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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 기자 “이명박근혜 9년 KBS 언론장악 백서 올해안에 발간”

기사승인 2017.09.12  15: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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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165] 김현석 KBS 기자

지난 4일 0시부터 언론노조 KBS본부(이하 KBS 새노조), MBC본부(이하 MBC 노조)가 동시 파업에 들어갔다. 이번 파업은 지난 9년 정권의 언론 장악을 이제 끊어내고 공영방송으로 공정보도를 하려는 움직임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2008년 8월 8일 정연주 전 KBS 사장을 쫓아내기 위해 경찰 투입된 일이 KBS 구성원에겐 아직까지 치유되지 못한 상처로 남아 있다. 그래서 9년 동안 KBS를 돌아 보고 현재를 판단하기 위해 2008년 KBS 기자협회장과 2012년 95일 파업 당시 KBS 새노조 위원장을 역임한 김현석 KBS 기자를 지난 4일 여의도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다음은 김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김현석 KBS 기자 ⓒ 이영광 기자

- 오늘(4일) KBS와 MBC 노조가 파업에 돌입했어요. 양대 조조가 같은 날 동시 파업에 돌입한 건 흔하지 않은 일인 같은데.

“2012년에도 5개 방송과 신문이 파업했지만 같이 시작한 건 아니에요. 각자 사정에 따라 파업에 들어갔고 어찌하다 보니 5개 언론사가 같이 파업 한 거죠. 그러나 이번에는 국민이 주신 기회잖아요. 언론들의 적폐를 청산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만들어 주신 기회기 때문에 이번 기회는 놓치면 안 되고 반드시 승리하자는 마음이 있어서 노조 집행부가 맞춘 것 같아요. 아마 길지 않은 시간에 청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KBS도 마찬가지, 9년 동안 한번도 리포트 못했다”

- KBS 구성원들 대부분은 2008년 8월 8일 경찰이 KBS에 난입한 것에 대한 치욕감과 상처가 9년이 지났음에도 남아있는 것 같아요. 당시 KBS 기자협회장이었잖아요. 그 당시부터 이야기하려고 해요. 아직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할 것 같은데.

“그날은 굉장히 더웠어요. 저희는 경찰이 바깥에 있었긴 했는데 설마 들어올까 했어요. 얼마나 반발할지 알 텐데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지금도 모르겠어요. 그 상황은 사람들이 다 미쳤던 것 같아요. 정권이 경찰을 투입해서라도 사장을 쫓아내겠다는 상황과 쉽게 감당하지 못하는 울분 같은 것이 굉장히 강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KBS와 MBC 싸움을 많이 비교하시는 데 제가 볼 때 저희는 몸으로 많이 싸워요. KBS 싸움은 전투예요. 청경들이 저희를 물리적으로 막고 억압하니 그걸 뚫어내기 위해 몸으로 계속 부딪히죠. 영화 <공범자들>에서도 보면 KBS 싸움은 스팩타클하잖아요. MBC도 열심히 싸웠고 더 많은 게 있었지만, 몸은 저희가 훨씬 많이 아팠어요. 그쪽은 마음이 많이 아팠겠죠. 국민은 아픈 걸 몰라요. 타박상은 기본이었고 출근 저지 투쟁하면 청경들에게 밀려서 많이 다치거든요. 9년 동안 징글징글하게 육체적으로 싸웠던 것 같아요.” 

- 경찰이 회사로 들어왔을 때 느낌은 어떠셨어요?

“악몽 같았어요. 3층 철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그들이 들어오는데 눈빛 같은 게 청경하고 달랐어요. 그리고 저희를 끄집어내는 데 청경들하고 싸울 때는 몸싸움을 하면서도 죄송하다고 해요. 그러나 이분들은 말도 없어요. 들어와서 확 집어던지는 데 그분들이 특공대였거든요. 얼마나 그런 훈련을 많이 받았겠어요. 저희는 그런 게 아니라서 말로 표현하기 힘든 순간이었어요. 가끔 그 모습이 생각나요.” 

- 아마 군부정권이 아닌 정권에서 경찰이 언론에 들어간 건 KBS가 유일하지 않나 싶어요. 그럼 왜 정권은 경찰까지 투입하는 무리수를 뒀을까요?

