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유네스코 등재 ‘굴욕적 중단’ 日의회 속기록…“이래서 합의내용 공개안하나”

▲ 박주민(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은희(좌)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해 12.28 한일 정부간 위안부 협상에서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보류를 연계시키는 이면합의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일본 의회 속기록이 공개됐다.

그러나 ‘위안부 기록물’ 굴욕적 지원 중단 논란과 관련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은 외교부나 국무회의에서 문제제기할 것이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며 ‘모르쇠’ 태도를 보였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16년 1월 6일 일본 중의원 본회의에 언급됐던 ‘일한 외교 장관 공동 기자회견 관련 속기록’을 공개했다.

속기록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와 관련해 “위안부 문제는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는 점을 확인하는 합의에 따라 한국 정부가 적절하게 대응할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질문에 기시다 외무상은 거듭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록 신청에 대응하는 것도 한국 정부는 이번 합의에 따라 합의 이행 중이라 적절하게 대응할 것으로 우리는 인식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박주민 의원은 “한일 장관들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에 대해서 논의했고 그에 따라 한국 정부가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일본측은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강은희 여가부 장관은 “외교부로부터 관련된 내용을 전해 받은 게 없다”고 답했다.

▲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왼쪽) 외무상과 2015년 12월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외교장관 회담’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박 의원은 “위안부 문제 관련 부서는 여가부 아니냐”며 “전혀 통지를 못 받고 얘기를 못 듣고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질책했다. 박 의원은 “일본에서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확인해봐야 되는 것 아니냐”며 “문제가 있다면 지적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강 장관의 안이한 태도를 비판했다.

그러자 강 장관은 “타국에서 이렇게 논의된 바가 뭐... 상대방이 이런 논의를 했다는 것은 외교부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책임을 돌렸다.

이에 박 의원이 “확인해보고 문제가 된다면 외교부, 국무회의에서 문제제기를 할 것이냐”고 따져묻자 강 장관은 즉답을 피하며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없는 걸로 안다”고 거듭 소극적 자세를 보였다.

여가부는 2016년 예산에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사업’ 명목으로 4억4000만원을 배정했지만 전혀 집행하지 않았다. 또 내년도 예산안의 해당 항목에서 예산을 전액 삭감해 파문이 일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등재에 대한 지원을 일체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야당 의원들의 배정된 예산 집행 촉구에 대해 강 장관은 “민간 차원에서 하는 게 기본 정신”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더 이상의 지원은 필요없다고 판단했다”고 거부했다.

박주민 의원은 “외교부, 여가부는 의혹에 대해 조속히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하고 “정부가 거짓말을 한 것이라면 지원을 속히 재개해야 할 것이고 이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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