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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미 칼럼]재벌 돈버는 비법 21-③ 이건희의 삼성, 법인세, 광복절 특사

기사승인 2016.07.26  18: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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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벌총수‧가족 보수, 영업기밀…횡령‧배임해도 퇴직금까지 다 챙겨”

일곱, 세금으로 돈 벌기

사장님이나 회장님 자제분 통학시키는 차량이 대개 법인차인 것은 잘 아시죠? 법인차로 등록하면 세금 혜택을 받거든요. 통학도 시키고 세금 혜택도 받고 일석이조죠. 그런데 이것 외에도 매우 독특한 절세 방법이 있습니다.

개인이 입대 수입이나 이자 수입을 올리면 38%를 과세하지만, 기업이 임대 수입, 이자 수입을 올리면 최대 세율이 22%밖에 안 돼요. 그럼 재벌가에서 자기 돈으로 임대료나 이자를 받겠어요, 회사 돈으로 받겠어요? 재벌가 자제 통학차만이 아니라 임대나 이자 놀이도 기업 이름으로 합니다. 완벽한 '일석이조'죠.

이것이 어떻게 가능하냐구요?

모든 국민은 근로소득에 대한 연말정산을 한 후 다음해 5월에 기타 소득에 대한 보고를 합니다. 이 기타 소득에는 입대 수입, 이자 수입 등이 포함되는데 최대세율은 38%입니다.

기업은 어떨까요? 일자리 창출이나 신규투자와 같은 생산적 투자로 인해 벌어들인 소득에 대한 세율이 22%인데 이자, 임대, 주식소득 등 비생산적 투자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서도 세율은 22%로 똑같아요.

세율 38%인 국민에 비해 무려 16%나 이익. 이렇게 얻는 이득이 연간 최소 3조 이상. 3조면 연봉 3천만 원짜리 일자리를 최소 6만 개 만들 수 있는 돈입니다. 매년 6만 개의 일자리 기금을 꿀꺽한다 생각하면 되요. 그러고는 청년 일자리 기금 만든다 하면서 마치 기부하듯이 행동하는 거죠. 워낙 쉽고 달콤하다보니 맛 들인 기업이 많아요.

유통업계의 거물 롯데를 떠올려보세요. 롯데백화점, 슈퍼... 요즘은 종합몰이 추세죠. 이것의 대부분은 자릿세, 그러니까 임대료로 돈을 버는 겁니다. 그래서 재벌 대기업이 너도나도 임대 사업해서 세금 혜택받고 골목상권 죽이는 거죠. 재벌가의 땅 짚고 헤엄치기를 세금으로까지 보장해주는 것이 대한민국입니다.

그래서 분리과세해야 합니다. 기업이 비생산적 투자로 돈을 벌 경우 국민과 똑같이 38% 세금부과! 이것이 분리과세법입니다.

여기서 질문 하나.


“국민과 똑같이, 기업의 임대 수입이나 이자소득에 38% 부과하는 것은 찬성하는데 우리나라 재벌이 그냥 있겠어요? 오른 세금만큼 임대료를 올리면 어떻게 하죠?”


별 걱정 다한다, 하시는 분 없을 겁니다. 숱하게 경험해왔으니까요. 그래서 임대차보호법이나 수수료 관련법을 함께 개정해야 하죠. 전가시키지 못하도록요. 재벌이 패키지로 특권을 누리니 우리도 패키지로 특권을 폐지시켜야 합니다.

   
▲ 출처 -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제가 19대 국회에서 분리과세법안을 발의했습니다만 통과는 안 되었습니다. 20대 국회 때는 분리과세법안과 함께 패키지로 통과시켜야 할 법들, 잘 챙겨보겠습니다. 세금으로 돈 버는 방법이 또 있는데... 내용이 많으니 다음에 이어서 적어보겠습니다.

여덟번째, 감옥에서 돈벌고 나와서도 돈 벌기

원래 염두에 둔 것은 ‘그린(녹색 기업)으로 돈 벌기’였는데, 광복절 특사와 경제인사면이 거론되는지라 '감옥에서도 돈 벌고 나와서도 돈 벌기'가 더 필요하겠다 싶어 그것부터 시작하겠습니다.