“그 당시는 정연주 사장 체제로 KBS 저널리즘의 황금기였잖아요. 자금 장관 인사 검증 많이 하는데 그 모든 게 KBS 작품이에요. 재산이나 논문 검증을 활용해서 인사 검증이나 문제점을 KBS가 거의 만들다시피 한 거거든요. 참여정부 때 많은 사람이 저희 인사 검증에 의해 낙마했죠. 성역 없이 비판하는 KBS 모습을 이명박 전 대통령은 감당하기 힘들었을 것 같아요.

게다가 공영방송을 자기들 멋대로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입장에서는 그런 KBS가 계속 정권에 대해서 성역 없이 비판하고 국민은 이 보도에 대해서 공감하는 모습이 더 이상 KBS를 이렇게 둘 수 없다는 자기 나름대로 정권 보호 차원이 강했던 거 같아요. 정 사장 쫓아낼 때 보면 지금 봐도 기가 차잖아요. 국정원, 검찰, 국세청, 감사원 등 모든 것이 동원되어 정 사장 쫓아내 보려고 모든 국가기관이 총출동하잖아요. 모든 국가기관에 일종의 정연주를 쫓아내야 한다는 특명을 내린 거고 마지막 경찰을 투입하며 종지부를 찍은 거죠. 말도 안 되는 일이죠. 그만큼 KBS 저널리즘이나 보도가 그들에게는 굉장히 아팠던 것 같아요.” 

- 그것으로 KBS는 노조가 분리되어 새노조가 탄생하는 결과를 가져왔죠.

“다시 그 시절을 복귀하기 싫을 정도로 짜증 나죠. 싸워야 하는 데 안 싸우고 눈치 보고 알량하게 KBS 직원으로 돈 몇 푼 더 받고 자기 구역의 사소한 이익 때문에 특보 사장 용인하고 낙하산 사장과 싸워야 할 때 낙하산 아니라고 회사 측과 붙어먹으려고 했죠. 노조가 가장 하지 말아야 할 게 그런 거잖아요.

물론 노조는 조합원 이익을 위해 싸우는 조직이라서 그럴 수 있죠. 그러나 언론사 노조라면 최소한의 양심은 지켜야 하잖아요. 그러면서 노동들의 이익이나 그런 걸 챙겨야지 그것을 위해 언론인으로서 자부심이나 모든 권리를 버리는 건 말이 안 되죠 세력과 언론으로서 기본적인 의무나 임무를 수행해야 할 사람들이 갈라진 거잖아요. 어쩔 수 없었다고 봐요. 지금이라도 갈라졌겠죠. 갈라진 상태로 서로 경쟁하는 거고 서로 잘되길 기원 해야죠.”
 
- 2012년 당시 김인규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95일 파업을 했잖아요, 하지만 사장 퇴진은 이류지 못 했어요. 5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복기하면 어떤가요?

“지나고 보면 모든 일이 아쉽죠. 한편으로는 ‘네가 이렇게 했다면 조금 더 잘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때 조금만 더 잘 싸우고 조금만 더 열심히 할 걸’이란 거죠. 그리고 많은 조합원도 무력감에 빠져 싸워야 할 때 선뜻 일어나지 못하고 하는 분위기도 있었죠. 제가 조금 더 잘할 걸이란 회한 같은 게 있어요.

그러나 조합원은 부끄러워할 이유가 하나도 없어요. 그들은 정말 열심히 싸웠고 KBS가 싸워야 할 때 안 싸운 적은 없어요, 질 걸 뻔히 알면서 싸웠기 때문에 지금 조금은 당당하게 고대영 체제 끝장내자고 얘기할 수 있는 거죠. 저희가 안 싸웠다가 갑자기 일어났으면 국민들에게 욕먹죠. 물론 그렇게 욕하시는 국민도 많이 있지만 그래도 저희 스스로는 싸울 만큼 싸웠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지금 이 시기에 고대영 체제 끝장내고 제대로 된 공영방송 만들어 보자라는 투쟁을 조금이라도 덜 무거운 마음으로 나설 수 있는 계기는 됐다고 생각해요.” 

- 2014년 파업으로 길환영 사장 퇴진을 이끌어 냈죠.

