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등 항해사 강모씨가 세월호 사고 당시 긴박했던 승객 구조와 관련해 “(승객들을) 생각 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16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강모 1등 항해사는 김승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하며 사고 당시 승객들의 구조를 생각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김 의원이 “선장과 9시 46분경 같이 탈출할 때 어떤 생각을 가지고 나왔나. 안에 있는 수많은 승객들 생각 안했나”고 질의하자 1등 항해사는 “해경에서 빨리 타라고 해서 정신없어서”라고 변명을 하다 재차 김 의원이 다그치자 이같이 시인했다.
배가 기울 당시 조타실에 있었던 1등 항해사는 “큰 사고가 날지 예측하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진도 VTS의 교신 내용 등 탈출 방송과 관련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번복된 답변을 하거나 ‘조타실에서 하지 않았다’며 책임을 떠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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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김승남 의원이 구조 될 때까지 약 한 시간 가량 무얼 했냐고 묻자 “VTS와의 교신을 했다”고 답했다가 김형준 전 진도 VTS 센터장에게 증언을 확인하자 “제가 직접 (사고) 교신은 하지 않았고 조타실 안에 있었다”고 답했다.
1등 항해사는 “처음에는 했고 나중에는 하지 않았다”며 “기억나는 게 없다”는 등의 오락가락 식 답변으로 의원들로부터 퇴선명령 여부 등에 대해 집중 추궁을 받았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선원들의 안전교육에 관한 질타도 이어졌다.
이이재 새누리당 의원은 “해양 수산 연구원에 따르면 선원들에 대한 개인 훈련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비상상황에는 선원이 생존 본능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며 “(승객을 두고 탈출하는) 어이 없는 행위를 보인 선장과 항해사는 본인의 직분에 따른 이성적 행위가 아니라 생존본능에 했던 것이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이에 이주영 해양수산부장관은 “교육이 제대로 안 됐다는 걸 확실히 알았다”며 시정할 것을 밝혔다.
나혜윤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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