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리, 블랙리스트 최대 피해자”…MB 국정원, SBS 출연 원천차단 요구

▲ 배우 김규리 씨 <사진제공=뉴시스>

이명박 정부 국정원이 KBS, MBC 뿐만 아니라 SBS에도 블랙리스트 연예인 퇴출을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국정원은 배우 문성근 씨가 ‘블랙리스트 최대 피해자’로 언급한 김규리(개명전 김민선)씨의 출연가능성을 원천 차단할 것을 SBS에 요구하기도 했다.

19일 <한겨레>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10년 3월 국정원 ‘좌파 연예인 대응TF’는 SBS쪽에 ‘배우 김민선 씨의 출연 가능성을 원천 차단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보고를 수뇌부에 했다.

당시 TF는 “허모 드라마국장과 김모 총괄기획 CP가 캐스팅 배제를 약속했다”는 조처 결과를 윗선에 보고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 때 사회를 본 배우 권해효 씨도 배제 대상에 포함됐다. 2010년 1월 TF는 “허모 드라마국장과 김모 총괄기획 CP를 통해 드라마 <제중원> 배역 축소와 새로운 드라마 편성 시 사전 배제를 요청했다”고 보고했다.

MB 정권 국정원이 방송3사 모두에 블랙리스트 연예인 퇴출을 압박한 사실이 드러나자 네티즌들은 “검찰수사 불가피하겠네”, “박근혜의 국정농단은 이명박이 근원이다. 더 악랄하고 집요하다”, “북한 욕하기 미안할 수준이다. 나라 망친 두 정권 제대로 대가 치러라”, “공범인 한나라당 잔당들이 문재인 정부를 향해 언론탄압이라고 한다는 게 X소리지”,

“정부가 범죄 집단이구나”, “젊음을 잃은 배우들. 시간을 잃은 사람들 어찌 보상할꼬”, “이명박을 구속하라”, “피해자만 있는 사건이 아니라 가해자가 처벌 받아야 재발 방지가 된다”, “MB 구속 안 해? 언제까지 국민들이 참고 지켜봐야 되냐?”, “이명박을 수사합시다”, “자한당은 지들이 국정원 이용해 언론탄압 해놓고 자꾸 딴소리”, “왜 MB를 구속하지 않지?”, “전형적인 독재정권의 행태를 보여줬군”이라는 등 비판을 쏟아냈다.

▲ 배우 문성근 씨가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피해자 조사를 받기위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국정원 수사팀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편, ‘MB정권 블랙리스트’ 피해자 조사를 받은 문성근 씨는 18일 “(검찰)조사 과정에서 본 국정원 문건에 ‘어버이연합을 동원한 시위’, ‘몇 회에 800만원 지불’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며 “실제로 활동하면서 그런 시위를 많이 보고 부딪혔고, 사진으로도 남아있어 입증이 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정원이 대통령 직속 기구인 만큼 내부 결재라인을 통해 집행된 공작은 대통령도 알았을테니 이명박 전 대통령을 소환조사해달라고 강력히 요구했다”며 “검찰에서도 제가 문제제기한 부분에 대해 (수사를)확대할 계획이라는 의사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이 국정원 적폐청산TF의 조사 활동에 대해 ‘정치보복’ 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문씨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억지로 없는 혐의를 조작하고 그걸 야비하게 흘려서 명예를 훼손해서 피곤하게 만드는 것은 정치보복일 수 있지만 이거는 명백한 위법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있는데 이게 어떻게 정치보복이냐”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