“너무 무력감에 빠져 세월호란 참사가 있을 때까지 너무 잘못하는 데 뭘 잘 못 하는지 몰랐죠. 그러나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저희가 너무나 잘못했다는 걸 느낀 거죠. 전원구조 오보부터 시작해서 보도국장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세월호 유가족이 몰려오는 모습을 보면서 저희가 너무 무사안일이나 무기력에 빠져 있었다는 분노가 표출되었던 것 같아요.

길 사장 퇴진 투쟁 때 보면 너무 힘들었죠. 자괴감이 커서 길 사장에 대한 분노가 엄청 강했죠. 보도국 팀장들까지 물러나라고 할 정도의 KBS가 이명박근혜 정권 하에서 얼마나 나쁜 짓을 해왔는지에 대한 민낯이 너무 여실하게 드러나다 보니 저희 스스로가 견딜 수 없어서 싸움했던 것 같아요.” 

   
▲ 지난 4일 진행된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의 총파업 출정식.<사진제공=뉴시스>

- 아마도 KBS 기자들이 듣기 싫은 말은 “MBC 기자들은 다 비제작 부서로 유배 갔지만 KBS는 그렇게 하지는 않았지 않았느냐”라는 질문일 것 같은데.

“MBC가 그렇게 한 건 MBC 특이점이 있어서잖아요. 9년 동안 싸웠지만 졌죠. MBC는 기자, PD를 일부 다른 지역으로 보낸 게 있지만, KBS도 심하지 많았을 뿐이지 마찬가지예요. 제가 기자지만 9년 동안 한 번도 리포트를 못 했어요. <공범자들>에 나오는 탐사 보도팀은 한국 언론의 탐사 보도를 이끌었어요. 그러나 그 팀 사람 중 리포트를 한 사람 없어요. 다 직접 제작과는 거리가 먼 곳으로 갔죠. 아이스링크장으로 갔느냐 아니면 보도국 내에서 리포트 하지 않은 곳으로 갔느냐의 차이지 너희들은 덜하지 않았냐는 건 말이 안 돼요. 덜하건 말건 리포트를 못 하는 데 뭐가 다르죠?

MBC 노조에서 블랙리스트를 폭로했잖아요. KBS는 블랙리스트가 필요 없어요. 새노조 가입하면 블랙리스트예요. 새노조원인 아나운서 중 제대로 프로그램 한 사람이 없어요. 새노조원은 정치부 안 보내고 아나운서는 제대로 된 프로그램 안 주고 블랙리스트가 아니라 새노조원은 방송을 안 시킨 것이잖아요. 물론 국민들은 MBC만큼 심하게 안 시켰다고 생각하시겠지만, 결코 그렇지 않아요.

MBC 노조가 아이스링크장 보냈다고 파업해요? 그런 거 아니잖아요. 방송이 망가졌기 때문이죠. 마찬가지죠. 드러난 현상이 다를 뿐이지 본질은 똑같아요.” 

- 9년 중 언제 가장 힘드셨어요?

“95일 파업할 때죠. 정말 힘들어요. 9년뿐만 아니라 제 인생 50년에서 가장 힘든 때였어요. 김인규 사장 쫓아내야 하는 데 전망은 잘 안 보이고 김재철 MBC 사장은 사고라고 치고 다니는 데 김인규 사장은 생각보다 사고도 잘 안 쳐요, 김재철 사장을 쫓아내려고 했던 이유는 여자 문제나 법인카드 문제 때문이 아닌데 그런 게 되어 버렸어요. 그래서 국민들은 ‘김재철은 좀 안 되겠더라’고 하죠. 그런데 김인구 사장은 사고를 안 치니 ‘김인규는 왜?’가 되어버렸어요.

사실 모든 국민이 방송을 보고 ‘MBC 혹은 KBS 사장 안 되겠네 물러나야겠다’고 생각 해야하고 그게 맞아요. 그러나 어떻게 하다 보니 MBC와 같이 싸우는 데 워낙 김재철 사장이 워낙 사고 치고 다니니까 좋은 방송과 보도를 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사장이 이상한 짓을 했는지로 가버리는 바람에 정말 힘들었어요. 뉴스와 방송이 제대로 된 건지 보라고 했지만 국민들은 심각하게 안 봐요.

