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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 학생, 최순실 딸에 공개편지 “나는 네가 부럽지 않아”

기사승인 2016.10.20  16: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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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나는 노력, 당당한 맞섬 너는 경험 못하겠지”…SNS “울컥, 응원해요”

   
▲ <이미지출처=한겨레신문 페이스북 캡처>

이화여대 학생이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보낸 공개 편지가 SNS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정유라씨가 2년 전 SNS에서 “돈도 실력이야. 니네 부모를 원망해”라고 말했지만 이대 학생은 “네가 부모 잘 만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20일 <한겨레>에 따르면 ‘익명의 화연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학생은 <‘어디에선가 말을 타고 있을 너에게’>란 제목의 대자보에서 “나, 어제도 밤샜다, 해가 뜨는 것도 모르고 밤을 꼬박 새워 과제를 했어”라고 글을 시작했다.

그는 ‘새내기 때도 수도 없이 많은 밤을 샜다’며 “아마 너는 모르겠지만, 이화에는 이런 내가, 우리가 수두룩해. 그리고 다들 정말 열심히 해서 이곳에 들어왔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학생은 “너는 어제 어디서 뭘 했을까?”라고 물으며 “국내에 있지 않으면서도 어떻게인지 출석 점수는 다 받아내는 너. 채플 때면 대강당 앞 계단이 늦지 않으려는 벗들의 발걸음으로 가득한 걸. 네가 알고 있을까”라고 입학‧학점 특혜 의혹을 꼬집었다.

또 그는 “누군가는 네가 부모를 잘 만났다고 하더라”라며 “근데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부럽지도 않아”라고 최순실씨의 위세를 지적했다.

이 학생은 “정당한 노력을 비웃는 편법과 그에 익숙해짐에 따라 자연스레 얻어진 무능”이라며 “그게 어떻게 좋고 부러운 건지 나는 모르겠다”고 일침을 날렸다.

이어 학생은 “이젠 오히려 고맙다”며 “네 덕분에 그 동안의 내 노력들이 얼마나 빛나는 것인지, 그 노력이 모이고 쌓인 지금의 내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실감이 나”라고 밝혔다.

또 “비록 학점이 너보다 낮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너보다 훨씬 당당”하다며 “내 벗들과 함께 맞설 수 있어서 더더욱 기쁘고 자랑스러워. 아마 너는 앞으로도 이런 경험은 할 수 없을 거라니.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이날로 미래라이프대 사업철회와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85일째 본관에서 점거 농성을 하고 있다. 최경희 총장이 전날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학생들은 이사회에서 정식으로 수리할 것을 기다리고 있으며 점거 해제 여부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해당 편지에 SNS 이용자들은 “우리 학교도 아닌데 왜 내가 이글을 보면서 울컥하는지 모르겠다”, “함께여서 행복했던 과거가 있는 우리여서 너무 감사 합니다”, “우리의 작은 목소리 부릅뜬 눈빛이 첫 시작입니다. 해방이화를 지지합니다”, “교육의 참뜻을 추구하고, 생각할 수 있는 멋진 이대생들이 늘어나길”, “명문이다. 정말 말 그대로 ‘명문’이야” 등의 응원 글을 남겼다.

네티즌 ‘윤**’은 “비록 우리보다 재정적으로 훨씬 편하고 많은 것을 누렸을지라도, 민주주의 국가에서 부당에 굴복하지 않고 맞서는 경험을 못해본다는 것은 참 안타깝네요”라고 의견을 보탰다.

‘Jiyo*******’는 “멋진 후배님. 나이가 들고 엄마가 되고 혹은 소위 말하는 기득권층에 편입하게 되더라도 그 마음 간직할 수 있으리라 믿어요”라고 격려했다.

   
▲ 정유라씨가 이화여대 입학 3개월 전인 2014년 12월에 페이스북에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게시물의 일부. 유연은 정씨의 개명 전 이름으로 게시물 전문이 SNS에서 확산되고 있다.

 

다음은 이화여대 학생이 정유라씨에게 보낸 공개 편지 전문

‘어디에선가 말을 타고 있을 너에게’

나, 어제도 밤샜다. 전공책과 참고도서, 그렇게 세 권을 펼쳐 뒤적이면서 노트북으로는 프로그램을 돌리고 때로는 계산기를 두들기면서, 해가 뜨는 것도 모르고 밤을 꼬박 새워 과제를 했어.

고학번이어서가 아니야. 새내기 때도 우글 소논문을 쓰느라 미적 레포트를 쓰느라, 디자인 과제를 하고, 법을 외우느라 나는 수도 없이 많은 밤을 샜지. 아마 너는 모르겠지만, 이화에는 이런 내가, 우리가 수두룩해. (그리고 다들 정말 열심히 해서 이곳에 들어왔지.) 중앙도서관에서 밤을 샐 때, 내 옆자리가 빈 적은 한 번도 없었어.

너는 어제 어디서 뭘 했을까? 국내에 있지 않으면서도 어떻게인지 출석 점수는 다 받아내는 너. 채플 때면 대강당 앞 계단이 늦지 않으려는 벗들의 발걸음으로 가득한 걸. 네가 알고 있을까.

누군가는 네가 부모를 잘 만났다고 하더라. 근데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부럽지도 않아. 정당한 노력을 비웃는 편법과 그에 익숙해짐에 따라 자연스레 얻어진 무능. 그게 어떻게 좋고 부러운건지 나는 모르겠다.

이젠 오히려 고맙다. 네 덕분에 그 동안의 내 노력들이 얼마나 빛나는 것인지, 그 노력이 모이고 쌓인 지금의 내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실감이 나. 비록 학점이 너보다 낮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너보다 훨씬 당당해. 너, 그리고 이런 상황을 만든 부당한 사람들에게 그저 굴복하는 게 아니라, 내 벗들과 함께 맞설 수 있어서 더더욱 기쁘고 자랑스러워. 아마 너는 앞으로도 이런 경험은 할 수 없을거라니. 안타깝다.

다시 네게 이런 편지를 쓸 일이 없길 바라. 그럼 이만 줄일게.

2016년 10월, 익명의 화연이가.

우리는 모두에게 공정한 이화를 꿈꾼다. 이화인은 본관으로! 


 

민일성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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