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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열 동판’ 제막…1987년 6월, 그날이 기록되다

기사승인 2016.06.09  18: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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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 우상호 “정문에 새긴 것은 동판 아닌 이한열 열사가 이루지 못한 꿈”

1987년 6월9일.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에 맞서 ‘직선제로 민주쟁취’,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친 스물 둘의 이한열은 경찰이 쏜 직격 최루탄에 맞아 쓰러졌다. 그날도 오늘처럼 뜨거웠을까. 29년 전 오늘 이한열 열사가 서슬 퍼런 전두환 독재 권력의 칼날에 피격 당한 그 지점에 6월, 그날이 기록됐다.

“1987년 6월9일 오후 5시 당시 연세대 2학년이었던 이한열 열사가 최루탄을 맞고 쓰러진 이 곳, 유월민주항쟁의 불꽃이 피어올랐다.”

   
▲ 이한열 열사 최루탄 피격 지점에 새겨진 동판. “1987년 6월9일 오후 5시 당시 연세대 2학년이었던 이한열 열사가 최루탄을 맞고 쓰러진 이 곳, 유월민주항쟁의 불꽃이 피어올랐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 go발뉴스

‘이한열 동판’은 29년 전 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되새기는 상징물로, 열사 피격 지점인 연세대학교 정문 왼편 기둥 앞에 새겨졌다.

이날 제막식에는 이한열 열사의 모친 배은심 여사를 비롯해 이한열기념사업회 김학민 이사장, 연세대 이재용 교학부총장,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통일문제연구소 백기완 소장, 최루탄에 피격된 이한열 열사의 모습을 전 세계로 알린 정태원 전 로이터통신 사진기자 등이 참석했다.

   
▲ '이한열 동판' 제막식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87년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가 배은심 여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go발뉴스

87년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우상호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며 울먹였다. 그는 “87년 6월9일 당시, 집회를 주도한 나는 절대 뒤로 물러서지 말자고 해놓고 막상 최루탄이 터졌을 때 교문 안으로 도망쳤다”며 “하지만 이한열 열사는 유일하게 물러서지 않았다가 최루탄에 맞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주의는 앞의 누군가의 희생으로 얻어낸 것임을 국민들이 잊지 않았으면 한다”며 “이한열의 죽음이 헛되다고 주장하는 이들과 싸워가겠다.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특권층에 맞서 싸우겠다. 정문에 새긴 것은 동판이 아닌 이한열 열사가 이루지 못한 꿈”이라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의 인사말에 이어 사회자의 안내로 동판이 제막되고 배은심 여사를 시작으로 헌화가 이어졌다. 헌화가 진행되는 동안 배은심 여사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헌화를 마친 일부 참석자들도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마른 잎 다시 살아나’란 노래를 조용히 따라 부르며 함께 눈물을 흘렸다.

   
▲ '이한열 동판' 제막식에서 참석자들의 헌화가 진행되는 동안 이한열 열사의 모친 배은심 여사가 생각에 잠겨있다. ⓒ go발뉴스

이한열 열사의 1년 선배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동문은 ‘go발뉴스’에 “오늘의 이 자리가 그냥 한 번의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역사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해 보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전두환 회고록 쓴다고? 수많은 죽음도 함께 기록해야”

동판 제막 후 참석자들은 ‘이한열 동산’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한열 동산’에서는 열사의 후배들이 준비한 노래공연 등의 순서가 준비되어 있었다.

   
▲ ‘이한열 동산’에서 연세대 재학생들이 이한열 열사 29주기 추모공연을 펼치고 있다. ⓒ go발뉴스

공연에 앞서 연세대 53대 총학생회장 박혜수 학생은 추도사에서 “다시 6월, 이한열 열사의 꿈을 다시 키워온 사람들이 있다”며 “선배의 의지가 담긴 동판이 우리를 지키고 민주주의에 한발 짝 나갈 수 있는 용기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30도가 웃도는 뜨거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참석자들은 열사의 어머니와 함께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날 제막식 행사에는 소설 <L의 운동화>로 이한열 열사의 삶을 복원한 김숨 작가도 참석해 소설 <L의 운동화> 증정식도 가졌다.

김 작가는 “소설은 이한열 열사의 훼손된 삶을 복원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L의 운동화>는 열사의 어머니와 그를 기억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 만든 작품이다. 열사에 누가 되지 않는 소설이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행사는 배은심 여사의 발언을 끝으로 마무리 됐다. 배은심 여사는 “이한열은 더러운 전두환 권력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며 “전두환이 회고록을 쓴다고 한다. 회고록을 쓸 자격도 없지만 만약 쓴다면 자신이 저지른 수많은 죽음에 대해 모두 기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이한열, 더러운 전두환 독재 권력에 의해 죽었다”>

   

2016이한열 유물전, ‘유월이 이야기하다’…오늘 9월30일까지

한편, 오늘(9일)부터 오는 9월30일까지 이한열기념관에서는 이한열 열사 영정사진 속 조끼, 어린 시절 성적표, 육필 원고와 대자보 등을 전시한 ‘이한열 유물전’이 진행된다. 87년 당시를 기록한 사진들과 피격 당시 이한열 열사가 입었던 옷과 운동화도 지난해 복원과 보존을 거쳐 함께 전시되고 있다.

이와 함께 (사)이한열기념사업회는 2016년 2학기(16회) 장학금 신청도 받고 있다.

‘이한열 장학금’은 1987년 6월항쟁의 기폭제가 된 이한열 열사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 전국 전문대와 4년제 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지급된다.

특히 16회부터는 이한열 열사의 대학 선배인 김복영(정외 84) 열사 이름으로 장학생 1명을 추가 선정할 예정이다. 김복영 열사는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병을 얻어 투병하다 사망했다.

장학생 선정 기준은 ‘민주화를 위해 기여한 자의 가족‧사회적 약자‧깨어있는 시민으로 활동 하는자‧사회적 활동이나 사회적 기업에 대한 구상이 있는 자’ 등으로, 오는 30일까지 이한열기념사업회 홈페이지(http://leememorial.or.kr)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김미란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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