지금 싸움도 마찬가지에요.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언론인의 싸움은 해직시켜서 싸우는 것도 아니고 아이스링크장 보냈다고 싸우는 것 아니거든요. 뉴스나 방송이 국민이 저희에게 부임한 언론인으로서의 사명을 못 하기 때문에 싸우는 것이잖아요. 그러나 MBC 사장이 별별 이상한 짓을 다 하니 국민은 그렇게 이해했죠. 지금도 답답해요.” 

- 당시 김인규 사장이 KBS 역대 사장 중 최악이었다고 하셨던 거로 기억해요. 5년이 지나 3명의 사장이 더 있는데 지금은 어때요?

“지금 생각도 마찬가지예요. 고대영 사장보다 더하죠. 고 사장은 김 사장이 만든 수요회 핵심 멤버예요. 그리고 김 사장을 KBS로 끌어들이기 위해 행동 대장을 했던 사람이죠. 그 뒤에 김 사장이 있었죠. 기금은 김 사장이 뿌린 씨앗이고 그를 이어받는 사람이잖아요.

물론 김 사장보다 고 사장이 인간성은 후져요. 그리고 건방질 뿐만 아니라 인덕도 없어요. 다 싫어해요. 국회에서 답변하지 말라고 소리 질렀던 때 있었잖아요. 건방지고 함부로 해요. 사람을 존중하지 않고 지 잘난 맛에 살아요.

인간적으론 고 사장이 더 싫죠. 하지만 KBS를 이렇게 만들 것에 핵심 원인을 지적하자면 김 사장이에요. 김 사장이 특보 사장으로 KBS에 들어왔고 KBS를 이렇게 만드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은 김인규죠.” 

- 2012년 파업에서 요구했던 것 중 하나가 19대 국회에서 언론장악 청문회였지만 5년이 지난 아직도 언론장악 청문회 필요성은 유효한가요?

“저희가 백서를 준비하고 있어요. 이명박근혜 9년 동안 KBS 언론장악 백서입니다. 올해 안에 내기 위해 마지막 자료를 모으는 중입니다. 우리가 흔히 하는 데로 과거를 드러내야 해요. 그래야 똑같은 잘못을 안 하죠. 저희는 청문회든 백서든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저들이 KBS를 망가뜨린 행적을 낱낱이 모든 걸 다 드러낼 거예요. 뭐든 어떻게 망가뜨렸는지 낱낱이 기록해서 드러낼 거예요. 저희는 언론인이잖아요. 다 기억해요. 그래서 더 이상 KBS 내에서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죠. 프랑스가 왜 나치에 협력했던 언론인과 지식인들을 처절하게 응징했는지 알잖아요. 정신이 썩으면 안 돼요. 모든 구단을 동원해서라도 저들의 행태를 다 드러내도록 노력할 거예요.” 

   
▲ 12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방송장악저지투쟁위원회 회의.<사진제공=뉴시스>

“방송법 개정안 완벽해서라 아니라 최선이라 선택된 것”

- 문재인 정부 언론 정책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문 대통령이 며칠 전에 지금 발의된 방송법 개정안이 문제 있어서 손 보자고 했는데 저는 반대예요. 그것은 언론노조와 민주당 미방위 위원들이 같이 토론회도 많이 했고 언론계 교수들이 많이 고심해서 만들어낸 개정안이잖아요. 물론 그걸 자유한국당이 반대해서 통과 못 시킨 거죠. 어쨌든 좀 더 중립적이고 공정한 방송을 하기 위해 만들어 낸 건데 그걸 갑자기 다른 방안을 생각해보자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정권을 잡았다고 해서 다른 안을 만들어 보자는 건 문제 있어요. 그럼 야당일 때 얘기했어야죠. 야당일 땐 동의했다가 여당 되니 바꾸자는 건 아니죠. 물론 문 대통령이 다른 의도로 했다는 진정성 자체는 이해하지만, 여당이 되고 말 바꿨다는 빌미는 줬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한국당이 공격할 자격은 없죠. 지들이 여당일 때 반대하고 지금 와서 좋은 안이 있는데 문 대통령이나 민주당이 반대하는 것처럼 몰고 가는 데 말이 안 되죠.”

- 그러나 법이 발의될 당시에서 이 법대로 하면 여야가 합의하는 사람이 되기 때문에 이도 저도 아닌 사람이 온다고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었어요.

