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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사수 ‘작전세력’이 된 언론”

기사승인 2016.09.11  10: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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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병우 지키려 여론 교란하는 청와대와 ‘청부업자’로 전락한 언론”

시세를 조종하고 교란하는 작전 세력들이 설치는 시장은 생태계를 파괴한다. 합리적인 자본 조달 기능은 마비되고 기업 가치에 대한 평가체계는 무너진다. 거짓과 사실이 뒤섞인 찌라시는 작전을 싣고 움직이는 폭탄이다. 중심세력은 치밀하게 작전을 기획하고 주도한다. 부스러기 고물을 챙기는 추종세력들이 여기에 빌붙는다. 자본 시장은 망가지고 투자자들은 큰 피해를 입는다.

정치권력과 언론권력의 유서 깊은 여론몰이 조작 ‘작전’
한국의 권력과 정치세력들 그리고 언론이 한통속이 되어 여론마당에서 조작 작전을 벌인 역사는 꽤나 깊다. 정치권이 슬쩍 정보를 던져주면 언론이 보도하고 정치세력은 그 보도를 내세워 이슈를 부풀려가는 방식이다. 언론은 여론 영향력을 만들면서 때로는 정치권이 던져주는 달콤한 특혜를 맛볼 때도 있다. 이권과 인사에 개입하고 더러 청탁을 넣기도 한다. 언제나 이들끼리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편인 줄 알고 있다가 느닷없이 뒤통수를 맞기도 한다. 괜히 작전세력 믿고 따라붙었다고 쪽박 찬 투자자들이 숱하게 많다.

우병우 비리의혹 보도는 <조선>의 도전이었나
공론장에서의 여론몰이 작전에도 음모와 배신이 춤춘다. 채동욱 검찰 총장 찍어내기 여론을 만들어내는 작전에서 행동대장은 조선일보였다. 기자가 도저히 접근할 수 없는 가족관계등록부, 출입국 기록 및 학적부 기록 등을 공개하며 채 총장을 불륜자로 몰아갔다.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하려던 검찰총장을 쫓아내는 작전은 성공한다. 걸림돌을 솎아내려는 정보기관과 언론이 합동으로 작전을 벌인 냄새가 물씬하다.

작전 주도 세력에게 행동대는 언제까지나 함께 가는 동업자는 아니다. 필요할 때 동원되는 한낱 소모품에 지나지 않는다. 거추장스러워지거나 방해물이라고 판단되면 해치워야하는 작전 대상으로 전락한다. 그들 사이에는 오로지 벌거벗은 이익의 거래가 있을 뿐이다.

우병우 수석 의혹보도에서 조선일보는 작전세력의 몸통에 도전한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 여론 시장에서 작전 주도세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것은 큰 오판이었다. 시장을 마음대로 움직일 정도의 힘이 없는 작은 손이 섣불리 작전을 펴다가는 투자금을 몽땅 잃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번 판에서 조선일보는 스스로 작전의 중심이 되기에는 힘이 부쳤다. 막강한 정보력과 권력 기관을 주무르고 있는 정권은 시장을 쥐고 흔들 정도의 큰손이었다. 기껏 조선일보는 조막손이었나 보다. 청와대라는 큰손이 조무래기의 공격에 맞서 작전에 나섰다.

청와대 기획 시나리오, 우병우 의혹 → 감찰 누설 → ‘부패 기득권 세력’·‘좌파’의 정권 흔들기
작전 목표는 ‘우병우 수석 구하기’. 작전 전략은 부패 기득권 세력과 좌파들의 정권 흔들기로 사안의 성격을 규정하는 것이다. 행동의 선발대는 MBC였다. 우 수석을 감찰하던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언론사 기자에게 감찰 상황을 유출했다고 보도했다. 제목은 ‘감찰 상황 누설 정황 포착’이다. 우 수석 비리 사건을 감찰 누설 사건으로 둔갑시키려 했다. 날마다 쏟아진 의혹으로 궁지에 몰리던 우병우 수석에 대한 비판적 여론에 반전의 계기를 만든다. 작전의 실탄인 정보는 주도 세력인 청와대가 슬쩍 던져준 정황이 짙다.

