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측 “서병수 사퇴, 2월 정기총회서 정관개정 이뤄져야 의미 有”

서병수 부산시장이 영화 ‘다이빙벨’ 상영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집행위원장에 대해 “재위촉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서병수 시장은 18일 부산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연직으로 맡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을 ‘영화제 독립성 원칙을 재천명하는 취지’에서 민간에 이양하겠다고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서 시장은 현재 공동집행위원장 체제를 강수연 위원장 단독체제로 갈지, 이용관 후임 집행위원장을 선임해 공동집행위원장 체제를 이어갈지에 대해서는 더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민간 조직위원장 선임 절차에 대해서는 “정관을 개정해야 가능하다”며 “앞으로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좀 더 자율적인 환경에서 새로운 20년을 준비’ 하기 위해 조직위원장을 민간에 맡기겠다는 서 시장의 방향은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부산국제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면 당연히 정관 개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며 2월 정기총회에서 정관 개정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인 서병수 부산시장은 18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부산국제영화제와 영화산업을 한 단계 더 도약 시키고 새로운 혁신과 변화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조직위원장직을 사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미지출처=뉴시스>

영화제 측은 “부산시가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정기총회 안건에 ‘이용관 집행위원장 승인(안)’과 ‘정관 개정(안)’이 없다”며 “이는 서병수 시장의 조직위원장 사퇴가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해촉을 강제하는 방편이라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산국제영화제와 국내외 영화인들은 서병수 부산시장의 조직위원장 사퇴를 요구한 것이 아니라,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라는 것”이라며 “정관 개정없이 조직위원장 사퇴만으로 지금의 사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

그러면서 “부산시는 부산시장의 조직위원장 사퇴에 이어 부산국제영화제의 정관을 개정해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는 실질적이고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일에 전향적인 자세로 나서달라”고 촉구, “2월에 정기총회를 열어 정관을 개정하는 명시적인 조치가 이뤄지면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거취는 유연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영화 <야간비행>의 이송희일 감독은 서병수 시장이 BIFF 조직위원장을 전격 사퇴한 것에 대해 “약아빠졌다”고 평가, “2년에 걸쳐 부산영화제를 엉망진창으로 뒤흔들어놓고 감당이 안 되니 슬그머니 도망치는 모양새”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 시장의 조직위원장 사퇴는 “첫째는 비등하는 비판 여론에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부담을 지기 싫어서이고, 둘째는 자신이 먼저 사퇴했으니 이용관 위원장도 자진 하차하라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한편으론 선심 쓰듯 영화제 독립성을 위해 사퇴한다는 영악한 피해자 코스프레”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본인이 사퇴 기자회견에서도 말했듯이 ‘정관개정’이 가장 먼저 협상테이블 위에 놓여야한다”며 “영화제의 자율과 독립성이라는 게 조직위 구성에 관한 ‘정관 개정’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게 있어야 당신의 말을 믿을 수 있다. 이제 사퇴도 하셨으니, ‘정관 개정안’을 내놓으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