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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더러운 잠’ 논란…김연철 “히틀러 시절 ‘퇴폐’ 낙인 찍던 검열관이냐”

기사승인 2017.01.24  15:3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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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찬홍 “표창원 징계 논의라니..야당발 블랙리스트 아닌가”

   
▲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 열린 ‘곧, 바이! 展’에 전시된 이구영 작가의 '더러운 잠' 작품.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주최한 이번 전시회에 걸린 이 그림은 박 대통령이 누드로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을 묘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원작인 인상파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1863년작 ‘올랭피아’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을 풍자한 ‘더러운 잠’ 국회 전시 논란에 대해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24일 “히틀러 시절의 ‘퇴폐’ 낙인을 찍던 검열관은 되지 말자”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기춘이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탄압할 때, 문체부에서 만든 ‘건전 콘텐츠 TF’, 그런 파시즘적 건전과 퇴폐의 이분법은 벗어나자”면서 이같이 촉구했다.

앞서 20일부터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표현의 자유를 향한 예술가들의 풍자 연대’ 주최로 ‘곧, BYE! 展’이 국회 의원회관 1층에서 열리고 있다.

여러 그림들 중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이구영 화가의 ‘더러운 잠’이 논란이 됐다.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체의 박근혜 대통령이 침대에서 편히 잠들어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배 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초상 사진과 ‘사드(THAAD)’라고 적힌 미사일, 강아지 두 마리가 놓여 있다. 또 그 옆에는 주사기 다발을 들고 있는 최순실씨가 그려져 있다. 

한 잠수사가 창가로 다가와 자고 있는 박 대통령을 보고 있다. 작게 그려진 잠수사는 세월호 실종자 수색 작업에 참여했다가 지난해 6월 숨진 고 김관홍 민간잠수사를 연상시킨다.

   
▲ ‘더러운 잠’에는 자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을 보고 있는 한 잠수사의 모습이 작게 그려져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150년전 프랑스 논란이 2017년 한국에서 재현…뜨악함 그 자체”

‘올랭피아’가 명화가 된 이유에 대해 김 교수는 “성의 몸을 도구화한다는 현대적 비판도 있지만, 이 그림이 높은 평가를 받았던 것은 주인공의 시선이었다”며 “더이상 여성이 보이는 객체가 아니라, 보는 주체임을 주목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올랭피아의 현대적 패러디는 훨씬 심하다. 셀 수 없을 정도”라며 “여성만 등장하지 않는다. 부시와 체니가 등장하는 패러디도 있다. 역겨울 정도의 행위예술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풍자의 방식에 대해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다. 얼마든지 혐오를 공개적으로 표현해도 된다”며 “그래도 19세기 살롱전을 관장했던 프랑스의 관료처럼 굴지는 말자”고 질타했다.

김 교수는 “풍자는 풍자고, 정치는 정치”라며 “이 해프닝이 말 그대로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행위예술로 전환했다. 좀 불편하고 혐오스러워도 품격있게 대응했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 열린 ‘곧, 바이! 展’에 전시된 이구영 작가의 '더러운 잠' 작품을 한 보수단체 회원이 떼어내 파손시키고 있다. ⓒ go발뉴스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도 “‘올랭피아’는 당시로서는 세속적인 천박함과 그림속 주인공의 불편한 시선, 거친 표현양식 때문에 엄청난 욕을 먹었다”며 “관람객중 일부는 주먹질을 하고 지팡이를 휘둘러 그림을 지키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백 위원은 “특히 그림을 본 남성들은 당시 자신들의 은밀한 속성, 즉 겉으로는 신사인 것처럼 행동하지만 뒤로는 사창가 여인이나 또는 정부들과 놀아나는 모습을 까발린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충격과 분노는 컸을 것”이라고 처음 전시됐을 때 상황을 전했다.

이어 백 위원은 “그런데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박근혜 누드가 150년 프랑스처럼 큰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을 보면 뜨악함 그 자체”라고 정치권의 반응을 꼬집었다.

백 위원은 “대선을 앞두고 표심을 걱정하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전시회를 중단하는 것은 물론 주최자인 표창원 의원에 대한 징계까지 논의하고 있다니”라며 “야당발 블랙리스트 아닌가”라고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했다.

백 위원은 “정치가 과잉인 시대의 씁쓸한 초상”이라고 일갈했다.

