟아지는 여성에 대한 성폭력 사건은 ‘설거지는 여자가 하는 일, 그건 하늘이 정한 일이다’에서 비롯된 일”이며 “돼지발정제를 먹여서 강간을 모의 한 과거를 치기어린 젊은 시절의 무용담으로 지껄이는 따위의 일들, 성적 대상으로 여성을 간주하고, 같은 사람으로 보지 않고, 함부로 대해도 되고, 여자들이 할 일과 남자들이 할 일이 나뉘어 있다고 보는, 지독한 가부장적 질서. 남자와 여자가 동등한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은 너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홍 대표의 그간 여성관과 관련된 행보를 짚었다. 

그러면서 보수진영에서 미투 고발이 없는 이유에 대해 박 활동가는 “말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그나마 소위 진보진영, 좌파진영의 가해자들에 대해서 말할 때, 이걸 지켜줄 사람이 내 곁에 있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그건 오히려 성찰이 가능하고 반성도 가능하고 변화도 가능하다는 반증”이라고 진단했다. 

박 활동가는 “미투는 폭로가 아니라 용기의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그들 속에는 용기를 낼, 감히 내 이야기를 들어줄 누구도 없다는 절망이 있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박 활동가는 “심지어 여성대회에서 웃고 떠들고 환호하며 미투를 조롱했다”며 “그들 중 가슴을 쥐어짜며 고통에 차서 앉아있을 누군가가 그래서 나는 염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박 활동가는 “왜, 그렇냐고? 너희들의 범죄와 너희들의 사악함이 용기조차 가로막기 때문”이라며 “홍준표, 너는 도대체 누구와 #with_you를 할 것인가”라고 연대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마지막으로 박 활동가는 “자유한국당과 그 극우들에 의해 아픈 기억을 가진 누구라도 오십시요”라며 “제가 목숨을 걸고 지켜 드리겠습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자유한국당에서 제명 처분된 류여해 전 최고위원은 홍 대표의 여성대회 발언에 대해 “대변인 수준에서도 해서는 안될 말을 당대표가 공개적으로 해서 보수우파의 품격을 떨어지게 하니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미투운동은 서지현 검사보다 앞서 제가 홍준표 대표에 대해 맨 먼저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류 전 최고위원은 “홍 대표는 여전히 성희롱의 의미가 무엇인지 모른다”며 “홍 대표는 미투운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피해에 대한 우려를 표할 때가 아니다. 자신의 잘못에 대한 깊은 반성과 고백이 필요할 때”라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달 5일 홍 대표에 대해 성추행과 모욕 등의 혐의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류 전 최고위원은 이날 “명예훼손과 모욕 등으로 추가 고소했다”고 밝혔다. 

   

 

민일성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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