“그건 그 안이 나왔을 때부터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된 거예요. 하지만 그 안이 채택된 건 뭐냐면 반대로 개혁을 추동할 만한 적임자는 못 오지만 김인규, 고대영 사장 같은 사람도 못 와요. 단점이 있음에도 장점이 크기 때문에 그걸 택한 거죠. 방송법 개정안이 완벽한 안이라서 선택된 건 아니라 그나마 최선이란 생각으로 선택된 것이거든요.

다른 안을 제시해 보면 어떤 법안도 다 단점이 있어요. 많은 안을 고민했어요. 예를 들어 사추위를 100명으로 하자는 거죠. 그러나 안을 구성하다 보면 여 몇 명 야 몇 명 나눠져요, 안 할 수 없어요. 전혀 생각이 다른 여야가 사장 추천 100명을 뽑자면 가만있겠어요? 누가 더 많냐로 싸울 거 아니에요. 그런 모든 걸 극복할 술 없는 방송법 개정안은 지구상에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 안이 선택된 거예요. 단점은 알지만 그걸 목적으로 했던 거예요. 지나치게 한쪽으로 편향된 사람은 하지 말고 서로 합의할 수 있는 사람을 뽑자는 안이거든요. 단점이면서 장점인 거죠. 제도가 문제겠어요. 운영하는 사람이 문제죠. 가장 좋은 건 문화가 바뀌어야죠. 전 지금 방송법 개정안이 최선이라고 생각해요.” 

- 물론 여야가 추천했을 땐 최선이죠. 다양하게 노조에서 몇 명 추천하고 시민 단체에서 추천 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현행 제도도 국회가 KBS 이사를 추천하게 되어있지는 않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천하도록 되어있지요. 또한 방통위도 여야 비율이 아니라 부문별로 추천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여야 비율 이런 건 어느 규정에도 없습니다. 그런데 소위 관행상 여야 비율을 나누어서 추천하다 보니 여당 몇 명, 야당 몇 명 이렇게 구성되는 것이지요. 저는 어떤 방식을 채택하더라도 결국은 이 틀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봐요.

예를 들어 시민단체 추천이라는 것도 보기는 그럴싸한데 결국 어느 시민단체가 추천하느냐의 문제가 생기지요. 극우적인 시민단체도 추천 권한 달라고 하겠지요. 거부할 이유 찾기가 쉽지 않아요. 결국, 어떤 방식을 채택하건 여야비율이 대체적인 큰 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거지요. 저는 방송법 개정안이 최선이라는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나라 수준으로는 이 틀을 벗어나기 힘들 거라는 거지요.” 

- 문 대통령 지지하는 사람 가운데는 ‘지금 방송사가 망가진 것 인정하는데 사장 쫓아내고 정상화 되면 기계적 중립이란 이유도 정부 발목 잡기 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차라리 지금이 나른 것 아니냐’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데.

“<공범자들>에 보면 최승호 감독이 질문을 막는 사람에게 ‘언론이 질문 못 하게 하면 나라가 망해요’라고 외치는 장면이 있어요. 질문하고 비판할 수 있는 방송을 만들어야지요. 지금 질문은 ‘한국 언론’이 그럴 자격이 있냐고 묻는 거로 생각해요. 이명박근혜 정권에서 비판은커녕 질문조차도 못하다가 ‘언론자유를 존중하는 정권만 비판하느냐?’란 생각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언론도 비판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예전에 KBS에서 했던 <미디어 포커스> 같은 프로그램 등을 통해 언론 보도를 상호 비평하는 것도 필요하겠지요.”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상호 씨와 저 친하죠. 다부지고 잘못된 사안에 대해 집요하게 추궁해서 드러내려고 노력하죠. <GO발뉴스> 독자들도 대부분 그런 분으로 압니다. <GO발뉴스>를 보시는 분들이 KBS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져 주세요. KBS가 MBC에 비해서 화제가 부족한 건 있지만 제일 중요한 방송인 건 맞잖아요. 제일 중요한 방송으로 있는 것에 대해서 국민들이 조금 더 KBS 뉴스 주의 깊게 봐주시고 좀 더 응원해 주셔서 좋은 KBS 되도록 힘써 주시길 바랍니다.”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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