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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홍준표 대표... ‘짖는 개’는 누구인가

기사승인 2018.02.05  09: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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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태의 와이드뷰] ‘언론과의 전쟁’ 부르짖는 홍준표의 ‘페북 정치’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요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밀고 있는 ‘슬로건’이다. 최근 본인의 페이스북에 두 번이나 이런 문장을 적었다. 개가 누구를 지칭하는지, 또 기차는 누구를 지칭하는지 국민들이 궁금해 할지 그 자체가 의문이지만, 결국 해석은 각자의 몫일 터다. 다만, 짖는 ‘개’가 ‘자유한국당’이고, 열심히 제 길을 가는 ‘기차’가 국민들이라고 해석하는 이도 적지 않을 것 같다.  

분명한 것은 홍 대표가 요즘 어느 때와 비교해도 ‘페북 정치’에 심하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특히나 홍 대표가 류여해 전 최고위원 발언 보도를 두고 지난 2일 종편 MBN에 대해 당사 출입을 금지시킨 이후 그의 발언 수위는 여느 때와 비교해도 최고 수위를 찍었다고 할 수 있다. 가히 ‘언론과의 전쟁’이라 할 만하다. 

특히 지난 2일부터 휴일이던 4일까지 홍 대표는 ‘페북 정치’를 통해 목하 ‘열일’ 중이었다.  MBN을 비롯한 언론 때리기를 비롯해 문재인 정부 비판은 물론 안철수+유승민 조합의 ‘미래당’ 때리기까지 말 그대로 쉴 틈이 없었다. 

   
▲ <사진=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페이스북>

이러한 홍 대표의 ‘페북 정치’에 대한 가장 냉소적인 반응은 아마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보좌역인 김철근 대변인의 페이스북 글일 것이다. 4일 미래당 출범을 두고 “내부 총질”, “배신자 집단” 운운한 홍 대표에게 김 대변인은 같은 날 “걸레를 물고 말하는 듯한 홍준표 대표 발언을 언급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홍 대표는) 평소 아무 말 대잔치를 하시는 분”이라고 일갈했다. 

홍 대표 주위로 짖는 개부터 ‘걸레’까지 저렴한 언어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과연 지난 며칠간 홍 대표의 ‘페북 정치’ 수준이 어땠길래 ‘걸레’, ‘아무 말 대잔치’라는 표현까지 등장했을까. 

‘페북 정치’ 올인한 홍준표의 아무말 대잔치 

“최교일 의원에 대한 사건 몰아가기, 이번 MBN사건을 종합해 보면 우리당을 성희롱당으로 몰고 가려는 음모에서 비롯된 음험한 책략이라고 보여지기 때문에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습니다. 우리를 근거 없는 비난만 하는 갑질 언론에 대해서는 취재거부의 자유도 있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알도록 해 줄 것 입니다.”

지난 2일 홍 대표가 쓴 글 전문이다. 미안하지만,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나 한나라당은 이미 ‘성누리당’과 ‘’성나라당’으로 유명한 정당이었다. 각종 성희롱 사건에 연루된 의원들을 감싸기로 유명한 정당 아니었나. 

“딸 같고 손녀 같아서 만졌다”던 캐디 성추행 사건의 주인공인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대표적이다(대법원은 작년 4월 박희태 전 의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그와 같은 사례는 열거하기에도 벅찰 정도다. 

   
▲ 2017년 4월28일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골프를 치던 중 경기진행요원(캐디)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희태 전 국회의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사진제공=뉴시스>

‘성희롱당’으로 몰고 가려는 음모는, 애초부터 없었다. 그저 그 당에 모인 의원들이, 구성원들이 종종 성추행을 자행했고, 만천하게 까발려져서 윤리위원회에 회부되거나, 여론의 뭇매를 맞거나, 그도 아니면 법정에 섰을 뿐이다. 최교일 의원도 그 중 하나일 뿐이다. 

홍 대표 본인 역시 지난 조기대선 당시 발정제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다 못해 여타 대선 후보들로부터 사퇴를 종용 받지 않았었나. 비단 류여해 전 최고위원의 문제제기가 전부가 아니란 얘기다. 그렇기에 더더욱 “근거 없는 비난만 하는 갑질 언론” 운운은 짖던 개가 웃을 일이다. 

종편 MBN이야말로 자유한국당과 그 전신인 새누리당의 충실한 우군 아니었던가. 그런 우군이 잠시 잠깐 밉다고 출입 금지 조치라니, 기사까지 삭제한 MBN 입장에서는 얼마나 서운했겠는가. 이 뿐만이 아니다. 아내까지 들먹이며 류여해 최고위원의 ‘성희롱’ 운운에 반박하며 절박함을 드러낸 홍 대표는 3일에도 꽤나 저렴한 용어들로 ‘페북 정치’를 이어갔다. 
 
“평양올림픽이 끝나면 문재인 정권은 민노총, 전교조, 좌파 시민 단체, 문슬람, 탈취한 어용 방송, 좌파 신문만 남을 겁니다. 민심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저들은 감지하지 못하고 아직도 권력에 취해 세상을 상대로 괴벨스 놀음만 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을 일시적으로 속일 수는 있어도 영구적으로 속일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데 저들은 주사파 운동권의 논리로 국민들을 계속 속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우리는 묵묵히 민심만 보고 갑니다.”