   
▲ 출처 - <연합뉴스>

재벌 대기업 총수나 가족은 집행유예 혹은 실형을 살아도 보수를 받을까?

답은 그렇다, 이다. 사기, 배임, 횡령, 조세포탈, 뇌물수수 등 회사에 심각한 영향을 끼쳐도 돈을 계속 받고 심지어 더 받기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주주이기 때문에 배당의 형태로도 받고, (대표)이사로서의 보수(급여)도 받는다.

여기서는 보수만 살펴보겠다. 재벌총수 및 가족들이 보수를 정확히 얼마를 받는지는 알기 어렵다. 영업기밀인 셈이다. 외국에서는 이미 일찌감치 대표 및 고위간부의 보수공개를 했고 그것이 기업의 경쟁력이기도 한데 한국 재벌 대기업은 숨기는 것이 경쟁력이다.

이에 19대 국회는 2013년 4월 30일 ‘자본시장법’을 개정하여 5억 원 이상의 보수를 받는 등기이사는 그 액수를 공개하게 했다. 소위 ‘개별임원 보수 공시제도’라는 것이다. 하지만 미등기이사이거나, 보수가 5억 원 미만이면 피해갈 수 있다. 그래서 사내이사의 90% 이상이 보수액을 공개하지 않는다.

물론 19대 국회 말 약간의 법 개정이 이뤄져 2018년부터는 보수 총액 상위 5명에 속하면 미등기 임원이라도 받는 돈을 공개해야 한다. 하지만 이 역시 피할 방법이 여러 가지 인지라 도대체 얼마나 받는지 알기 위한 숨바꼭질은 계속될 예정이다.

이 법 때문에 그나마 조금 알려진 사실들이 있는데, 이것을 특별사면과 연관시켜 본다면 특별사면은 어차피 받을 돈 숨겨서 받느냐 자유롭게 받느냐의 차이이지만 이 차이가 재벌에겐 꽤 큰 이익일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사면을 기대하고 상고를 포기할지도 모른다는 효성의 조석래 회장, 불구속 상태로 재판 중이다. 조석래는 천억 원대의 조세포탈,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900억 원대의 횡령-배임, 500억 원대의 위법 배당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또 증권선물위원회는 효성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조석래의 해임을 권고했으나 놀랍게도 2016년 주주총회에서 재신임되었다.

그런 그는 얼마를 받고 있을까? 2013년 39억, 2014년 41억, 2015년 44억으로 오히려 받는 돈이 늘었다. 유죄판결 중이라 조금 자제했을 가능성이 있는데도 이 정도이면, 만약 사면이라도 되면? 어떤 신출귀몰한 재주를 보여줄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재벌가의 DNA만 있다면 봉이 김선달처럼 애써서 왕 흉내를 내거나 대동강 물을 팔아먹을 필요가 없다. 재벌이 봉이 김선달까지 가로채 가니 현대판 봉이 김선달은 불가능한가 보다.

다음으로 구속 상태로 재판 중인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 장세주는 2004년 배임, 횡령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도 2005년부터 최근까지 회사 돈 200억 원 이상을 빼돌리고 이중 80여억 원으로 상습도박을 벌인 혐의 등으로 2016년 5월 또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그가 받은 보수는? 확인된 것만 2013년 27억에서 2015년 40억이다.

또 집행유예 상태이면서 사면 대상자로 거론되는 한화 김승연 회장. 김승연은 2014년 2월까지 한화, 한화케미칼, 한화건설 등 주요계열사 7개 등기 임원으로 재직하다 횡령-배임 혐의로 집행유예가 확정되자 등기 임원을 사임했다. 그런데 사임할 당시 그가 한화와 한화케미칼에서 받은 보수가 각각 77억 원과 46억 원으로 총 123억 원이다. 횡령-배임에도 불구하고 퇴직금까지 꼼꼼히 다 챙겼다.

