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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혜선 “<공범자들>이 만들어진 자체가 가슴 아파”

기사승인 2017.09.29  14: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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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169] 추혜선 정의당 의원

양대 공영방송인 KBS와 MBC의 언론노조 본부 조합원들의 파업이 시작된 지 3주가 지났다. 파업에 돌입할 때만 해도 이번 파업은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어 신속히 끝날 줄 알았다. 더욱이 최근 이명박 정부 국정원이 MBC와 KBㅁ를 장악하기 위해 계획을 세웠던 문건이 드러났기 때문에 노조 파업에 정당성이 더 실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KBS와 MBC의 고대영 사장과 김장겸 사장은 요지부동이다. 지난 8일 방송문화진흥회의 구여권 측 이사인 유의선 교수가 사퇴해 물꼬가 트이나 싶었지만 그뿐이다. 고용노동부와 방송통신위는 방송사에 자료 제출만 요구하지 실질적인 행동을 하지 않아 정부가 너무 보수 야당 눈치를 보며 몸 사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물론 정부가 쉽게 개입하지 않는 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언론의 독립은 문재인 정부라고 해서 예외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번 사태는 다르다. 언론사 사장이 위법한 행위를 했는데 감독 기관이 손 놓고 방송사 안에서 구성원들이 싸워야 한다는 건 정부의 직무유기다. 

언론 운동을 오랫동안 했고 20대 총선에서 정의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어가 정의당 대변인을 하는 추혜선 의원은 현재 양대 공영방송 노조의 파업을 어떻게 보는지 궁금해 지난 26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추 의원을 만나 언론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추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추혜선 정의당 의원 <사진=추혜선 의원실 제공>

- KBS와 MBC 노조가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한 지 3주인데 현재 상황 어떻게 보고 계세요?

“지금 상황은 생각보다 파업이 길어졌어요. 20일이 지났잖아요. 좀 빨리 끝날 수 있지 않을까란 기대감이 있었죠. 그러나 파업이 장기화 되면서 국민들도 안타까운 마음이 많아요. 최근 국민들이 <공범자들>이란 영화를 많이 봤잖아요. 그래서 지난 정권의 언론장악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그리고 두 공영방송의 노동조합이 왜 파업하는지 이해는 다 하실 거라고 믿어요. 다만, 지금 상황이 MB때부터 지능적으로 치밀하게 진행해온 방송 장악의 문제가 드러났어요. 거의 반헌법적이고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들이었음이 드러나면서 머지않아 분명히 명명백백히 밝혀지고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 고용노동부나 방송통신위 등 정부가 개입 안 하고 있는데 이점은 어떻게 보세요?

“고용노동부는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고 봐요. 불법·부당노동 행위에 혐의점을 두고 김장겸 사장을 소환했기 때문에 날마다 무엇이 나와야 진행한다고 보진 않고 안에서 나름대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봅니다.” 

“朴 탄핵이라는 국민 심판, 모멘텀 준 이명박 정권도 걸맞은 책임져야” 

- 방통위는요?

“방통위도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아니라 방통위도 책임을 공감하며 구제행위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어요. 왜냐면 MBC에 자료요청을 했어요. 그러나 거부하려는 움직임, 자료제출 지연의 움직임이 보입니다. 이것은 방통위 개입이 아니라 그들이 가지고 있는 관리·감독 권한 속에서 관리·감독의 권한이 작동되고 있기 때문에 거긴 행정적인 절차가 있거든요. 그 절차를 밟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로비에서 열린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총파업 출정식.<사진제공=뉴시스>

- 보수 야당 눈치 너무 보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는데.

“글쎄요. 그걸 눈치라고 할까요. 거의 자유한국당이 김장겸 사장 지키기에 나서고 있죠. 굉장히 반발하고 있기 때문에 도를 넘는 권한 행사를 하게 되면 방통위가 어려워질 수 있어요. 그래서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것 같아요.”

- 하지만 개혁은 밀어붙이지 않으면 반격의 시기를 제공할 수도 있는데.