유창선 “풍자 효과보다 동정 여론 촉발시킬 수 있는 위험한 사고”

반면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폴리뉴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그 대상이 특정 인물이 되었을 때, 이런 식의 성적 모욕을 안겨주며 조롱하는 것은 풍자의 범위를 넘어선다”며 “언제 남성 대통령을 이렇게까지 발가벗기면서 풍자를 한 적이 있었던가”라고 반론을 제시했다.

유 평론가는 “여성이기에 이런 식으로 발가벗기는 풍자를 한 것이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며 “풍자의 효과 보다는, 이런 방식으로까지 모욕당하는 대통령에 대한 동정 여론을 촉발시킬 수 있는 대단히 위험한 사고”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의 조치에 대해서도 유 평론가는 “표 의원을 윤리심판원에 회부하기로 한 것도 사안이 미칠 파장을 우려한 것으로 짐작된다”고 힘을 실어줬다.

표창원 “나에 대한 조롱‧패러디 관여 안해…대통령 풍자의 자유도 인정해달라”

세월호 풍자보다 누드에 초점이 맞춰져 논란이 거세게 일자 민주당은 이날 긴급최고위원회를 열고 표 의원은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예술 작품의 창작과 표현의 자유는 당연히 존중돼야 하지만 국회라는 공간에서 해당 작품을 전시한 행위는 적절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에 표창원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일련의 과정을 설명하고 사실관계를 해명했다.

표 의원은 “‘작가회의’에서 주관, 진행했고 저나 어떠한 정치인도 개입하지 않았다”며 “일부 여당 및 친여당 정치인의 ‘표창원이 작품을 골랐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표 의원은 “‘더러운 잠’은 잘 알려진 고전 작품인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했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분명히 제 취향은 아니지만 ‘예술의 자유’ 영역에 포함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표 의원은 “전 저를 대상으로 한 조롱과 희화화, 패러디, 풍자 예술 작품에 개입하거나 관여하거나 반대하거나 방해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마음으로 대통령이나 권력자, 정치인 등 ‘공적 인물’에 대한 비판과 풍자 등 표현의 자유를 인정해 주십사 요청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표 의원은 “제게 예술가들이 해 오신 요청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협조를 해 드리는 것이 제 도리라고 생각했고,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판단은 여러분의 몫”이라고 말했다. 

   
   

 

   

 

표창원 의원이 밝힌 시국풍자 전시회 관련 사실관계 및 입장 전문

전 늘 말씀드렸듯 비판을 존중하고 다른 입장을 인정합니다. 다만, 허위사실이나 사실왜곡에 기반한 정치공세에는 반대합니다.

1. ‘표현의 자유를 지향하는 작가 모임’의 요청

블랙리스트 사태와 국정농단에 분노한 예술가들이 국회에서 시국을 풍자하는 전시회를 열고 싶다며 장소대관을 위해 도움을 달라는 요청이 의원실로 왔습니다. 저는 도움을 드리는 것이 맞다고 판단해서 국회 사무처에 전시공간 승인을 요청드렸습니다.

2. 국회사무처의 난색 표명, 협의와 설득

국회사무처에서는 ‘정쟁의 여지가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셨고, 작가회의에서는 ‘정쟁의 대상이 아닌 풍자라는 예술 장르, 국회라는 민의의 대변장에서 금지해선 안된다’는 입장이셨고 전 “전례가 없지만 시국의 특성과 헌법을 수호해야 할 국회에서 예술에 대한 사전검열이나 금지를 해서는 안되지 않느냐”고 설득해서 결국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3. 예술의 자유, 정치의 배제

이후 모든 준비와 기획과 진행, 경비 확보를 위한 크라우드 펀딩 등은 ‘작가회의’에서 주관, 진행했고 저나 어떠한 정치인도 개입하지 않았습니다. 일부 여당 및 친여당 정치인의 “표창원이 작품을 골랐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 사실입니다.

