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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만드셨잖아요!”…‘노동청 출석’ 김장겸 향한 MBC 기자의 ‘일갈’

기사승인 2017.09.05  14:2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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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경 기자 “괴물의 모습 본 듯한 느낌”…‘김장겸 심경’에 허일후 아나는 고개 ‘갸웃’

노동청에 출석한 자사 사장의 심경을 기자는 가만히 듣고 있었다. 사장의 말이 끝나자마자 기자는 미리 준비한 질문을 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리고 재차 큰 소리로 따져물었다. 그러나 ‘후배’이자 ‘자사 사원’이기도 한 기자의 질문에 사장은 끝내 대답이 없었다. 5일 오전 이뤄진 김장겸 MBC 사장의 서울 서부고용노동지청 출석 현장 풍경이다.

   
▲ 5일 서울 서부고용노동지청에 출석한 김장겸 MBC 사장과 김 사장에게 질문을 시도한 이동경 MBC 기자(오른쪽 파란셔츠).<사진제공=뉴시스>

김 사장은 이날 비교적 밝은 모습으로 지청에 나타났다. 그는 심경을 묻는 질문에 “공영방송의 수장으로서 언론자유와 방송독립을 어떻게 지킬까 요 며칠 고민이 많았다”며 “취임한 지 6개월 밖에 안된 사장이 정권을 등에 업은 사실상 무소불위의 언론노조를 상대로 무슨 부당노동행위를 했겠는가. 왔으니 당당히 조사받고 가겠다”고 답했다.

그때 김 사장의 바로 옆에서 마이크를 들고 이를 가만히 듣고 있던 파란 셔츠 차림의 남성이 있었다. 4일부터 시작된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 총파업에 참여한 이동경 기자였다.

이 기자는 김 사장의 발언이 끝나자 “잠시만요”라며 “노조원 배제 녹취록 있으셨고”라고 미리 준비한 질문을 던지려고 했지만 김 사장은 아무런 답변 없이 사측 직원들의 보호 속에서 그대로 지청 건물로 향했다.

이 기자는 밀려 넘어질 뻔 하면서도 질문시도를 멈추지 않았다. “블랙리스트 만드셨잖아요!”라고 김 사장을 향해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돌아오는 답변은 없었다. 결국 질문에 실패한 이 기자는 “왜 막아!”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장면은 각 언론사 등의 라이브 중계를 통해 고스란히 인터넷으로 전파됐고 총파업 2일차 집회를 진행 중이던 노조원들에게도 전해졌다.

이 기자는 집회 진행자인 허일후 아나운서와의 통화에서 “어쨌든 준비한 질문을 해야되기 때문에 김 사장의 발언이 끝나는 즉시 하려고 했더니 예정이 돼 있었던 듯 회사 안전관리부 쪽 사람들이 김 사장을 에워싸고 그대로 돌격하더라”고 현장상황을 전했다. “평정심을 어떻게든 지키려고 했는데 괴물의 모습을 본 듯한 느낌이었다”는 소감도 전했다.

   
▲ 5일 서울 서부고용노동지청에 출석한 김장겸 MBC 사장.<사진제공=뉴시스>

허 아나운서는 김 사장의 출석 심경 발언을 노조원들에게 전하며 이해가 안된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특히 ‘취임 6개월 밖에 안된 사장’이라는 대목에서는 “그 전에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은 누구셨는지도 상당히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김장겸 사장은 박근헤 정부가 들어선 이후 지난 보도국장과 보도본부장을 거쳐 사장자리까지 오른 바 있다.

그러면서 허 아나운서는 “굳이 제가 더 이상 첨언할 필요는 없을 거 같다”며 “우리 조합원들이 느끼시는 감정이 아마 제가 느끼는 감정일거라 본다”고 말했다.

김용민 시사평론가도 페이스북을 통해 “김장겸 씨가 새롭게 논리를 하나 개발했네요”라며 “그런다고 6개월 이전 당신의 역사가 지워집니까? MB정권 들어서고 정치부장, 보도국장, 보도본부장을 거치며 벌였던 9년의 악행은 당신과 무관합니까?”라는 반응을 보여다.

이어 “6개월 이후의 역사만 책임진다면, 지난 김재철, 안광한 시절의 적폐는 어떻게 청산하는 흉내라도 냈습니까?”라고 덧붙였다. 한 네티즌은 “당당하게 조사받고 가겠다”는 김 사장의 발언과 관련, “그건 독립운동가, 민주화 운동하던 분들이나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노컷뉴스> 공식 페이스북 계정은 자사의 김 사장 출석 관련 기사를 링크하면서 “2012년 170일 파업 이후 노조원에게 내려진 해고 등 부당징계가 71건,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기존 직무와 무관한 곳으로 인사조치된 경우가 91명이라는데요? (출처: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라는 글을 게재했다.

한편, 이날 서부고용노동지청에는 보수단체 회원들로 보이는 중년여성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의 손에는 ‘언론탄압 중단하라!! 문재인 정권 물러나라’ ‘MBC 사장 긴급체포 언론 장악음모 정권 폭거이다’ ‘MBC 김장겸 사장 힘내라~!! 국민들이 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이 들려있었다. 이들은 김 사장이 모습을 나타내자 ‘김장겸 힘내라’를 외쳤다. 김 사장이 심경을 전하는 동안에도 이들의 응원은 계속됐다.

문용필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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