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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 ‘차떼기 여론조작’…이완용·박근혜·박정희 이름 도용까지

기사승인 2017.10.11  18: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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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진오 “불법조작 가담했던 사람들, 현행 교과서를 ‘북한 책 베꼈다’ 막말·매도”

   
   
▲ <사진출처=YTN 화면캡처>

교육부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가 박근혜 정부의 국정교과서 ‘차떼기 여론조작’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것을 11일 요청했다. 

진상조사위원회는 2015년 국정 역사교과서 여론 수렴 과정과 관련 “청와대와 국정원, 교육부가 처음부터 여론 조작에 조직적으로 관여했다고 의심된다”며 수사를 요청했다. 

진상조사팀은 2015년 11월 박근혜 정부가 국민 의견을 수렴하겠다면서 받은 103개 상자의 의견서를 살펴본 결과 53개 상자가 일괄 출력물 형태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우선 2만8000장 분량의 26상자를 조사한 결과 동일한 의견서 양식(4종)에 일정한 유형의 찬성 이유가 반복적으로 기재돼 있었다. 

양모 씨(118장), 배모 씨(103장) 등 같은 이름으로 찬성 이유만 달리한 의견서도 수백장에 달했다. 동일한 주소를 적은 1613명의 찬성 의견서도 있었다. 

성명, 주소, 전화번호를 적는 란에 “이완용/대한제국 경성부 조선총독부/010-1910-0829(경술국치일), 박정희/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1번지 청와대/010-1979-1026(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일), 박근혜/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1번지 청와대/010-0000-1102(의견 수렴 마지막일)” 등 황당한 내용이 적힌 찬성 의견서도 있었다. ‘개소리’, ‘뻘짓’, ‘미친짓’ 등의 비속어가 적힌 찬성 의견서도 발견됐다. 

의견서 박스는 의견수렴 마지막 날인 2015년 11월2일 오후 11시경 세종시 교육부 청사에 도착했다. 차떼기 의견서를 계수한 교육부 직원들은 교육부 학교정책실장의 지시에 따라 직원 200여명이 계수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고석규 진상조사위 위원장은 “故 김영한 전 청와대 수석의 업무노트,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메모, 교육부의 국정역사교과서 비밀 TF 현장 공개, 언론이 입수한 청와대 보고서 등을 검토해 보면 청와대와 국정원, 교육부가 처음부터 여론 조작에 조직적으로 관여했다고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고 위원장은 “수사를 통해 청와대와 국정원, 교육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역사학자인 주진오 상명대 교수는 SNS를 통해 “국정교과서 반대운동을 하던 그 시절이 떠오른다”며 “그때도 심증과 정황은 분명했지만 확실한 물증이 없었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당시 불법조작을 주도하고 가담했던 사람들이 바로, 현행 역사교과서를 좌편향이라 매도하던 바로 그들이었다”며 “심지어 북한 책을 베꼈다는 막말까지 했던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주 교수는 “자신이 저질렀던 행위에 합당한 법의 심판을 받으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당 추혜선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국정교과서의 추악한 실체를 낱낱이 밝힐 기회”라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추 대변인은 “국정교과서는 집행 절차도 케케묵은 유신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데도 박근혜 정부는 강행을 위해 민의를 조작하는 행태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추 대변인은 “국민을 상대로 벌였던 ‘대국민 사기극’의 끝이 어딘지 상상하기도 어려운 수준”이라며 “여론 조작 뿐 아니라, ‘비밀 TF’ 운영 등 구조적인 교육민주주의 훼손 행위에 대해서도 한 점 의혹 없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일성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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