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천군, 이외수 ‘폭언논란’에 감성마을 행정사무조사 나서…류근 “참담하고 끔찍”
▲ 강원 화천군 이흥일 의원이 지난달 27일 의회에서 열린 제236회 제2차 본의회 10분 발언을 통해 "감성마을 폭파시키고 떠나겠다"고 발언한 이외수 작가에게 공개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화천군의원이 강원 화천군 감성테마 문학공원에서 집필 중인 이외수 작가가 집필실을 불법 점용해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이흥일 의원(자유한국당)은 화천군의회에서 열린 1차 특별위원회 행정사무조사에서 “군비가 투입된 문학공원은 공공시설물이기 때문에 누구나 이용할 수 있지만 사적공간은 대부료를 납부해야 한다”면서 “지방자치법에 따라 대부료를 소급 적용해 5년치를 징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외수 작가는 10일 SNS를 통해 “화천 감성마을 이외수 문학관이 대한민국 최초의 생존작가 문학관이면서 가장 성공한 문학관이라는 정평이 나 있고 그 영향으로 지역마다 출신 문인들의 문학관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병고에 시달리면서도 화천군의 발전을 위해 온갖 풍파를 극복하면서 10년 이라는 세월을 분골쇄신 일해왔다”며 “그런데 이제는 이흥일 군의원(자유한국당)이라는 분이 집필실 사용료까지 내라고 한다”고 알렸다.
그는 “10년 동안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여러 방면에서 이용만 당한 꼴이고, 이제는 거액의 돈까지 뜯기고 화천에서 쫓겨나게 생겼다”며 “위암, 폐기흉, 유방암으로 투병할 때도 화천군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도대체 군의원이라는 분이 이래도 되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갈등은 지난 10월 이흥일 의원이 “이외수 선생은 지난 8월 문학축전 시상식에서 술 냄새를 풍기며 최문순 화천군수를 향해 ‘감성마을을 폭파하고 떠나겠다’ 등 여러 가지 폭언을 하며 소동을 피웠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이 의원은 이 같이 주장하며 이외수 작가에 군의회에 나와 공개 사과할 것을 촉구,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의원들과 협의해 감성마을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지금까지 들어간 사업비, 운영비, 행사경비가 제대로 집행됐는지 지방자치법에 의한 행정사무조사권을 발동해 조사하겠다”고 협박했다.
논란이 일자 이 작가는 SNS를 통해 사건 발생 후 즉시 해당 군수에 사과의 뜻을 비쳤고, 20여일이 지난 후에 화천 시내 식당에서 최 군수와 만나 사과했다고 전하며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사죄를 드리고 용서를 빌겠다”고 거듭 사과한 바 있다.
다음은 이외수 작가 ‘폭언 논란’ 해명글 전문 . 약 2개월 전의 일입니다. 그날 제가 술을 과하게 마셔서 최문순 화천 군수님께 폭언을 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부인하거나 변명할 생각이 추호도 없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사죄를 드리고 용서를 빌겠습니다. 그렇다. 그리고, 권력이 인간을 오만으로 몰고 갈 때, 시는 인간의 한계를 깨우쳐 준다. 부디 이 글이 쇠 귀에 경 읽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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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이 의원은 ‘감성마을 관련 업무에 대한 행정사무조사’를 발의했고, ‘집필실 불법 사용’ 주장도 행정사무조사에서 발표됐다.
한편, 류근 시인은 이외수 작가의 해명글을 자신의 SNS에 공유하고는 “지독한 암과 싸우는 와중에도 답답할 만큼 지역 행사에 심신을 아끼지 않았던 그의 순정을 내가 알고, 군인들이 알고, 주민들이 알고, 하늘이 안다”며 “이런 포스팅으로 스스로를 해명해야 하는 노작가의 심경이 어떨지 생각하면 참담하고 끔찍하다”고 개탄했다.
상지대 홍성태 교수는 “이외수 선생에 대한 자유당 비리 세력의 비방 모욕 공격이 인간적 도를 넘어선 것은 물론 불법적 만행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자유당 비리 세력은 곳곳에서 민주주의와 법을 망치는 짓을 계속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미란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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