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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계엄군 ‘자위권’ 주장 뒤엎는 警보고서 나왔다

기사승인 2017.10.11  18: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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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안병하 경무관, 지휘권 포기 않고 끝까지 광주 상황 관리.. 표창원 “진실 하나씩 드러나”

   
▲ 5·18 당시 광주지역 치안을 맡았던 전남경찰은 11일 계엄군의 자위권 행사 근거를 만들기 위해 나주경찰서 남평지서 등의 무기 탈취 시간이 조작됐다고 밝혔다. 당시 경찰의 감찰 자료에는 남평지서의 무기 탈취 시간이 5월21일 오후 1시30분으로 기록돼 있다. 이날 전남도청에서는 낮 12시59분께 계엄군의 집단발포가 자행됐다. <사진제공=전남경찰청/뉴시스>

5.18 당시 시민을 향한 계엄군의 집단 발포가 ‘자위권 차원’이라는 전두환 신군부의 주장을 뒤엎는 경찰 보고서가 나왔다.

<뉴시스> 등에 따르면, 전남경찰청은 11일 ‘5.18민주화운동 과정 전남 경찰의 역할 조사 결과’를 발표, 1980년 5월21일 오후 1시30분 나주경찰서 남평 지서에서 시민들의 첫 무기실탄 피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남경찰은 국방부과거진상규명위원회 조사결과 보고서에 인용된 ‘전남도경 상황일지’에 기록된 ‘5월21일 오전 8~9시 나주 반남 지서와 남평 지서 무기 피탈’ 내용에 대해 자료 조작을 의심했다.

   
▲ 5·18 당시 광주지역 치안을 맡았던 전남경찰이 11일 시민을 향한 계엄군의 발포가 자위권 때문이 아니라고 밝혔다. 사진은 계엄군의 자위권 행사 근거를 만들기 위해 왜곡한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들. '全南道警(전남도경)'의 '경'을 '공경할 경(敬)'으로 적은 상황일지 표지. <사진제공=전남경찰청/뉴시스>

경찰은 “21일 오전 5시13분 광주세무서에서 M1 17정을 탈취 당했지만 실탄은 가져가지 않아 ‘무장’으로 보기 어렵다”며 “이 역시 계엄군의 총격으로 최초 사망자가 발생한 20일 오후 10시 이후”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두환 회고록’은 5월21일 안병하 전남경찰국장이 지휘권을 포기하고 행방불명된 것처럼 기재했지만 안 국장이 지휘권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광주 상황을 관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5월21일 오후 3시께부터 2000명이 넘는 경찰관이 도청에서 최종 철수하는 과정에 시민의 도움으로 단 한 명의 피해 없이 소속 경찰서로 복귀할 수 있었는데 이는 광주시민의 높은 시민 정신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 1980년 5.18 당시 계엄군의 강경 진압을 거부했다 해임된 뒤 모진 고문 끝에 숨진 고 안병하 전 전남도경국장. <사진제공=전남경찰청/뉴시스>

강성복 전남경찰서장은 “지난 4월초 전두환 회고록 발행과 함께 ‘광주사태 초기 경찰력이 무력화되고, 계엄군이 시위진압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된 것은 전남경찰국장의 중대한 과실 때문이었다’는 경찰 책임론이 일었지만 자료와 기록이 없는 경찰은 침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청장은 “국가기관인 경찰이 주요 당사자 입장에서 직접 작성한 5.18 보고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5.18의 진실을 알리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지속적으로 자료를 찾아내고 관련 증언을 확보해 미흡한 점을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전남경찰은 ‘5.18민주화운동 관련 경찰 사료 수집 및 활동조사 전담(TF)반’을 구성, 지난 4월부터 5개월 동안 자료수집과 진술 등을 확보했다. 보고서에는 5.18 당시 현장 경찰관 등 137명의 증언과 치안본부 기록 등이 담겼다.

한편, 전남경찰의 이 같은 발표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은 환영의 뜻을 밝히며, “경찰이 발간한 최초의 5.18 관련 보고서이자 5.18의 명확한 진실을 밝히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광주시당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5.18 등 과거사의 명확한 진상규명을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기반으로 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시당 역시 5.18정신의 온전한 계승을 위한 행동에 지원과 참여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가하면 표창원 의원은 SNS를 통해 “故 안병하 경무관과 1980년 5월 전남경찰의 진정한 경찰정신,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국민을 섬기는 마음과 실천에 다시 한 번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고 전하며, “뒤늦게나마 진실히 하나씩 드러나게 되어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김미란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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