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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13人에 고함, 법 위에 시민 있다” 김주대 격문 시 화제

기사승인 2018.01.26  09:5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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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길영 평론가 “주권자 시민들의 알바생일뿐”…네티즌 ‘건방진 놈들’ 동영상 만들기도

   
▲ <이미지 출처=김주대 시인 페이스북 캡처>

‘사법부 블랙리스트’ 관련 대법관 13명의 집단 반박성명에 대한 김주대 시인의 격문 형태의 장시가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김주대 시인은 24일 소셜미디어(SNS)에 ‘공유를 노골적으로 부탁한다’며 ‘반박 성명 발표한 대법관 13인에게 고함’이란 제목의 시를 발표했다. 

대법관 13명은 23일 법원 추가조사위원회의 ‘사법부 블랙리스트’ 조사결과 발표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며 집단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이들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재판과 관련해 청와대로부터 어떤 연락이나 영향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에게 사과 한마디 없이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증거도 제시하지 않고 변명에 급급한 행태에 김주대 시인이 시를 통해 질타를 쏟아낸 것이다. 

김 시인은 시에서 “너희들 판결하는 데 조금이라도 방해될까봐/ 너희들은 판결에만 전념하라고/ 비린내 나는 생선은 우리가 팔고/ 육중한 기계음 들리는 공장 컨베이어벨트는 우리가 지켰다/ 너희들 월급 받아 판결 잘 해달라고/ 나라에 꼬박꼬박 세금 바쳤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시인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하라고/ 우리는 언 땅에 서서 두 손 호호 불며 아르바이트를 하였고/ 야간 근무를 하였으며/ 공사장에서 떨어져 죽었고/ 과로로 죽었고/ 뿔뿔히 흩어진 가족들 살 길 찾다 죽었다/ 절망으로도 죽고/ 희망으로도 죽었지만/ 사법권은 그 어떤 권력으로부터도 독립되었다고 믿고/ 법은 너희들에게 맡겼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시인은 “너희들은 우리가 법의 이름으로 고용한 알바생들이다/ 그래서 따랐고 인정했고 심지어 복종했다/ 너희들은 우리 국민들이 고용한 임기 6년의 장기 알바생들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시인은 “대법원장인 법관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고 대법원장은 대법관이 된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 대통령을 우리가 뽑았다/ 너희들의 위에 법이 있고 법 위에 우리가 있다”고 일갈했다. 

김 시인은 말미에 “(건방진 놈들)”이라고 적었다. 

이에 대해 오길영 문학평론가는 SNS에서 해당 시를 공유하며 “우리 시민들이 주권자이다. 법의 최종해석권자다”라고 공감을 표했다. 

오 평론가는 “법의 근거는 시민의 권력의지이지 행정부도, 입법부도, 당신들 사법부도 아니다”며 “뭘 좀 알고 말하라”고 말했다. 

또 그는 “당신들이 교과서에 나오는 삼권분립을 지키는 지도 의문이지만 그 삼권분립은 행정부와 입법부 같은 대리권력의 관계에서만 적용된다”며 “감히 주권자인 시민들에게 삼권분립, 법원의 독립을 운운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오 평론가는 “당신들은 주권자인 시민들의 ‘알바생’에 불과하다”며 “당신들은 법위에 있지 않고, 법의 최종해석자도 아니다”고 김주대 시인의 시를 해설했다. 

그러면서 그도 “주권자로서 나도 한마디 덧붙인다. “건방진 x들””이라고 일갈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슬프면서도 한편으로는 통쾌한 시”(kgb*****), “이 시를 법관 임명할 때 낭독하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dwp******), “건방진 놈들로 끝맺음 할 때 가슴 한켠이 아려서 주먹을 쥐었다. 제발 이 시를 읽고 양심에 가책이라는 것을 느껴라!”(tgs******), “공부만!!잘해서 판사됐지만 니들이 국민들에게 존경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니들 스스로가 가장 잘 알 것이다”(s17***), “큰저울대 들고 가장 큰법집 근무하는 대법관 13자에 따가운 질책가한 시인의 분노”(psm****)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통렬한 시를 쓰셨다, 읽다가 격한 마음이 들어 사진을 골라 옷을 입혔다”며 건방진 놈들이란 제목의 동영상을 만들었다.