“어려운 문제예요. 개혁의 수단이 민주적인 정당성과 절차를 가져야 하잖아요. 수단의 정당성과 민주적 절차에 따라 차근차근 밟고 있어요. 그걸 우리가 부정하는 것 자체가 저쪽에 공격할 빌미를 준다고 생각해요. 물론 저도 안타깝고 빨리 해결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방통위가 의지를 가지고 서두르면 좋겠어요.”

- 자유한국당은 공영방송사 노조의 파업을 정권의 사주를 받은 좌파노조가 방송을 장악하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적반하장이고 거론할 기치도 없어요. 긴말이 필요 있나요? 한동안 국회에서 코미디가 벌어졌죠. 자유한국당에서 방송장악시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방송장악저지 특위가 자유한국당 내에 구성되고 했는데 그 모습 자체가 방송 장악을 했던 주체들이 방송장악저지라는 슬로건만 바꾼다고 해서 본인들의 과거가 잊히겠냐는 거예요. 방송 장악의 근거는 수도 없이 많죠. 국정원이 개입했다는 증거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고 몸통이 어디인가만 남았어요.

일단 KBS 조직 개편 이후에 인적 쇄신 추진방안 문건도 드러나고 온 국민이 다 들었던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보도 외압 목소리도 있고요. 백종문 녹취록도 내부에서 밝혀진 거잖아요. 이런 부분을 볼 때 막무가내로 감쌀 게 아니라 드러난 증거들을 자유한국당에서는 어떻게 보느냐고 되묻고 싶어요.” 

- 민주당은 언론 장악에 대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데.

“저도 민주당 의견에 동의합니다. 이왕 할 거면 그 전 9년 동안도 밝혀보자는 거죠.” 

- 언론장악 청문회가 필요하지 않나요?

“네. 언론장악 청문회 필요합니다. 전방위적인 지난 정권의 언론장악 문제 파헤쳐야 하고요. 물론 검찰과 책임 있는 각 분야에서 진상규명을 해야 하겠지만 국회도 국회 차원의 역할을 해야 해요.” 

- 국회 차원의 역할은 뭐라고 보세요?

“숱하게 주장을 했지만 지난 정권의 언론장악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실시하고 재발 방지에 대한 제도적 개선에 들어가야죠.” 

- 최근 MB 정부 국정원에서 공영방송 장악 계획을 수립하고 내부 구성원들의 성향을 분석한 블랙리스트를 만든 것으로 드러났는데.

“지난주 <썰전>을 보니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MB정부에서 출범과 함께 광우병 문제가 터지며 지지율이 곤두박질쳤다. 거기에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뭔가 발언해서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가지고 관리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을 거다’고 얘기했어요. 저는 그게 정확하다고 봐요. 국정원이 동원된 건 분명히 잘못됐죠. 그리고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는 탄핵이라는 국민의 심판까지 이어진 거잖아요. 그러면 그건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가 그대로 관리 모멘텀을 줬다고 본다면 이명박 정권도 거기에 걸맞은 책임을 져야죠.” 

   
▲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사옥 앞에서 진행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노조)의 총파업 출정식. <사진제공=뉴시스>

- 박 전 수석의 말은 ‘PD수첩’의 광우병 보도 때문에 언론장악을 했다는 건데 만약 ‘PD수첩’이 광우병 보도를 안 했다면 달라졌을까요?

“지금 상황에서 그런 가정을 할 필요는 없죠. 하지만 ‘PD수첩’이 정권을 지키기 위한 언론장악의 근거 없는 명분으로 사용했을 뿐이지 ‘PD수첩’이 방송장악을 안 했더라도 이들의 방송장악 플랜은 끊임없이 진행했을 거고 전 그게 하나의 변수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왜냐면 미디어 악법은 하루아침에 생긴 게 아니에요. 여의도연구소에서 2년 동안 연구했고 그걸 가지고 있다가 적당한 때를 봐서 종편을 출범시키는 구체적인 플랜을 MB는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장 먼저 한 게 구본홍 씨 낙하산으로 YTN에 보내고 정연주 KBS 사장 쫓아냈잖아요. 일련의 이런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그건 당연히 진행됐겠죠. 그래도 광우병 보도를 했기 때문에 국민들이 볼 수 있는 <공범자들>이란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았을까요?”

