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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편성국 PD들 “추악한 방송물 도움 주는 상황 계속 참을 비위 없어”

기사승인 2017.08.25  18: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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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부터 제작거부 선언…라디오 PD 40명도 같은날 제작거부

PD와 기자, 아나운서 등 MBC 구성원들이 김장겸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제작거부에 나선 가운데 편성국 PD들도 제작거부를 선언했다. 

   
▲ <자료사진=뉴시스>

특히, 이들은 “이번 선언에 참여한 편성부원 일부는 방송 파행 만큼은 막기 위해 업무거부 행동을 총파업 돌입 시점까지만 유보한다”면서도 “현재의 ‘뉴스데스크’ 같은 추악한 방송물이 아무 지장없이 전파를 탈 수 있도록 도움을 줄 밖에 없는 역겨운 상황을 계속해서 참아낼 강력한 비위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편성국 PD들은 25일 성명을 통해 “총파업 투표가 진행중인 엄중한 시기에 편성국이 사상 초유의 업무 거부에 돌입한 것은 방송과 편성을 사유화한 김장겸 사장과 일당들에게 던지는 최후의 경고”라며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더 이상 우리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고 떠나라”며 “편성의 제작, 업무거부가 파업으로 전환되는 순간이 우리가 끝까지 놓지 않았던 인내심의 마지막 실이 끊어지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편성국 PD들은 오는 28일 오전 5시를 기해 제작 거부에 나설 예정. 이들은 성명에서 “현 사태의 주범 김장겸 사장이 떠나는 그날까지 동료들과 함께 행동하며 싸울 것”이라며 “당당하게 승리해 보도, 시사‧교양, 드라마, 예능, 라디오 전 분야에 걸쳐 떳떳하고 자랑스러웠던 ‘공영방송 MBC’의 위상을 되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라디오국 소속 PD 40명도 편성국 PD들과 같은 시간에 전면적 제작거부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이들은 전날 성명을 통해 “그간 라디오는 추락을 거듭했다. 청취율의 추락, 신뢰도의 추락. 추락의 이면에는 추악한 간섭이 존재했다. 아이템 검열과 제작 개입은 지난 몇 년간 ‘신동호의 시선집중’등 시사프로그램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며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이 제작진에게 연락해 아이템과 인터뷰이를 강요하는 일이 벌어졌다. 부당한 지시에 반발한 PD에겐 인사불이익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또한, “모든 프로그램에서 ‘세월호’와 ‘위안부’는 금기였다. 세월호 1주기를 맞아, 구출에 참가했던 어민을 다룬 프로그램은 수많은 시사와 수정을 거쳐야 했다”며 “프로그램은 결국 기름 유출로 생활고를 겪는 어민의 이야기로 대폭 수정된 채 방송됐다. 한일관계 아이템조차 위안부 합의 문제가 부각될 수 있다며 거부당하기 일쑤였다. PD에게는 진행자 선정의 자율성도, 아이템 선택의 자유도, 때론 선곡의 자유도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김도인 본부장은 25일 MBC 공식 블로그를 통해 “저는 2013년 5월 22일 라디오국장으로 발령받아 2015년 2월말까지 1년 9개월 동안 라디오국장으로 있었다. 그 사이에 한국리서치에서 주관하는 라디오 청취율조사가 12번 있었는데, 그중 4번을 제외하고는 표준FM이 청취율 1위를 차지했다”며 “적어도 저 때문에 라디오 청취율이 추락했다는 얘기는 할 수 없겠죠?”라고 반박했다.

김 본부장은 “저는 2015년 2월 27일 편성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세월호 1주기는 2015년 4월 6일이었다. 그때는 편성국장이라서 라디오에 관여하려야 할 수가 없었다. 한일 위안부 합의도 그 이후에 벌어진 일”이라며 “세월호 사건이 발생했을 때 리포터들을 사건 현장에 내려보내 매시간 리포트를 하게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진행자는 라디오 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일선 PD가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다. PD들의 의견을 들어 국장이 결정을 내리고 나중에 책임지면 되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저는 PD가 좋아하는 노래를 선곡하지 말고 청취자가 듣고싶은 노래를 선곡하라는 원론적인 얘기를 계속 강조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도 밝혔다.

   
▲ 지난 23일 김장겸 MBC 사장과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에 대한 고소장 접수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있는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노조원들.<사진제공=뉴시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현재 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중이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언론노조 MBC 본부는 25일 오후 4시 기준으로 투표율이 7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MBC 사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과 시청자로부터 부여받은 신성하고 소중한 방송 책무가 언론노조 MBC 본부의 파업으로 중단된다면 그 누가 납득하겠나”라며 “MBC 존립을 망가뜨리겠다는 획책은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문용필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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