‘평양올림픽’부터 ‘문슬람’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저렴한 표현들로 채워진 ‘아무말 대잔치’의 향연 맞다. 민노총, 전교조, 좌파 운운은 보수층을 위한 그의 단골메뉴라고 치자. 여기에 ‘어용방송’, ‘좌파 신문’ 운운은 최근 들어 홍 대표가 추가한 리스트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이 대목에 홍 대표의 절박함이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그와 극우/보수가 언론에 느끼는 절박함이 그대로 묻어난다고 할까.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는 홍준표의 슬픈 예감

홍 대표 정도의 상식과 수준에서, MBC와 KBS는 뺏긴 게 맞을 것이다. 게다가 SBS까지 돌아선지 오래고, JTBC는 극우/보수에게 있어 ‘공공의 적’이나 마찬가지다. 소셜미디어 상에서는 언제나 진보진영이 우세했다. 탄핵정국 이후 더더욱 그들이 기댈 곳은 <TV조선>을 위시한 종편과 보수언론, 보수층의 개인 메신저로 유포되는 ‘가짜뉴스’가 전부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양대 공영방송을 쥐락펴락하고 완전히 망가뜨렸다는 사실은 이제 기정사실화됐다. 그 지상파가 ‘정상화’되면서 홍 대표와 극우/보수가 언론과 방송에 느끼는 위기감은 절체절명의 수준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해 보라. 방송을 장악하고, 여론을 조작하며 손쉽게 정치했던 여당 시절의 방패막이가 다 사라져버렸으니, 얼마나 두렵고 외롭겠는가. 그 불안감의 발로가 시도 때도 스마트폰을 붙잡고 끄적이는 ‘페북 정치’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 과거 법무부 검찰국장 시절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달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홍준표 대표를 만난 후 함께 당사를 떠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가짜뉴스를 보도한 MBN에 대해서는 명예훼손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소송이 끝날 때까지 당사출입금지, 취재거부, 부스 빼고 300만 당원들과 국민들에게 가짜뉴스 시청거부 운동을 계속 하겠습니다. 변명문에 불과한 것을 올려놓고 정정보도문이라고 강변하는 것도 참 가증스럽습니다. 언론 재갈 물리기라고 말하는 것도 어처구니 없습니다. 아무런 힘도 없는 야당이 어떻게 슈퍼 갑질 대그룹 언론에 재갈을 물릴 수 있습니까?”

“언론의 자유는 거짓의 자유는 아닙니다. 가짜뉴스도 언론의 자유라고 주장하는 좌파 매체들,그리고 반대세력들이 일제히 같은 목소리로 나서는 것을 보니 MBN에 대한 이번 조치가 맞긴 맞는 모양입니다. 이번 기회에 갑질 가짜언론에 대해서는 어떤 댓가를 치루더라도 바로 잡을 것이고 절대 타협없이 옳고 그름을 가려낼 것입니다. 취재의 자유보다 가짜 언론에 대한 취재거부의 자유가 우선 한다는 것을 단단히 알려 줄 것입니다.” (홍 대표의 3일 페이스북 글)

MBN을 때리는 건 그래서다. 자신의 ‘편’이었던, 보수에게 우호적이었던 MBN을 때림으로서 일종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함께 가자고, 나를 버리지 말라고. 꽤나 적극적인 SOS라고 할 만 하다. 더군다나,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지로부터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고, 심지어 끈 떨어진 신세가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홍준표 대표 스스로가 믿을 곳은 ‘페이스북’ 밖에, 소셜미디어 밖에 없다고 토로하는 것도 이해가 가고 남는다. ‘가짜뉴스’의 진원지인 그 기울어진, 은밀한 ‘소셜미디어’ 말이다.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언론 환경을 묵과하고 비겁하게 몸을 사리면 대선 때의 악몽이 지방선거에 까지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하게 됩니다. 명예훼손 민사소송이 완결될 때까지 MBN과 누가 정당한지 여부를 가려 보겠습니다. 진주의료원 폐업 사건때와 마찬가지로 참고 또 참으며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진위를 가리겠습니다. 진실은 반드시 승리합니다.”

급기야 4일 올린 글에서 홍 대표는 속내를 드러냈다. 이대로라면 ‘지방선거’에서 참패, 아니 몰락하고 정치적 생명이 끝날 거라는 ‘최악의 상황’에 대한 불안감 말이다. 언제나, 슬픈 예감, 불안한 예감은 틀린 적이 없는 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같은 날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셜미디어에 적은 글을 돌려드리는 바다. 그렇다.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 법이다. ‘막말 정치’로 한국 정치의 수준을 두 단계는 떨어뜨린 홍준표 대표의 진실이 과연 ‘승리’를 맞는지, ‘몰락’으로 끝나게 될지, 그 향방은 이제 다섯 달 남짓 남은 6.13 지방선거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20세기 독재자의 전형적 모습. 개인 독단 주장 고집 욕구, 감정을 내세우고 관철하기 위해 소속 집단이나 사회에 피해와 희생 야기하는 위험한 성향. 비판 반대자는 적으로 규정. 결코 공적인 역할 담당해선 안 될 사람.”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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