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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판사, 직 걸고 배수의 진…‘판사 블랙리스트’ 관심 호소

기사승인 2017.07.06  16: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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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승태, ‘판사 블랙리스트’ 추가조사 거부.. 국정조사 요구 ‘확산’

양승태 대법원장이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추가 조사를 거부하자, 현직 판사들이 국정조사를 촉구하는가하면 직접 국민들의 관심을 호소하고 나섰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남인수 판사(43·사법연수원 32기)는 4일 법원 내부 통신망에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컴퓨터에 대한 국정조사를 촉구하는 방안을 24일 열리는 전국법관대표회의 안건으로 제안한다”는 글을 올렸다.

남 판사는 해당 글을 통해 “법원 자체의 조사는 무산됐다”며 “국회의 민주적 정당성과 국정조사의 공개성을 고려할 때 국정조사가 바람직하다.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도 국회의 민주적 통제의 예외 영역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 <사진=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실 제공>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도 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법원본부는 “법관 블랙리스트 진상규명은 법원과 법관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법관 블랙리스트의 작성 및 관리는 사법부 독립의 요체인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반헌법적 행위로서, 사법부의 근간을 흔드는 중차대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또한 “대법원의 조직적인 사찰로 인해 법관의 독립이 침해되었다면, 이는 곧 공정한 판결을 받을 국민의 권리 역시 광범위하게 침해되었음을 의미한다”며 “그러하기에 블랙리스트 의혹을 묻어두고 갈 수 없으며, 그 진상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양승태 대법원장이 더 이상 진상조사를 할 의사가 없음을 확인하고, 사법부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민주적인 사법부로 거듭날 수 있도록 법관 블랙리스트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 <사진=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실 제공>

법원본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연 뒤, 국회에 국정조사를 위한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번 청원은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의 소개로 이루어졌다.

박 의원은 “오늘 청원과 법원 내부 움직임을 살펴본 후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실시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 다하겠다”면서 “그 이유는 법관의 독립은 재판의 독립을 위한 전제이고, 재판이 독립돼야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가 온전히 보호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당신, 혼자가 아니에요’라고 꼭 알려주셨으면…”

그런가하면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차성안 판사는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관심을 청원합니다”란 제목의 청원 글을 올렸다.

차 판사는 “얼마 전 대법원장은,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요구한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 추가조사를 거부했다”면서 “사법부 자정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구나 하는 답답한 마음에 직접 시민들에게, 관심을 호소하기로 결심을 했고, 고민 끝에 작은 시작으로 다음 아고라에 청원을 한다”고 밝혔다. ☞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 진상규명 청원 서명 바로가기

차 판사는 청원서명 기간을 전국법관대표회의 2차 회의가 열리는 오는 24일까지로 정하고, 지난 1일 배수의 진을 치는 심정으로 자신의 SNS에 올린 글도 함께 게시했다.

그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미 명확한 거부 의사를 밝힌 대법원장에 대한 기대를 접겠다”고 밝히고는 “추가 조사를 재요구한들 또 거부할 것이 명약관화하다”고 부연했다.

이어 “국민들에게 직접 호소하고, 내가 직접 취할 수 있는 행동에 나서겠다.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결국 사법부가 블랙리스트 논란을 묻어두고 간다면 내가 판사의 직을 내려놓을지를 고민하겠다”며 “돌아갈 수 없는, 배수의 진을 치는 나의 담담한 각오”라고 밝혔다.

민변 회장인 정연순 변호사는 차성안 판사의 청원글을 SNS에 공유하고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하자”며 “꼭 서명해주시고, 널리 공유해주셔서 보수적인 사법부 분위기에서 큰 용기를 내신 이 분을 응원해 주시기 바란다”고 적었다. 

또 “1천명, 1만 명이 아니라 100만 명 정도 되면 무언가 바뀔 수도 있겠으나 그 무엇보다도 ‘당신, 혼자가 아니에요’라고 꼭 알려주셨으면 한다”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김미란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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