   
   

 

반박성명 발표한 대법관 13인에게 고함
- 김주대

너희들 고운 손 깨끗한 피부 다칠까봐
땅 파고 농사짓는 일, 바닷바람에 살점 파먹히며 물고기 잡는 일, 공장 돌리는 일은 우리가 하였다. 
영하 20도 굴뚝 꼭대기에 올라가 농성하는 일은 우리가 하였다
촛불 들고 언 손 불며 청와대로 행진하는 일은 우리가 하였다

너희들 판결하는 데 조금이라도 방해될까봐
너희들은 판결에만 전념하라고
비린내 나는 생선은 우리가 팔고
육중한 기계음 들리는 공장 컨베이어벨트는 우리가 지켰다
너희들 월급 받아 판결 잘 해달라고 
나라에 꼬박꼬박 세금 바쳤다

너희들이 빵 한 조각 훔친 아이는 징역을 보내고
수백 억 갈취한 파렴치범은 집으로 돌려보낼 때
너희들 지위를 지키며 겸손한 척 더러운 판결을 내릴 때
너희들 좋은 머리 아플까봐 
너희들의 판단이 맞겠지 하며 
첫 버스를 타고 출근하여 막차를 타고 퇴근하였다

우리는 농사 전문가
우리는 기계 전문가
우리는 노동 전문가 
우리는 알바 전문가 
우리는 예술 전문가 
우리는 장사 전문가
우리는 사무 전문가
우리는 택시 전문가
우리는 버스 전문가
우리는 서비스 전문가
우리가 판단하는 것보다 
법 전문가 너희들이 더 잘 할 것이므로
우리는 못하니까 
우리는 법을 못 배웠으니까 
기꺼이 너희들을 인정하며 너희들에게 법의 칼을 쥐어주었다
너희들 법복 앞에 떨며 서서 
때로 꾸중도 듣고
시키는 대로 감옥에도 가고 벌금 내며 살았다

우리는 환경미화 전문가
너희들이 버린 쓰레기가 너희들을 더럽힐까봐
너희들 눈에 띄지 않게 치우고 줍고 
너희들이 화장실에서 묻혀온 더러운 발자국을 
대법원 복도마다 소리 없이 지워주었다 
우리는 위생 전문가
너희들이 싼 똥이 너희들을 더럽힐까봐 
너희들이 싼 똥 냄새가 너희들 법전을 더럽힐까봐
너희들 눈에 띄지 않게 수거하여 먼 바다에 뿌려주었다
너희들이 죽어도 못 하는 일 
우리가 살아서 다 해주었다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하라고
우리는 언 땅에 서서 두 손 호호 불며 아르바이트를 하였고
야간 근무를 하였으며
공사장에서 떨어져 죽었고
과로로 죽었고
뿔뿔히 흩어진 가족들 살 길 찾다 죽었다
절망으로도 죽고 
희망으로도 죽었지만

사법권은 그 어떤 권력으로부터도 독립되었다고 믿고 
법은 너희들에게 맡겼다
아니 믿고 맡길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너희들과 다른 우리의 일을 해야하니까
너희들이 결코 못 하는 일은 우리가 하고
우리가 못 하는 일은 너희들이 하라고 
너희들에게 맡겼다

너희들이 모든 것으로부터 독립하여도 
우리의 노동
우리의 예술 
우리의 사무
우리의 아르바이트
우리의 장사
우리의 눈물로부터
아니 우리가 낸 세금으로부터 우리로부터 독립할 수 없다

너희들은 우리가 언 손 불며 돈 벌어 월급 주며 
우리가 고용한 알바생들이다
그래서 우리가 고개 숙였다
너희들은 우리가 법의 이름으로 고용한 알바생들이다
그래서 따랐고 인정했고 심지어 복종했다
너희들은 우리 국민들이 고용한 임기 6년의 장기 알바생들이다

대법원장인 법관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고 대법원장은 대법관이 된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 대통령을 우리가 뽑았다

너희들의 위에 법이 있고 법 위에 우리가 있다

(건방진 놈들)

 

민일성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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