   
▲ 대기업집단 지배주주 일가 중 공시 대상 제외 임원의 2014 년 보수 항목
출처 - 경제개혁 리포트 2016년 8월

그리고는? 알 수 없다. 집행유예 상태라 등기임원으로 등록할 수 없다는 이유이지만 그 때문에 보수조차 확인할 방법이 없다. 아예 사면시켜서 등기임원으로 만든 후 정보라도 공개시키는 게 나을까?

정말 현란한 개인기 아니 재벌기이다. 불법을 저지르는 과정에서 돈 벌고, 저지른 후 유죄를 받아도 돈 벌고, 사면 후에도 계속 돈 벌고. 유죄선고가 돈 버는 데 어떤 영향도 끼치지 않는다면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아니라 유전은 그냥 유전이고 무전만 유죄일 뿐이다.

이외에도 많은 사례가 있다. 자세한 내용을 알려면 경제개혁연구소의 경제개혁 리포트 2016년 8호(링크)를 참고하길 바란다.


아홉 번째, 성동격서로 돈 버는 삼성

* 읽기 전 안내사항

원래 아홉 번째로 연재하려던 글은 '세금으로 섬세하게 돈 벌기'(세금으로 돈 벌기 2탄)이거나 '녹색으로 돈 벌기'였습니다. 그런데 ‘이건희 동영상’이 터진 겁니다. 맘 약한 저는 처음엔 그랬어요. 병상에 계신 분이고, 이미 8백만 이상이 본 동영상이니 성매매 의혹에 대한 조사와 대응을 지켜보고, 뉴스타파 후속보도를 기다리자.

   
▲ 출처 - <뉴스타파>

그런데 삼성 측의 ‘구두’사과, “이건희 회장의 사생활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는 사과에 마음을 바꿨습니다. 뻔뻔함을 넘어선, 정말 국민을 개돼지로 아나 싶은 대응이기 때문입니다.

이건희와 삼성가는 공사 구분한 적 없습니다. 회사를 사금고나 사유물처럼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배임, 횡령, 조세포탈 등을 서슴치 않고 세습에 당당한 겁니다. “내 거야, 상관하지마!” 뭐 이런 거죠. 성매매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마저 이건희 회장 소유가 아닌 회사 소유라는 의혹이 있는 겁니다. ‘내 것’이라는 일관된 정신이죠.

그런데 유독 성매매만 사생활이라고 선을 긋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내 일이야, 상관하지마!”의 다른 표현입니다. 삼성가에겐 성매매든 회사경영이든 그냥 사생활이니까요. 따라서 “사생활이니 드릴 말씀이 없다.”는 말은 “모든 게 사생활이니 상관하지마라.”는 번역이 되겠습니다. 이것을 사과라고 표현하는 언론이 좀 희한하긴 합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삼성의 돈 버는 사생활 중 사소한 한 가지를 알려드리는 것도 좋겠다 싶어 연재를 바꿨습니다. 시작해 보겠습니다.


원래 부자는 큰 돈 만 모으지 않는다는 게 상당수 부자들의 조언이다. 일단 손에 들어오면 그악스럽게 쥐어라, 새나가지 않도록 막고 푼돈이라도 살펴라. “자나 깨나 불조심, 꺼진 불도 다시보기”의 정신과 습관이 중요하다.

이를 충실히 따르는 ‘관리의 삼성’은 구석구석 살피고 철저하게 막는 데 익숙하다. 삼성가의 이재용 부회장이 60억 상속을 받아 10조 가깝게 불린 것에는 이 정신과 습관으로 이뤄진 시스템의 힘도 크다. 그 시스템 중 하나가 ‘성동격서’이다(성동격서란 동쪽에서 전쟁할 듯 북을 두드리고 정작 서쪽을 친다는 뜻의 고사성어).

예를 들어보자. 고용부는 사업장별로 점검을 나가 노동법 위반 사실이 없는지를 살핀다. 행정용어로 사업장 근로감독이라 한다. 문제점이 지적된 사업장은 시정조치부터 과태료, 벌금, 형사처벌 등 다양한 불이익을 받는다. 삼성의 입장에선 위반 사실이 적발될 경우 한 번에 나갈 돈은 크지 않지만 주기적으로 전 사업장에서 근로감독이 행해지기 때문에 그냥 두면 ‘항상 새는 독’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시스템을 가동한다. ‘중대한 위법사항을 확실히 은폐하기 위해 사소한 위반 사항을 몇 개 던져주며’, ‘그래도 안 되면 서명을 거부하면서 뒤로는 별도의 대응을 하는’ 성동격서 시스템이다.

