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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보도연맹 학살 재조명.. 청산 못한 ‘친일파’ 그리고 ‘빨갱이’ 낙인

기사승인 2017.08.21  12:3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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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정훈 PD “문재인 대통령님, 방송에 담긴 아픔 꼭 치유 부탁드립니다”

   
▲ <이미지출처=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광복 72주년을 맞아 지난 19일 ‘도둑골의 붉은 유령-여양리 뼈무덤의 비밀’ 편을 통해 친일파와 이승만 정권의 민간인 학살 만행을 재조명했다.

지난 2002년 태풍 루사로 큰비가 내리자 경남 마산 여양리 일대에서 200여구의 시신이 묻힌 뼈무덤이 발견됐다. 이들은 누구이며, 왜 이곳에서 죽어야 했을까.

이 마을에서 가장 연장자인 한 주민은 오랜 침묵을 깨고, 보도연맹 학살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맹노환씨는 “살려고 꼬박꼬박 시키는대로 보도연맹 가입해라 그래서 아무것도 모르고 가입한 사람은 다 따라가서 죽은 것”이라고 털어놨다.

1949년 이승만 정부는 좌익사상에 물든 사람들을 전향시켜 ‘보호하고 인도한다’는 취지로 ‘국민보도연맹’을 만들었다. 조직을 더 키우기 위해 비료와 식량 등으로 민간인들까지 유인해 보도연맹에 가입시켰다. 명단에는 중학생은 물론 어린아이들도 포함됐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이승만 정부는 ‘좌익 사상을 가진 적이 있어, 언제든 인민군과 연합할 수 있다’는 이유로 보도연맹원들을 무참히 학살했다. 대부분의 희생자들은 민간인이었고, 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여양리 일대에서 끔찍한 죽임을 당했다. 그리고 그들은 ‘국가’에 의해 ‘빨갱이’로 간주됐다.

당시 여양리 유해 발굴 작업을 취재한 경남일보의 김주완 출판미디어 국장은 “지금도 유족회에 나오지 않는 유족들이 많다”며 “아직도 빨갱이 집안이라는 낙인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보도연맹 학살 피해자의 아들은 “우리를 빨갱이 자손으로 보니까 그렇다”며 “우리 아버지 빨갱이 아니라고 길에 나가서 고함지르고 다닐 수도 없지 않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 <이미지출처=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반면, 민간인 학살을 저지른 자의 후손은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친일 인명사전에 등재된 이태희 보도연맹 최고지도위원의 아들은 SBS와의 인터뷰에서 “세상이라는 건 그런거다. 공평하지 않은 게 인생이다. 독립운동 하는 사람들은 가난하고 친일한 사람은 잘 사느냐, 그것도 한 세대만 따지는 거다. 두 세대 세 세대 넘어간 후에는 잊어버리고 미래를 생각하는 게 더 낫다”고 주장했다.

‘좋은 미래로 가려면 과거를 정리하는 것도 중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그는 “사람의 능력은 한계가 있다”며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 <이미지출처=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이날 방송에서는 이승만의 오른팔이자 보도연맹 사건을 지휘한 인물로 지목되고 있는 김창룡 육군 특수부대 지휘관의 유해가 현재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돼 있다는 사실도 전해졌다.

이와 관련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 등 대전지역 시민사회는 김창룡의 묘가 대전 현충원으로 이장된 1998년 이후 지속적으로 김창룡 묘 이장을 촉구하고 있다.

한편, ‘도둑골의 붉은 유령-여양리 뼈무덤의 비밀’ 편을 끝으로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하차하는 배정훈 PD는 문재인 대통령에 “오늘 대국민보고 잘 봤다”고 전하며 “그 마음으로, 어제(19일) 방송에 담긴 아픔을 꼭 치유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미란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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