4. ‘더러운 잠’이라는 작품

전시회가 개막하고 현장을 둘러 본 전 지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더러운 잠’이라는 작품이 있음을 알았고, 그 외에도 국회의원을 ‘머리에 똥을 이고 있는 개’로 묘사한 조각품, ‘사드’ 문제를 풍자한 만화 등 다양한 풍자 작품들 봤습니다. 특히, ‘더러운 잠’은 잘 알려진 고전 작품인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했다는 설명을 들었고, 분명히 제 취향은 아니지만 ‘예술의 자유’ 영역에 포함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 정치적 논란

지난 주 금요일(1월 20일) 오후에 전시회가 개막됐고 저녁 8시에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한 토크 콘서트도 열렸습니다. 이후 별 문제없이 전시회가 진행되던 중, 어제 (23일 월요일) 저녁에 보수 성향 인터넷 신문에서 문제제기를 하기 시작했고, 이후 언론사들이 이를 받아서 보도하기 시작하면서 논란이 확대되었습니다. 제 전화는 불이났고 두 명의 기자에게 간략한 사실관계 설명하는 인터뷰 외에는 어떤 연락도 받을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제가 속한 정당에서 절 윤리심판원에 회부했다는 이야기도 언론보도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6. 국회 사무처의 ‘더러운 잠’ 철거 요청

오늘 오전에 국회 사무처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더러운 잠’을 자진 철거해 달라는 요청을 작가께 하겠다 하시면서 제게도 양해와 협조를 요청해 오셨고, 전 국회사무처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처음부터 우려를 하고 계셨고, ‘예술의 자유’는 당연히 보장되어야 하지만, 여러 정당이 협력해야 하는 국회에서 특정 정당에 대한 비난 등 ‘정쟁’의 소지가 되는 사안은 방지해야 하는 ‘중립’의 의무가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철거 여부는 제가 개입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작가의 ‘자유’ 영역이라는 점을 설명드렸습니다. 다만 작가와 주최측인 ‘작가회의’에 사무처의 입장과 우려를 충분히 설명해 드리겠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7. 판단은 여러분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1) 전 저를 대상으로 한 조롱과 희화화, 패러디, 풍자 예술 작품에 개입하거나 관여하거나 반대하거나 방해할 의사가 전혀 없습니다. 얼마든지 하십시오. 다만, ‘공인’이 아닌 제 가족, 특히 미성년자인 자녀만은 그 대상에서 제외하셔야 합니다. 그들은 ‘공인’이 아니며 보호받아야 할 약자이기 때문입니다.

(2) 같은 마음으로 대통령이나 권력자, 정치인 등 ‘공적 인물’에 대한 비판과 풍자 등 표현의 자유를 인정해 주십사 요청드리고 싶습니다.

(3) 하지만, 일반 국민이나 예술인의 ‘자유’에 해당하는 표현이 아닌, 정치인 등 ‘공인’이 정치적 목적이나 이해관계 혹은 감정 때문에 모욕 혹은 명예훼손적 표현을 하는 것은 반대합니다. 제가 이번 전시회를 의도했거나 기획했거나 개입했거나 검열 등 여하한 형태로 관여했다면 당연히 비판받고 책임져야 할 것입니다. 위에 설명드린 제 역할과 행위 중에 이러한 부분이 있다면 책임지고 비판도 달게 받겠습니다.

(4) ‘시기’의 문제 및 ‘의도하지 않은 효과’에 대한 책임 : 지금이 탄핵 심판 및 (조기)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이며, 이러한 상황에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해서 의도하지 않았을 부작용을 일으킨 점에 대해 지적해 주시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존중합니다. 책임을 져야 한다면 지겠습니다. 어떻게 져야 할 지는 좋은 안을 주시면 신중히 검토하겟습니다.

어떤 방향의 판단이든 여러분의 판단이 옳습니다. 전 제가 하는 언행이 늘 옳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혼자만 옳다는 아집에 빠진것은 아닌 지’ 고민하고 언행을 합니다. 하지만, 저도 부족하고 불완전한 인간이기 때문에 옳지 않거나 적절하지 않은 언행을 할 수도 있겠죠. 늘 배우고 깨우치려 노력합니다.

다만, 논란이나 불이익 혹은 압력이 두려워 피하거나 숨지는 않겠습니다.

8. 저는 ‘예술의 자유’를 지키고 보장해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예술에 전문성이 없고 예술가가 아니라서 개입이나 평가를 할 자격도 없고 의도도 없습니다. 하지만, 제게 예술가들이 해 오신 요청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협조를 해 드리는 것이 제 도리라고 생각했고,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충분한 설명이 되었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민일성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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