2014년 7월 환노위 회의에서 삼성의 ‘고용노동부 사업장 점검 시 대응 요령’이란 문건이 공개됐다. 해당 문건은 관리의 삼성의 꼼꼼한 시스템의 일단을 엿보게 한다.

   
▲ 출처 - <은수미 전 의원실>

문건에 따르면, 점검 나오는 근로 감독관을 심리적으로 압박하기 위해 “다과 및 음료 서비스를 약간 부담스러울 정도로 준비”하고 “사전에 담당감독관 확인”하여 회사 간부가 직접 안내하며, “출문 시 배웅” 등의 꼼꼼한 조치를 취한다.

다음으로 근로감독관의 실적을 올려주기 위해 ‘취업규칙 게시의무 위반’과 같은 가벼운 위반사항을 4~5개 미리 준비하고, 이를 통해 다른 문제를 지적하지 않도록 유도한다. 한마디로 눈 길을 한 곳으로 유도하여 다른데 신경 쓰지 않게 하란 것이다.

이때 성동격서로 던질 미끼는 취업규칙 게시의무 위반 외에도 “최저임금 미고지”, “성희롱 예방교육 일부 미실시”, “고충처리위원 미선임” 등이다.

그럼에도 근로감독관이 중요 위반사항을 발견하면? 두 가지 대응을 한다. 근로감독관이 위법사항을 기록하기 전이라면 사전 협의를 끈질기게 요청한다. 임금 및 근로시간이나 취업규칙 개정 등과 같이 여파가 큰 사항에 대해서는 재고를 끌어내기 위함이다. 이미 근로감독관이 임금 및 근로시간위반, 불법하도급 및 불법파견 등의 위법사항을 기록했다면 확인 서명을 거부하면서 “별도로 대응”한다.

이 ‘별도의 대응’이 무엇일까?

2005년 고 김기원 교수가 쓴 “삼성독재의 현실과 개혁방향”(역사비평 2005년 가을호)은 삼성X파일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고 있다.


“1997년 대선 당시 삼성은 막대한 회사 돈을 빼돌려 이회창 씨를 집중 지원하는 한편, 야당 후보에게도 만일을 대비해 한발을 걸쳐놓았고 승산이 없는 군소 후보에까지 손을 뻗쳤다.”

“경제부총리가 된 인물에게 수천만 원의 돈을 건네기로 했고, 검찰에까지 수백, 수천만 원의 떡값인지 뇌물인지를 뿌렸다”


또한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취미생활인 자동차를 사업화하기 위해 기아자동차 부도에 개입했다.
 

“삼성이 기아차 처리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몰고 가려고 대통령 후보들에게 벌인 수작이 생생히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삼성이 힘깨나 써준 경제부총리는 당시 주도적으로 기아의 숨통을 죄었던 인물이다. 이런 과정에 삼성생명이 큰 몫을 한다. 삼성생명은 1993년에 기아차 주식을 10%나 몰래 매집했다. 이후 1997년 4월과 6월 사이에 종금사가 기아로부터 5500억 원 가량의 자금을 회수했고, 이것이 기아 부도의 직접적 요인이 되었다.”


문서에 기록되지 않은 별도의 대응, 삼성 X파일은 지금도 생성 중이고 그 과정에서 번 돈은 차곡차곡 창고에 쌓인다. 사고가 터지면 언론 등을 동원해 눈길을 다른 데 돌리게 하는 성동격서는 삼성에겐 내면화된 시스템이다.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가동된다. ‘관리의 삼성’은 ‘삼성 돈 벌기’의 다른 이름이다.


다음 편에서 계속.. 

※ 이 글은 딴지일보 7월 25일자에 함께 게재되었습니다.  
☞ 딴지일보 기사 원문 보러가기

은수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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