‘우병우 구하기’ 작전의 행동 선발대는 MBC였다. MBC는 8월 16일 <뉴스데스크>에서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언론사 기자에게 감찰 상황을 유출했다’고 보도했다.

   
▲ ‘우병우 구하기’ 작전의 행동 선발대는 MBC였다. MBC는 8월 16일 <뉴스데스크>에서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언론사 기자에게 감찰 상황을 유출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출처=MBC 화면캡처>

여기에 연합뉴스와 동아일보가 작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다. 청와대 ‘익명의 한 관계자’가 연합뉴스를 통해 조선일보를 “부패 기득권 세력”이라고 공격한다. 동아일보는 특별감찰관실의 문서 폐기 의혹을 제기하며 감찰 누설 사건으로 몰아갔다.

‘조응천·이석수가 대학 친구’라며 ‘작전 시나리오’ 완성도 높인 <동아>

   

 극적인 시나리오를 확 퍼뜨린 것은 동아일보다.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야당 의원을 등장시킨다. ‘조응천-조선일보-이석수’가 짜고 일으킨 사안으로 한 편의 드라마가 완성된 것이다. 조응천 의원이 기획·연출하고 조선일보와 이석수 감찰관이 실행한 사안으로 만들어 갔다.

작전이 성공하려면 그럴듯한 시나리오가 있어야 한다. 사람들이 믿지 않으면 작전은 쓸모가 없어진다. 그래서 작전세력이 만들어내는 정보에는 기본 사실이 녹아있다. 그 사실들 간의 관계를 어떻게 연결시키고 해석해내느냐가 핵심이다. 몇 가지 사실에 살을 붙이고 숨을 불어넣어서 스토리로 포장한다. 작은 끄나풀이라도 있으면 연결고리를 만들어 낸다. 조응천 의원과 이석수 감찰관이 대학 동기라는 정보는 둘을 연결시키기에 알맞은 끈이었다(왼쪽 기사 참조).

스릴 넘치는 음모와 갈등 그리고 배신의 시나리오가 사람들의 흥미를 부쩍 돋우면서 우 수석의 비리 의혹은 관심에서 멀어진다. 위기에 내몰리던 청와대는 여론의 표적에서 벗어난다. 우수석 비리 의혹이라는 사건의 실체는 가려지고 사안의 초점도 흐려졌다. 흙탕물 싸움으로 변질되면서 정치적 공방처럼 비친다.

청와대 기획 ‘작전’의 ‘청부업자’로 전락한 언론
기획되고 의도된 풍문을 어떻게 부풀리고 포장하여 확산시키는가가 여론 공작의 관건이다. 신뢰와 영향력이 떨어지는 근본 없는 ‘찌라시’로는 파급력이 약하다. 언론은 작전세력이 공론장을 공략하기에 가장 위력적인 무기다. 시중 잡담보다도 수준이 떨어지는 왜곡과 편향 그리고 막말로 덧칠된 종편들 때문에 방송에 대한 신뢰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찌라시와 비교할 바는 아니다.

진실하고 공정한 정보를 전달하고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를 해야 하는 언론이 작전세력의 청부업자로 나섰다. 공론장의 교란세력이고 민주주의 파괴세력이 되었다. 민주적 공론장의 보루가 되어야 할 공영 방송, 국민의 세금을 지원받는 국가 기간 통신사가 국민 여론을 속이는데 동원되었다. 권력과 한 몸이 되어 국민을 대상으로 여론 조작 작전을 벌이는 언론. 이들을 어떻게 정상적인 언론으로 되돌리느냐에 우리 민주주주의가 달려 있다.

※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http://www.ccdm.or.kr)에도 함께 게재되었습니다.

정연우 세명대 교수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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