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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국격은 이렇게 높아간다”

기사승인 2014.09.25  12: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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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동포에 ‘종북딱지’ ‘색깔론’ 붙이는 박근혜정부

한 국가의 대외적인 품격을 흔히 국격(國格)이라 칭한다. 이를 나타낼 수 있는 척도는 경제적 혹은 정치적 능력 그리고 외교적 영향력 등 무척이나 다양하다. 하지만 우리가 인격을 말함에 있어 경제적 능력과는 별개로 한 사람의 됨됨이로 평가하고, 오히려 많은 부를 소유할수록 그에 걸맞는 품격을 요구하듯, 국격을 논함에 있어 한 국가의 경제적 능력에 걸맞는 일정 수준의 자격을 요구하는 게 일반적일 테다.

우리의 경제력은 세계 10위권의 수준이며, 부자국가들의 모임인 OECD 회원국이기도 하다.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경제적 지위에 걸맞는 품격을 유지하기 위한 자격 요건엔 어떠한 것들이 있으며, 우린 과연 그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긴 한 걸까?

우선 쉽게 떠오르는 것 중 하나는 바로 민주화다. 그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척도 중 하나가 언론의 자유도일 테다. 국제인권감시단체인 프리덤하우스가 올해 낸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언론 자유도 지수는 197개국 가운데 68위에 랭크됐으며 계속해서 하락하는 추세다. 아마도 산케이 신문사의 '박근혜 대통령 7시간 행적 미스터리' 건으로 인해 내년엔 훨씬 더 추락하지 않을까 싶다. 경제력에 결코 어울릴 법하지 않은 순위이다.

국제적인 평판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매년 국가와 기업 등의 세계적 평판을 전문적으로 조사해 발표하는 국제평판연구소가 경제력 상위 55개국의 평판지수를 조사해 순위를 공개했는데, 우리나라는 올해 41위를 기록했단다. 역시나 그다지 좋은 평가 결과는 아니다.

내부적으로는 어떨까. 국격을 밥먹듯 부르짖어왔던 집권여당의 상임고문이자 한때 국회의장직을 수행했던 어떤 사람은 80을 바라보는 나이에 골프를 치던 중 젊은 여성 캐디에게 몹쓸짓을 하여 경찰에 입건됐다. 그의 성추행이 더욱 괘씸한 건 이후의 해명 같지 않은 해명으로 일관한 사실과 피해 여성과의 합의 후 자신은 할 일을 다했다는 듯한 뻔뻔스러움 때문이다. 새누리당과 청와대 사람들의 국내외 장소 불문의 잦은 성추문이 국격에 치명타를 가해왔던 건 주지의 사실이다.

교육부가 문과와 이과 구분 없이 공통과목으로 배우는 통합사회 및 통합과학 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국사 교과서를 비롯한 차후 모든 교과서의 국정교과서 체제 전환을 위한 수순밟기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이다. 대다수 선진국과는 반대의 움직임이다.

일본, 독일, 캐나다 등에선 검인정체제가, 프랑스, 호주, 네덜란드 등에선 자유발행제가 이미 자리를 잡은 지 오래이다. 중국만이 국정교과서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입장인데, 우리가 늘 미개하다고 손가락질해왔던 중국을 따라가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아무래도 선진국보다 중국의 국격이 훨씬 부러웠던 모양이다. 아니 심지어 평소 혐오해 마지않던 북한의 국격마저 쫓으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 ⓒ오마이뉴스
한편, 미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일부 교민들의 시위가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에겐 영 못마땅했던 모양이다. 하긴 대통령의 순방일정에 맞춰 교민 시위대들이 그 뒤를 졸졸 쫓아다니며 대통령더러 물러나라고 외치니 지긋지긋할 만도 하다.

오죽하면 시위대를 향해 국격 떨어뜨리는 행위이자 심지어 종북좌파라는 꼬리표마저 붙였을까 싶다. 새누리당은 해외에서의 정권 퇴진 시위가 있을 때마다 국격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발끈해왔다. 가장 비근한 예로 제18대 대통령선거에 대한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질 당시 대통령 유럽 방문 때 벌어진 교민들의 시위에 대해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색깔론을 뒤집어 씌워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해외에 거주하는 교민들도 엄연히 대한민국 국민이다. 이 나라의 주인으로서 국정최고책임자가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판단 하에 물러나라고 주장하는 것인데 과연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오히려 다양한 주장을 비교적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모습을 전세계에 알리는 셈이니 높아진 국격을 자랑스러워 해야 하지 않을까? 민주화된 대한민국의 모습을 전세계에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지 않다면 혹시 절대존엄의 지위에 위치한 북한의 그분들이 늘 그래왔듯 전혀 흠집 따위 없이 열렬히 환영하는 지극히 연출된 장면과 같은 모습을 기대하기라도 하는 건가? 그러고 보니 이와 관련하여 짚이는 대목이 있긴 하다. 대통령을 모독해선 안 된다며 검찰이 상시대응팀을 만들어 국민들을 감시하고, 또 걸핏하면 명예훼손 죄로 잡아넣겠다며 윽박지르는 상황이 오버랩된다.

그랬다. 새누리당과 집권세력이 말하는 국격이란 우리가 보편적으로 받아들이던 의미와는 이렇듯 천양지차였다. 이들에겐 눈에 보이는,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이 가장 중요하다. 그 이면에 무엇이 놓여있든 그런 따위는 결코 중요한 게 아니다. 때문에 해외에 나가선 고운 옷을 입은 채 교언영색으로 그럴싸하게 포장하고 그들이 말하는 국격을 높이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상황에서 교민들이 흠집을 내고 있으니 어찌 눈엣가시가 아닐 수 있겠는가.

백화점 건물과 다리가 잇따라 무너져내리고, 그로부터 20년이 흘러 또 다시 세월호가 침몰해도 내실보단 일단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이 우리에겐 제일 중요하다. 진상규명이나 재발방지 따위는 개나 주라 한다. 사회엔 온통 외모지상주의가 판을 치고 있고, 덕분에 세계 최고의 성형대국이 된 대한민국의 이면이다.

새누리당과 집권세력의 논리대로라면 절대존엄 북한이 국격으로선 최고 가치의 국가일 테다. 그러한 류의 국격을 원한다면 지금 미국에서의 시위가 우리의 국격을 떨어뜨리는 일임이 명백하다. 해외 교민들이 대한민국의 국격을 좀먹고 있는 셈이다.

대통령을 모독한다며 국민들을 윽박지르고, 그래도 말을 듣지 않으면 모두 처벌하겠노라는 북한과 흡사한 절대존엄 국가 내지 군주정치국가로 수렴해 가고 있는 현상을 보고 있자니, 아울러 밖에선 마치 질소 가득한 국산 과자마냥 온갖 그럴듯한 화려함 일색으로 과대포장된 모습을 비추면서 국내에선 정작 국민들에게 갑질을 해대고 있는 국가 권력이기에, 조만간 대한민국은 중국은 물론이거니와 북한에 버금가는 국격 높은 훌륭한 나라가 될 것 같은 느낌이다.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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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리포터 새날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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