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철균 ‘특검서 ‘정유라 답안지’ 허튼소리하면 매장’ 조교 협박”

▲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에게 학점 특혜를 주고 과제를 대신 작성한 의혹을 받고 있는 류철균 이화여대 교수(필명 이인화)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뒤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21)씨를 둘러싼 이화여대 학사 비리 수사와 관련 류철균(51·필명 이인화)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가 3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오전 1시31분경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유라씨의 학사 비리 관계자에 대한 첫번째 구속으로 류 교수는 ‘K-MOOC 영화 스토리텔링의 이해’ 강의에서 정씨에게 각종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류 교수는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조교들에게 각종 불이익을 거론하며 정씨의 허위 답안지를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특검 수사에서 류 교수는 김경숙 전 이대 체육대학장이 정씨를 잘 봐주라고 3번 연락해왔고 지난해 4월에는 김경숙 전 학장이 ‘최씨 모녀가 가니 만나주라’고 해서 교수실에서 1분간 만났다고 진술했다.

‘가짜 답안지’를 공개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정유라를 대신해 조교가 시험을 본 게 아니고 아예 시험답안지도 없는 상태에서 류 교수가 학점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10월, 11월 교육부 감사가 들어가는 과정에서 류 교수가 조교를 강압해서 답안지를 만들어 끼어넣었다”며 “단순 대리 시험이 아니라 더 죄질이 안좋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나중에 필적조사도 할 수 있고 후유증이 클 것 같으니까 조교에게 부탁한 것”이라며 “거절하니 ‘특검에 가서 허튼소리 하면 논문심사에 불이익을 주겠다, 다시는 학계에 발을 못 붙이게 할 수도 있다’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조교들에게 답안지를 작성하라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이같이 각종 특혜를 준 이유에 대해 김 의원은 “류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과 초기에 K‧미르재단과 유사한 청년희망재단을 만들었다”며 “차은택을 매개고리로 그 윗선 최순실과의 끈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권력에 잘 보이기 위해 권력 실세인 최순실씨 딸의 온갖 편의를 봐준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 중간다리 역할을 김경숙 신산업융합대학 전 학장이 했다”고 덧붙였다.

또 류 교수가 특검 조사에서 김 전 학장이 ‘정윤회 딸이라는 사실로 왕따 당하니 도와야 하지 않나’라고 했다는 것에 대해 “학교 출석도 안하는데 왕따 개념이 성립될까”라며 “어처구니 없는 변명”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류 교수의 실토로 드러난 김경숙 전 학장에 대해 김 의원은 “지난번 청문회에서 최순실을 모른다고 완전히 발뺌 했다”며 “이대 현장 감사 갔을 때도 너무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류 교수의 입을 통해 김경숙 전 학장이 정유라의 모든 일에 보이지 않는 손 역할을 한 사람으로 드러났다”며 “국정조사에서 위증죄로 고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 김경숙 전 이화여대 체육학장이 지난해 12월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4차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