- <공범자들>은 어떻게 보셨어요?

“전 그 풍경이 새롭진 않았어요. 늘 현장에서 봤고 기사로 접한 사진들이었기 때문에 좀 더 하나로 집약되어 영화화되니까 우리가 어떤 시간을 살아냈나 시간을 다시 돌아보게 되고 일반 국민이 충격적으로 본 것보다 익숙한 풍경이었죠.”

   
▲ <이미지출처=영화 '공범자들' 예고편 캡처>

“정진석 발언에 깊은 절망, 품격 경계 무너져 정치 위험 신호”

- 가슴 아픈 장면을 꼽으신다면요?

“<공범자들>이란 영화가 만들어진 자체가 가슴 아프죠.” 

- 지금 문제 되는 게 사장 선임 구조예요. 지금 방송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예요. 그러나 발의된 법은 여야가 동의하는 사람을 사장으로 선임할 수 있잖아요. 즉 자유한국당도 동의하는 사람이여야 하는데 자유한국당은 개혁적인 인사는 반대할 거라 이도 저도 아닌 기회주의자가 올 것이란 우려도 있는데.

“언론장악 방지법에 관한 논의가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시작이 안 되고 있어요. 저는 우리가 지난 정부에서 발의한 언론장악 방지법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어요. 저도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지만, 그 당시 법안은 굉장히 제한된 구조와 현실 속에서 죽은 공영방송을 살리기 위해 인공호흡이라도 해야 하는 제한적인 법으로 제안한 거예요. 자유한국당의 반대가 뻔하기 때문에 타협할 수 있는 타협안으로 만든 거고 그건 똑같은 상황 속에서 언론장악 방지법이란 차이 틀을 붙여서. 국민 앞에 내놓는 거예요.

그러나 지금 상황은 정부가 바뀌어서 입장이 바뀌었다는 게 아니라 우리가 탄핵을 거치며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해요. 지금은 개혁 정부고 개혁 정부는 촛불 정신을 실현해야 할 의무가 있어요. 광장에서 울려 퍼졌던 많은 요구 중에 민주주의와 직결되는 부분은 방송법의 공간에서 담아 줘야 해요, 그게 뭐였죠? 직접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가 높았고 그걸 방송법에 담아낸다고 보면 언론장악 방지법은 너무 제한적이에요. 최악의 상황만 막아내도록 접근한 거예요. 이 한계를 과감히 떨구고 극복해야 해요.

그래서 국민들이 직접 국민을 대표하는 방송의 이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열어주고 투명성을 완전 보장하고 국민들이 누가 공영방송 이사가 되는지 전부 알고 대통령이 임명장 주는 절차를 법률로 구현해 보자는 입장이에요. 그래서 새로운 법안은 이번 주중에 발의하게 될 거 같아요.” 

   
▲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정진석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좌)와 박형준 전 청와대 시민사회특보(우) <사진=뉴시스, JTBC 화면캡처>

- 자유한국당 정진석 전 원내대표의 노무현 전 대통령 발언과 관련한 막말이 논란인데.

“개인적인 소회를 밝힐게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국회에서 국민을 대표하는 헌법기관이 저렇게 말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깊은 절망을 느꼈습니다. 품격의 경계가 무너져서 정치의 위험 신호 같아요. 기본적으로 국회의 질서라는 게 명문화된 건 아니지만 대부분 국회를 바라볼 때 상식적으로 당내에서 부적절한 발언이 나오면 당 대표가 수습하는 건데 전 원내대표가 나서서 MB 때 청와대에 같이 있었다는 인연만으로 심하게 발언하는 건 더구나 망자를 욕되게 하고 그 죽음을 가슴 아파하는 많은 국민 가슴에 대못을 박는 걸 정치인이 내뱉을 수 있는 말인가 하는 부분에서 보면 절망적이죠.”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고군분투하는 <GO발뉴스> 항상 응원합니다. 그리고 소외되고 그늘진 곳들을 비추려고 하는 기자들의 노력도 돋보여서 소중한 매체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오래 건승하시길 기원합니다.”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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