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19禁 녹취록’ 발언.. “그래서 박근혜 안 찍었다”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이 최태민의 의붓아들 조순제씨가 죽기 전 박근혜 대통령 관련 ‘19금 녹취록’을 남겼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순제 녹취록에는 재산문제 등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대부분 19금에 해당 된다’며 이같이 전했다.

정 의원은 이날 “부끄러운 얘기지만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면서도 박근혜를 찍지 않았다”면서 “왜냐하면 이 분이 대통령 되면 안 된다는 걸 저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자세히 설명해달라는 사회자의 요청에 그는 “아이들이 보기에 너무 좋지 않은 내용이기 때문에 나중에 끝나고 얘기해 드리겠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정 의원은 특히 최태민-최순실 일가의 재산 부분도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순제 씨가 무슨 얘기를 하냐면, ‘박정희 대통령 사후 바로 뭉칫돈이 최태민 일가로 흘러들어갔다’ 이렇게 녹취를 남긴다”면서 “그 돈이 액수가 얼마 정도 되냐 했더니, 지금 시가로 계산하면 2000억, 3000억대 됩니다. 이렇게 진술을 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정희 대통령 사후 최태민 일가에 흘러 들어간 2000~3000억 정도의 뭉칫돈을 최씨 일가가 차명 관리했고, 이 때문에 (박근혜-최순실이) 한 가족처럼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태민의 친아들 최재석씨도 지난달 ‘go발뉴스’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최태민씨의 서울 역삼동 자택에 비밀 아지트가 있었으며 박근혜씨가 빈번하게 방문하던 이 장소에는 금은보화로 가득찬 창고가 딸려 있었다”고 증언했다.

“당시 역삼동 집에 보관돼 있던 CD와 귀금속 등이 누구의 것이냐”는 고발뉴스의 질문에 최씨는 “부친께서는 이것이 내 것이 아니며 큰 일을 위해 쓰여질 것이라고 말했다”며 박근혜 캠프의 ‘정치자금’이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부친 최태민씨 사망 이후 “재산의 상당부분이 현금화 돼 해외로 빠져나갔으며 나머지 동산은 구리쪽에 있는 최씨 일가의 안가에 묻혀있는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한국일보>는 독일 사정당국이 최순실-정유라 모녀 등이 독일 8000여억 원을 비롯해 영국,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등 4개국에 수조원대, 최대 10조원에 이르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련의 흐름과 관련해 고광헌 전 한겨레신문 사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렇다면 그 돈의 진짜 주인은 따로 있다”며 “최순실이 돈을 찍어 낸다면 몰라도, 재벌 오너도 아닌 그가 무슨 수로 10조원을 불렸겠는가”라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는 “천문학적인 부동산 투자나 고수익을 노린 금융투자로 10조를 모았다고 치자. 그런데 뭐하러 그 돈을 해외에 숨겨 놓지?”라며 “그동안 최순실의 재산은 박근혜의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았다. 만약 그 돈의 존재가 사실이라면 그 뿌리는 수백억 삥쳤다는 소문이 일던 박정희일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이어 “박근혜가 비로소 깜짝 놀랄 사태 진전이다. 세계는 아주 가끔씩 이런 식으로 ‘비밀은 없다’는 것을 보여 줌으로써 정의실현에 동승한다”고 적었다.

한편, 박영수 특검팀은 관련 국가들과 개별적으로 공조절차를 거치는 게 시일이 더 걸려 지체된다고 판단, 유럽연합(EU) 국가들과 공조체계가 잘 갖춰진 독일을 통해 협조를 받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규철 특검보는 “최씨 등이 독일에서 8,000억 재산을 보유했다는 부분을 확인 중”이라며 또 “최씨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에 관한 의혹도 있는 만큼 그 부분도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