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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 “‘교수 성추행’ 주변 묵인으로 성폭행으로 넘어가”

기사승인 2018.02.21  12: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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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내 공정한 조사 불가능…조민기 사례, 학생들 원하는 과정 거쳤을까 의문”

   
▲<사진=페이스북 이미지 캡처>

배우 조민기씨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학계 미투를 처음 선언한 H대 대학원생 ㄱ씨는 21일 “학내 기관에서는 공정한 조사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ㄱ씨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학내 기관에서 그 교수에게 함부로 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ㄱ씨는 “문제를 제기한 대학원생이 공부를 계속 하려면 다른 교수들이 받아줘야 하는데 나서지 않는 경우가 정말 많다”며 “그러면 논문도 제출할 수 없고 학업도 계속할 수가 없다”고 실태를 전했다. 

그러면서 ㄱ씨는 “조민기님 보도도 봤지만 과연 학생들이 원하는 공정하고 온당한 해결의 과정을 거쳤을까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ㄱ씨는 서미현 검사의 ‘안태근 성추행’ 고발 후 SNS에 자신도 지도교수와 강사에게 오랫동안 성추행을 당했다며 미투 선언을 했다. 해당 글은 수백회 공유됐고 수천명의 사람들이 ‘화나요’, ‘슬퍼요’를 누르며 지지를 보냈다. 

☞ 관련기사 : 노웅래 “K대 교수 대학원생 성추행, 곧 공개…학계 미투 운동도”

학계에서도 미투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배우 조민기씨의 행적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고 있는 것. 조씨가 2010년 청주대학교 교수로 임용된 이후 여제자들을 상습적으로 성희롱 했다는 증언이 SNS와 청주대학교 홈페이지 내 게시판 등에 이어지고 있다.

ㄱ씨는 “교수님이 처음 연구실 생활을 시작하는 날 연구실 안의 일은 절대 밖에 나가 얘기하지 말라 했다”며 “대학원에서는 여학생은 성희롱, 남학생한테는 갑질한다는 말이 있다”고 했다. 

또 문제제기를 하지 못했던 이유에 대해 ㄱ씨는 “한국은 정말 좁다”며 “(문제 제기를 하려면) 그 일을 완전히 떠나야 된다, 다른 일을 해야 된다”고 토로했다. 

ㄱ씨는 “학교에서 권력은 분위기이다”며 “모두 있는 앞에서 테이블 아래로 여학생 손을 만진다든가 해도 (주변 사람들은) 다들 투명인간처럼 있다”고 실태를 밝혔다. 

그는 “누구 하나 제지하는 분이 없다”며 “오히려 당황해하는 피해자에게 가만히 있으라는 식으로 아무 일이 없다는 듯이 행동을 한다”고 폭로했다. 

또 ㄱ씨는 “성폭행은 성희롱을 당하면 진행되더라”며 주변 사람들이 묵인하면 “성폭행으로 굉장히 쉽게 넘어간다”고 말했다. 이같이 교수에게 당한 대학원생이 자신에게 상담을 한 일도 있다고 했다. 

ㄱ씨는 SNS에 자신의 피해 사실을 밝힌 후 ‘좋아요’와 응원 댓글을 많이 받았다며 “평생 감사하며 살게 될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지금 어디선가 쓸쓸한 눈으로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다”며 “저도 힘들고 갈 길이 남았지만 정말 전보다 숨을 쉬는 것 같다”고 했다. 

ㄱ씨는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절대 포기하지 마셨으면”이라며 “정말 간절히 말씀드리고 응원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 배우 조민기씨 <자료사진, 사진제공=뉴시스>

민일성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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